등록기자: 전명희 [기자에게 문의하기] /
1592년 2월
4일(을미) 맑았다. 동헌에 나가서 업무를 본 뒤에 북봉의 연대1) 쌓는 곳으로 올라갔다. 쌓은 곳이 매우 잘되어서 절대로 무너지지 않을 것 같았다. 이봉수가 열심히 일한 것을 알 수 있었다. 종일 [주변 지역을] 살펴보다가2) 저녁이 되어서야 내려와 해자 구덩이를 둘러보았다.
[주]
1) 연대(煙臺)는 비상시 횃불이나 연기를 올리기 위해 축조한 높이 3m 내외의 토축, 석축 또는 이 둘을 혼합한 인공적인 시설물로서, 조선시대 봉수(烽燧) 시설을 구성하는 주요 요소였다. 당시 봉수 시설의 축조나 보수를 누가 담당했는지 사료에 명확히 보이지는 않지만, 『중종실록』의 기사에 관찰사, 절도사, 수사에게 유서를 내려서 봉수의 개설 등을 명한 사례가 있는 점으로 보아 그들에게 책임이 주어졌으리라 생각된다. 『경국대전』의 「병전」-「봉수(烽燧)」에 의하면 지방의 봉수는 각 진영의 장수에게 보고하도록 되어있었다. 지금의 전남 여수시 종고산 정상에는 북봉연대(北峰烟臺)의 터가 남아 있다.
2) 원문 ‘觀望’은 주로 ‘구경하다’라는 의미를 갖지만, 종고산의 정상은 전라좌수영을 포함한 주변 지역을 살펴보기 좋은 장소이므로 위와 같이 번역하였다.
[원문] 初四日乙未 晴 出東軒公事後 上北峯築煙臺䖏 築䖏甚善 萬無頹落之理 李鳳壽之勤事 可知矣 終日觀望 當夕下來 廵視垓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