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상 칼럼] 웃음의 묘약妙藥

이태상

 

411(현지 시각) 배우 윤여정이 제74회 영국 아카데미(BAFTA) 시상식에서 영화 미나리(Minari)’로 여우조연상을 타면서 유쾌 솔직한 수상 소감으로 세계인을 사로잡았다는 보도다.

 

“(모든 상이 의미 있겠지만 이번엔) ‘대단히 콧대 높다고 (고상한 체한다고) 알려진 영국인들에게 인정받았다. Specially recognized by British people known as very snobbish people.”

 

감사의 말을 이어가다가 이렇게 언급할 땐 어깨를 살짝 으쓱했고 이를 지켜보던 진행자가 폭소를 터뜨리는 모습이 화면에 잡혔다. 같은 한국인으로서 나 또한 너무도 기쁘고 자랑스러운 일인데, 나 한 사람의 지나친 노파심老婆心같은 과잉 반응일지 몰라도 이 ‘snobbish people’이란 단어가 듣기 좀 거북했다. 영국인이 자신들을 지칭해 표현했다면 웃을 일이지만 외국인 수상자가 공식 수상식에서 할 말은 아닐 것 같아서였다. 물론 수상인 본인이나 청중들은 유쾌한 유머로 생각하고 그냥 웃고 말았으리라. 극히 상식적인 비유를 들자면 이는 마치 제 자식의 약점을 지적하는 건 괜찮아도 남의 자식에 대해서는 삼가야 하듯 말이다.

 

얼마 전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한 인터뷰에서 러시아 푸틴 대통령을 살인자라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그렇다고 대답하는 것을 보고, 솔직한 건 좋지만, 사실 여부를 떠나서 세계 최강대국인 미국 아니 세계 지도자적인 정치인으로서는 세련되지 않고 부적절했다는 느낌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연설문 담당 선임비서관으로, 주로 대통령의 농담과 유머 수석 작가로 불린 데이빗 리트(David Litt)24세였던 2011년 백악관에 입성해 20161월까지 근무하다 그해 2월 유머 전문 코미디 제작사 웃기지 못하면 죽어 버려라 Funny or Die’로 자리를 옮겼을 때 뉴욕타임스 등 미국 매체들은 앞으로 미국의 정치풍자가 더 재미있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뿐만 아니라 역대 성공한 대통령들은 모두 국민을 웃기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알고 하나같이 웃기는 대통령이었다.

 

1996년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 대통령 후보였던 밥 돌 전() 상원의원은 2000위대한 대통령의 위트 Great Presidential Wit: Laughing (Almost) All the Way to the White House’란 책을 펴내고 역대 대통령 순위를 유머 감각을 기준으로 매기기도 했다.

 

1위에 오른 링컨 대통령이 두 얼굴의 이중인격자 two-faced’란 비난에 내게 얼굴이 둘이라면, 이 못생긴 얼굴을 하고 있겠습니까? If I were two-faced, would I be wearing this one?”라고 대꾸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이처럼 유머의 진수는 남의 약점을 이용하지 않고 자신의 약점을 들춰 내 스스로를 낮추고 망가뜨리는 데 있는 것 같다.

 

요즘 미국에서 유행하는 농담 10개만 들어 보자.

 

1. 남자 눈사람과 여자 눈사람의 차이는?

[눈 불알]

 

2. 수학자의 무덤 비석에 뭐라고 적지?

[그는 이렇게 죽을 걸 계산 하지 않았다.]

 

3. 여자 친구 말이 나는 백만 명 중에 하나라는데.

[그녀의 문자 메시지를 보니 맞는 말이더라.]

 

4. 대학에서 여러 해 동안 공부한 끝에 마침내 철학박사 PhD가 됐다.

[사람들은 나를 피자집 배달원 Pizza Hut Deliveryman이라 부른다.]

 

5. 비관론자: “사정이 더 이상 나빠질 수는 없어.”

낙관론자: “아니야, 물론 그럴 수 있어.”

 

6. 한 나체 여인이 은행을 털었다.

[그런데 아무도 이 여자의 얼굴을 기억하지 못하더라.]

 

7. 정치인들과 기저귀의 공통점은?

[둘 다 규칙적으로 갈아야 한다.]

 

8. 꼬마 조니가 아빠에게 묻는다.

바람은 어디서 오는 거야?”

[난 몰라.]

 

개는 왜 짖어?”

[난 몰라.]

 

지구는 왜 둥글어?”

[난 몰라.]

 

많이 물어봐서 귀찮아?”

[아니야, 아들아, 물어봐. 안 물어보면 넌 영원토록 아무것도 모를 거야.]

 

9. “할아버지, 왜 생명보험 안 드셨어요?”

[내가 죽으면 너희들이 다 정말 슬퍼하라고.]

 

10. 내가 북한 친구에게 북한에 사는 게 어떠냐고 물었지.

그가 말하기를 불평할 게 없이 다 좋다고 하더군.

 

, 이제 우리 진지하게 생각 좀 해보리라. 우리가 이 세상에 태어난 이상, 또 아무리 힘들고 슬픈 일이 많다 해도, 매사에 너무 심각해 할 것 없이 웃어넘길 수 있지 않으랴. 웃다 보면 모든 게 깃털처럼 가볍고 구름처럼 덧없으며 바람처럼 스치는 게 아니던가. 어차피 꿈꾸듯 하는 게 인생이라면 말이다.

 

독일의 철학자 프리드리히 빌헬름 니체 Friedrich Wilhelm Nietzsche(1844-1900)는 일찍이 갈파했다.

 

네겐 네 방식이 있다. 내겐 내 방식이 있다. 옳은 방식, 바른 방식, 그리고 유일한 방식, 그런 방식이란 없다. You have your way. I have my way. As for the right way, the correct way, and the only way, it does not exist.”

 

나 그대에게 이르노니: 춤추는 별을 탄생시키려면 그대 안에 혼돈이란 카오스가 있어야 한다. I say unto you: one must still have chaos in oneself to be able to give birth to a dancing star.”

 

이 있다면 나는 춤 출 줄 아는 신만 믿으리라. 내가 만난 악마는 매사에 진지하고, 철저하고, 심오하고, 엄숙하며 심각하더라. 모든 걸 지상으로 끌어 내리는 중력重力의 정령精靈, 그를 통해 만물이 추락한다. 분노가 아닌 웃음으로 죽여줄 수 있으니, 어서들 와서 중력의 정령을 죽여버리자. I would believe only in a God that knows how to dance. And I saw my devil, I found him serious, thorough, profound, solemn: he was the spirit of gravity-through him all things fall. Not by wrath, but by laughter do we slay.”

 

마크 트웨인Mark Twain(1835-1910)유머의 숨겨진 바탕은 기쁨이 아니고 슬픔이다; 하늘(천국)에는 유머가 없다. The secret source of humor is not joy but sorrow; there is no humor in heaven.”고 하지 않았나.

 

, 이제 우리 웃음에 관한 명언 18개를 음미해보리라.

 

1. 웃음은 전염된다. 웃음은 감염된다. 이 둘은 당신의 건강에 좋다.

윌리암 프라이

 

2. 웃음은 만국 공통어다.

조엘 굿먼

 

3. 당신은 웃을 때 가장 아름답다.

칼 조세프 쿠쉘

 

4. 나 하나가 웃음거리가 되어 국민들이 즐거울 수 있다면 얼마든지 난 바보가 되겠다.

헬무트 콜

 

5. 웃음은 살 수도 없고, 빌릴 수도 없고, 훔칠 수도 없는 것이다.

데일 카네기

 

6. 유머의 꽃은 슬픈 시대에 핀다.

유대인 격언

 

7. 폭소가 터져 나오려고 할 때면 언제나 문을 활짝 열고 환대하라.

아르투르 쇼펜하우어

 

8. 만일 이 세상이 눈물의 골짜기라면, 미소는 거기에 뜨는 무지개다.

디트리

 

9. 성인이 하루 15번만 웃고 살면 병원의 수많은 환자가 반으로 줄어들 것이다.

-조엘 굿먼

 

10. 웃음은 거의 참을 수 없는 슬픔을 참을 수 있는 어떤 것으로, 나아가 희망적인 것으로 바꾸어 놓는다.

봅 호프

 

11. 왜 웃지 않는가. 나는 밤낮으로 심한 긴장감에 시달려야 했다. 하지만 만일 내가 웃지 않았다면, 나는 이미 죽었을 것이다.

-에이브러햄 링컨

 

12.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일들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가장 심각한 일들을 처리할 수 없을 것이다.

-윈스턴 처칠

 

13. 운명과 유머는 함께 세계를 지배한다.

-하비 콕스

 

14. 일은 즐거워야 한다. 유머는 조직의 화합을 위한 촉매제이다.

-허브 켈러허

 

15. 함께 웃을 수 있다는 것은 함께 일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로버트 오벤

 

16. 웃음은 최고의 결말을 보장한다.

-오스카 와일드

 

17. 유머감각은 지도자의 필수조건이다.

-하드리 도너번

 

18. 오늘 가장 좋게 웃는 자는 역시 최후에도 잘 웃을 것이다.

-니체

 

서양의 유머가 인격人格으로 스스로를 웃기는 일이라면, 코미디는 성격性格으로 남을 웃기는 일이며, 조크는 말 자체를 웃기는 말장난이라면, 우리 한민족의 걸쭉한 입담과 재치, 관객을 울리고 웃기는 마당놀이는 신바람을 불러일으키는 가히 신격 神格이라 할 수 있지 않으랴.

 

오늘 지인이 카톡으로 보내준 한 번 웃읍시다가 코로나 사태로 우울증을 앓는 우리 모두의 기도문이 되었으면 좋겠다.

 

한 번 웃읍시다.

 

하나님 아버지!

우리가 얼마나 거짓에 막말들을 했으면 주둥이를 마스크로 다 틀어막고 살라 하십니까?

우리가 얼마나 서로 다투고 싸우며, 시기하고 미워했으면, 거리를 두고 살라 하십니까?

우리가 얼마나 죄를 짓고 손으로 나쁜 짓을 많이 했으면, 어디를 가나 손을 씻고 소독하라 하십니까?

우리가 얼마나 열 올리고 살았기에 가는 곳마다 체온을 체크하고 살아야 합니까?

우리가 얼마나 비밀스럽게 다녔으면, 가는 곳마다 연락처를 적어야 합니까?

 

이제는 서로 사랑하고, 겸손하게 살 것이며, 생명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개미를 밟을세라, 발걸음도 조심 또 조심하고, 진실하고 고운 말 골라서 하고, 미워하지 않고, 사랑하며 살겠습니다. 이만 노여움 거두시고 근심 걱정 없고 즐겁고 행복한 세상으로 인도하여 주십시오. 이대로 살다가 뺑 돌겠습니다. 부디 여기서 멈추고 사랑을 베풀어 주시옵소서 아멘!

 

 

[이태상]

서울대학교 졸업

코리아타임즈 기자

합동통신사 해외부 기자

미국출판사 Prentice-Hall 한국/영국 대표

오랫동안 철학에 몰두하면서

신인류 코스미안'사상 창시

1230ts@gmail.com


전명희 기자
작성 2021.04.15 11:49 수정 2021.04.15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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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