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연재] 역사자료로 보는 난중일기

1592년 3월 20일(음력)

이순신 씀 / 윤헌식 주해

사진=코스미안뉴스


1592년 3월

20(경진) 비가 많이 내렸다. 늦게 동헌에 나가서 업무를 보고 각 방의 회계1)를 보았다. 순천부의 수색2)이 기한까지 마치지 못했기에 대장3)과 색리, 도훈도4) 등과 그 이유를 따졌다.5) 사도첨사 [김완]도 정해진 기한까지 모이는 일 때문에 공문을 보냈는데 혼자 수색을 했고 또한 반나절 안에 내외나로도6)와 대소평두7)를 수색하고 그날로 진포로 돌아왔다.”고 하였으므로 이는 매우 거짓된 말이다. 이를 추고8)하기 위하여 흥양현감 [배흥립], 사도첨사 [김완]에게 공문을 보냈다. 몸이 몹시 불편하여 일찍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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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각 방은 이호예병형공의 육방을 말한다. 회계는 물품의 출입수량의 정산 및 관리를 가리키며 그 용어의 의미가 현대의 의미와 거의 동일하다.

2) 실록의 기사에 의하면 연안 지역을 정기적으로 수색하는 일은 조선수군의 주요 임무 중 하나이다.

3) 선조실록의 기사에 의하면 해안 지역의 수령이 무신(武臣)이면 직접 수색을 하였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따로 대장(代將)을 뽑아서 수색을 하였다.

4) 기존 번역서들 중에는 도훈도(都訓導)를 향교 등지에서 업무를 보던 문관 벼슬인 훈도의 선임자로 잘못 해석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실록의 기사에서 각 군영에도 명칭은 동일하지만 군 관련 업무에 종사했던 훈도 및 도훈도가 존재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훈도와 도훈도는 하급 군인이나 병방 소속 아전으로 생각되며 주요 업무는 군 관련 행정업무 등이다.

5) 원문 推論어떠한 일의 원인 등을 따져서 논의한다는 의미로서 실록에서도 쉽게 그 용례를 확인할 수 있다. 많은 번역서들이 이를 추국, 논죄, 처벌 등으로 서술하고 있지만 원래의 의미보다 지나친 해석이다.

6) 내나로도는 지금의 전남 고흥군 동일면의 내나로도이며, 외나로도는 같은 군 봉래면의 외나로도이다.

7) 지금의 전남 여수시 삼산면 손죽리의 평도와 소평도이다. 실록의 기사에 따르면 대평두도와 소평두도는, 1587년에 녹도권관 이대원(李大源)이 왜구와 싸우다 전사한 손죽도(損竹島) 부근에 위치한 섬으로서 왜구가 종종 왕래하던 지역이다.

8) 원문 推考‘~의 경위를 물어서 조사하다라는 의미로서 주로 잘못을 따지는 경우에 사용되는 용어이다.

[원문] 二十日庚辰 雨勢大作 晩出東軒公事 各房會計 順天搜討 未及期限 故代將及色吏都訓導等推論 蛇渡亦以期會事移文 而獨爲搜討 又半日之內 內外羅老島大小平斗搜討 同日還浦云 事甚虛僞 以此推考事行移興陽蛇渡 以氣甚不平早入


전명희 기자
작성 2021.05.01 12:45 수정 2021.05.01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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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