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기행] 사직단을 가다

땅신과 곡식신에게 제사를 올리는 곳

사진=코스미안뉴스


"전하! 종묘와 사직을 버리고 어디로 가시나이까?" 임진왜란 당시 의주로 도망가는 선조를 향하여 백성들이 돌을 던지며 한 말이다. 그만큼 종묘와 사직은 조선왕조에서 가장 중요한 장소였다. 경복궁을 중심으로 서쪽에 사직이 있고, 동쪽에 종묘가 있다. 종묘는 역대 왕과 왕비들의 신위를 모시고 제사를 지내는 곳이고, 사직은 토지와 곡식을 관장하는 신에게 제를 올리는 곳이다.

사직단은 북쪽을 향하여 바라보면서 동쪽에 사단과 서쪽에 직단이 있는데 사단은 땅을, 직단은 곡식을 관장하는 신에게 제를 올리는 곳이다. 하늘(건)은 양이고 땅(곤)은 음이다. 경복궁과 종묘는 양이라 남향이고 사직단은 음이기에 북향이다. 임금은 북쪽에 앉아 남쪽을 바라본다(북좌남향). 그래서 경복궁은 임좌 병향(남남동향)이다. 양인 종묘 역시 남향인 계좌 정향(남남서향)이다.

돌단을 삼단으로 쌓은 것은 천, 지, 인 심재를 상징하는 것으로 하늘과 땅 사람을 위하여 돌을 삼단으로 쌓았다. 음양오행에 의해 쌓은 흙도 그냥 흙이 아니다. 위에는 황토를 덮어 놓았으나 한 꺼풀 아래에는 동청룡, 서백호, 남주작 , 북현무에 의해 동쪽에는 푸른 흙, 서쪽에는 흰 흙, 남쪽에는 붉은 흙, 북쪽에는 검은 흙을 묻었다. 그리고 가운데는 황룡을 상징하는 황토를 묻었다. 목(동), 화(남), 토(중앙), 금(서), 수(북) 오행을 그대로 연출한 것이다. 사직이라는 작은 공간에 동양의 음양오행 우주 철학이 그대로 녹아 있다.

사직단 중에서 땅신에게 제를 올리는 곳이 사단인데 둥근 돌은 석주라는 것으로 하늘의 기를 받는 곳이다. 사직은 전국에 있었지만 이 석주는 서울 사직단에만 있다. 부산에 사직구장이 있고, 광주에 사직공원이 있지만 이 석주는 없다. 종로구 사직동 사직공원 뒤에 있는 인왕산은 기가 가장 센 산이라 하지만 어쩌면 여기 석주가 있는 이곳이 가장 기가 센 장소인지도 모르겠다.

혼백 중에서 혼은 하늘에 있고 백은 땅에 있다. 종묘에서 혼을 부르려면 향을 피워야 하지만, 사직에서 백을 부르려면 고기 털과 피를 뿌려야 한다. 사직단 옆에 있는 작은 구덩이는 양, 돼지, 소를 잡아 피와 털, 생간, 창자 기름을 넣어 백을 부르는 곳이다. 땅신과 곡식신은 여기 흙으로 된 단으로 온다. 단이 네모인 것은 하늘은 원이요, 땅은 네모라고 보았기 때문이다. 임금은 여기서 일년에 세번 제사를 지냈지만, 비가 오지 않으면 수시로 기우제를 지내고 정초에는 풍년 기원제를 지냈다.



정명 기자
작성 2021.03.19 08:47 수정 2021.03.19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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