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기자: 전명희 [기자에게 문의하기] /
1592년 2월
23일(갑인) 흐렸다. 늦게 배를 출발하여 발포에 이르니 역풍이 많이 불어서 배가 나아갈 수 없었다. 간신히 성 근처1)에 이르러 배에서 내려 말을 타고 갔다. 비가 많이 내려 일행이 모두 봄비2)에 흠뻑 젖었다. 발포에 들어가니 날이 이미 저물었다.
[주]
1) 원문 ‘城頭’의 용례를 『실록』에서 찾아보면 ‘성 위쪽’, ‘성 앞쪽’, ‘성 근처’ 등의 의미가 있다. 바다가 발포진의 남문 가까이에 있었기 때문에 ‘성 근처’로 해석하였다.
2) 원문 ‘花雨’는 조선시대 문집에 보이는 ‘催花雨’의 준말로 짐작된다. 이는 ‘꽃을 재촉하는 비’라는 뜻으로서 봄비를 문학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원문] 二十三日甲寅 隂 晩彂船至鉢浦 逆風大吹 舟不能行 艱到城頭 下船馬行 雨勢大作 一行上下 盡濕花雨 入鉢浦 日已暮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