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기자: 전명희 [기자에게 문의하기] /
1592년 2월
26일(정사) 이른 아침에 배를 출발하여 개이도1)에 이르니 여도의 배와 방답의 마중하는 배가 나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날이 저물 녘에 방답에 이르러 공사례2)를 마친 뒤에 군기를 점검하였더니 장편전은 쓸만한 것이 1부(30개)도 없어서 걱정스러웠으나 전선은 완비되어서3) 기뻤다.
[주]
1) 전남 여수시 화정면 낭도리의 추도(鰍島) 또는 같은 면 개도리의 개도(蓋島)로 보는 견해가 있다. 개도가 지명의 유사성이 있고 『신증동국여지승람』 등의 문헌에도 기록이 보이므로 더 가능성이 높다.
2) 공례(公禮)와 사례(私禮)를 함께 가리키는 말이다. 공례는 공적인 자리에서 만나 재배(再拜)를 하는 예이고, 사례는 사적인 만남에서 읍(揖)을 하는 예로서, 예의범절을 중요하게 여긴 조선사회의 한 단면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선조실록』의 기사에 의하면 공사례는 나라의 풍속을 쇄신하기 위해 필요한 예절로 여겨졌으며 조정에서 그 의의와 예법이 논의되곤 하였다.
3) 원문 ‘差完’은 ‘이전보다 더 나아졌다’는 의미이다. 1월 16일 일기에 방답의 전선이 수선되지 않았다고 하였는데 그때에 비해 보다 나아졌음을 말한 것이다.
[원문] 二十六日丁巳 早朝彂船 到介伊島 則呂島船與防踏迎逢船出待 日暮到防踏 公私禮畢後 軍器㸃考 則長片箭 無一部可用 可悶 戰船則差完 可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