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프로젝트] 꿈이 있는 사람은 행복한가

모은우

사진=코스미안뉴스


지금의 사회는 그야말로 꿈을 가지길 권하는 사회라고 할 수 있다. 수많은 TV 프로그램, 자기계발 서적 등에서 많은 명사와 강사들이 대중들에게 꿈을 가지길 요구한다. 꿈을 가지기만 해도 행복할 수 있으며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는 그들의 의견은 우리들의 가슴에 뜨거운 열정이 살 수 있는 한 칸의 방을 만들어 주는 성공적인 마음의 리모델링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꿈을 꾸는 모든 이가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성공한 사람은 반드시 꿈이 있었다. 그러한 논리로 보았을 때 꿈을 가지는 것은 인생이라는 도박에 있어서 나쁜 배팅은 아닐 것이다. 꿈을 가진다고 해서 크게 밑지는 것이 없다면 꿈을 가지는 것은 분명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 그렇지만 꿈을 가지는 것이 반드시 행복을 가져다준다는 그 공식은 성립하는 것일까? 만약 그것이 진실이 아니라면 어째서 그 수많은 명사들과 강연자들, 작가들은 꿈을 가지길 권하는 것일까? =행복, 이 등식에서 한 번쯤 생각해 보아야 하는 것이 2가지가 있다. 첫 번째, 앞에서 언급하였듯 꿈을 가진 자는 반드시 행복해지는가? 두 번째 꿈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이다.


꿈은 마약과도 같다. 너무 거친 표현이라고 생각하는가? 꿈은 뇌에서 마약 성분의 호르몬을 만들어 내게 하는 일종의 스위치와도 같다. 꿈이 있는 사람은 고통스러운 일이 있어도 그 꿈을 생각하면서 다시금 행복에 차오르곤 한다. 현실은 변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자신의 꿈을 생각하면 어느새 그 괴로운 현실을 잊을 수가 있는 것이다. 그러한 행위 자체에는 그 어떤 선악도 없다. 그것은 하나의 기능이며 인간의 생명을 존속하게 하는 생물학적 시스템과도 같다. 꿈을 고귀한 정신 활동으로 포장하지만 사실 그것은 필요에 의해서 인간 스스로 진화시켜온 아주 효율적인 생존전략에 가깝다.


인간 정신에 대한 낭만을 한 꺼풀 벗기고 그것을 딱딱한 개념으로 변화시킨다고 하여 그것이 악한 것이 되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그러한 기능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인간과 비효율적으로 사용하는 인간으로 나누어진다는 것이다.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아주 특수한 경우가 아닌 이상 그에 걸맞은 자원이 소비되어야 한다. 보통 자원이라 함은 물리적 자원과 시간적 자원으로 분류할 수 있다. 자원이 소비되는 것이 기본 전제이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자원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투자할 것이냐의 문제이다.


인간의 자원은 한정되어있기 때문에 그 자원을 어떻게 사용하느냐는 인간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과정이라 할 수 있다. 꿈은 미래의 계획과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그 계획과정을 어떻게 짜느냐에 따라서 자원의 분배 역시 결정된다. 그 계획을 잘 짜지 못하면 자원의 누수가 발생하여 이도 저도 아닌 결과만을 가져올 뿐이다. 자원이 효율적으로 투자되지 않으면 꿈을 이루는 과정에서 행복감을 느낄 수가 없다.


꿈은 한순간을 즐겁게 하지만 현실은 인생 전체를 지배하기 때문이다. 대부분 자신의 꿈을 이루는 데 있어 시작지점과 끝 지점을 길게 잡지 않는다. 인생의 가장 빛나는 순간에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을 것을 가정하고 계획을 짠다. 그 계획의 안에 있을 때는 계속해서 마약이 투입되는 것과 같은 상태가 된다. 그렇지만 자원이 헛되이 쓰이고 계획이 밀리면 밀릴수록 더 이상 같은 양의 마약으로는 즐거움을 느낄 수가 없으며 어느 순간에는 현실을 자각하고 만다.


그때부터는 꿈의 존재 자체가 고통으로 돌변한다. 마치 허상을 좇아서 자신의 모든 자원을 낭비한 것 같은 기분에 빠지면서 현실도피의 모드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마약중독자가 가장 고통스러운 순간은 바로 마약에서 깨어나는 바로 그 순간이라고 한다. 현실을 직시하게 되는 그 찰나의 시간. 즉 꿈이 없는 것은 낭만이 없는 것이지만 되지 않는 꿈을 붙잡고 있는 것은 그저 고통일 뿐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아무리 꿈을 생생하게 간직한다고 하더라도 단지 꿈을 가지는 그 행동 자체가 그 꿈을 이루게 만들어 주지 않는다. 꿈을 이루는 데 있어서 더 중요한 것은 꿈을 이루이기 위해서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이냐에 대한 문제이다. 꿈은 단지 낭만이 아니다. 꿈은 하나의 도구에 가깝다. 그 도구를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대한 전략이 필수적인 것이다. 그런데 특정 강연자들은 대중들의 취향을 맞추기 위해서 위와 같은 사실을 고의적으로 누락한다. 그저 꿈을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도 모든 일이 해결될 수 있는 것처럼 이야기한다.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다. 꿈을 이루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에 대한 이야기는 누구도 좋아하지 않는다. 꿈을 가지기만 해도 성공할 수 있다는 가르침은 대중들을 끌어들인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꿈을 가지는 행위 자체에 선악은 존재하지 않는다. 단지 효율과 비효율의 레이어(Layer) 만이 존재한다. 그렇기에 꿈을 이루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지 우리는 대중들에게 명확하게 알려주어야 한다.


꿈을 이루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무언가를 포기하는 일이다. 많은 사람들이 꿈을 가지고 살아가지만 천재적인 재능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꿈을 이루려는 사람은 자신이 가진 자원을 필연적으로 사용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 자원의 소비량은 일생에 걸쳐서 균일해서는 안 된다. 가장 에너지 있고 빛나는 순간에 압축적이면서도 자기 파괴적으로 일어나야 한다. 그렇지 않은 이상 꿈을 이루는 일은 요원할 뿐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꿈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면서도 그 어떤 것도 포기하려 하지 않는다. 수면시간, 타인과의 관계, 삶의 질, 이성 관계 등 그들은 포기함이 없이 무엇인가를 얻을 수 있다는 사고방식에 익숙해져 있다.

이처럼 꿈을 가지는 것과 꿈을 이루는 법을 아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이다. 그렇다면 반문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꿈을 가지는 행위 자체가 밑지는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그렇지만 문제는 꿈을 이룬다고 하더라도 그 이후에 돌아오는 혜택들이 생각보다 별것 아닐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투자한 자원 대비 돌아오는 혜택이 적을 때에도 자신은 꿈을 좇았다는 것을 자랑스러워할 수 있을 것인가?

의외일 수도 있지만 위와 같은 사실들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꿈을 좇기를 권하고 싶다. 단지 꿈을 가지고만 있어도 저절로 꿈이 이루어진다는 착각, 그리고 꿈을 좇는 일에 즐거움과 낭만만이 가득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야 함을 강조하고 싶을 뿐이다. 오히려 꿈을 좇기 시작하면 자원의 포기, 주변 환경의 방해, 그리고 스스로의 재능에 대한 배신감 등 수도 없이 많은 고통스러운 방해들이 뒤따를 것이다. 그러한 방해는 단순히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다는 낭만적인 기분만으로는 넘어설 수 없는 것이다.

꿈을 이룬다는 것은 차라리 하나의 사명감으로서 접근하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 꿈을 이루는 것은 천명이다. 천명을 이루려는 사람에게 하늘은 더욱더 많은 시련을 부여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한 마음가짐을 가졌을 때 방해물을 방해로 보지 않을 수 있으며 그것을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글=모은우]

이정민 기자
작성 2021.05.19 13:03 수정 2021.05.19 13:05
Copyrights ⓒ 코스미안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이정민기자 뉴스보기
댓글 0개 (/ 페이지)
댓글등록- 개인정보를 유출하는 글의 게시를 삼가주세요.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