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2년 2월
19일(경술) 맑았다. 순시를 떠나 백야곶1)의 감목관이 있는 곳에 이르니 순천부사 [권준]이 그의 동생을 데리고 와서 기다리고 있었고 기생도 왔다. 비가 온 뒤에 산꽃이 활짝 피어나 그 경치의 뛰어남을 말로 표현하기 어려웠다. 저물 녘에 이목구미2)에 이르러 배를 타고 여도로 가니 영주3)현감 [배흥립]과 여도권관4)이 나와서 맞았다. 방비상태를 점검하였다. 흥양현감은 내일 제사가 있어서 먼저 갔다.
[주]
1) 지금의 전남 여수시 화양면 일대로서 목장이 있던 곳이다. 이순신의 백야곶 순시는 목장뿐만 아니라 봉수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그의 순시 경로는 전라좌수영 경내의 제5거 직봉 봉수가 있던 지역 대부분을 지나가며, 특히 백야곶과 마북산 봉수의 경우는 의도적으로 봉수가 위치한 곳 부근을 거쳐가고 있다. 아래의 표는 전라좌수영 경내에 있던 직봉 봉수의 위치이다.
제5거 직봉 봉수 | 봉수 위치 |
백야곶봉수 | 전남 여수시 화양면 장수리 봉화산 |
마북산봉수 | 전남 고흥군 포두면 차동리 마복산 |
돌산도봉수 | 전남 여수시 돌산읍 둔전리 봉수산 |
장기산봉수 | 전남 고흥군 도양읍 용정리 장계산 |
천등산봉수 | 전남 고흥군 풍양면 송정리 천등산 |
2) 지금의 전남 여수시 화양면 이목리이다.
3) 영주(瀛洲)는 흥양의 옛 이름 중 하나이자 별칭이다.
4) 당시의 여도권관은 김인영(金仁英)으로서, 그의 자는 덕부(德夫), 본관은 선산(善山), 생몰년은 1543년~미상이며, 옥포해전, 당포해전, 한산도대첩, 제2차 당항포해전 등에 참전하였다.67 종종 여도권관을 황옥천(黃玉千)으로 잘못 서술한 경우가 있지만, 황옥천은 5월 3일 일기에 ‘여도 수군’으로 명기되어 있다.
[원문] 十九日庚戌 晴 彂廵到白也串監牧官䖏 則昇平府伯率其弟來待 妓生亦來 雨後山花爛開 景物之勝 難可形言 暮到梨木龜尾 乘船到呂島 則瀛洲倅與呂島權管出迎 防備㸃閱 興陽以其明日行祭先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