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보내는 메이의 편지] 코스모스 심은 날

그리운 얼굴들을 생각하며

사진=메이


오늘은 오랜만에 가든 센터에 가서 집에 심고 싶은 꽃들과 여름에 따먹을 수 있는 채소들과 딸기 모종을 사가지고 왔어요. 아주 작은 텃밭이지만 잠시 농부의 마음이 된 것 같았습니다. 이쁜 꽃들도 심으니 마음도 화사해지네요.

 

친정엄마께서 집 뒤뜰에 크게 텃밭을 일구어 여러 해 농사짓는 취미를 가지셔서 저 또한 무엇인가를 심어서 자라는 것을 보는 게 신기하고 먹거리 또한 얻으니 갈수록 재미있어집니다. 그리고 특별히 코스모스도 몇 포기 심었어요. 한국에서는 가을에 피는 꽃이지만 선선한 이곳에서는 지금부터 꽃이 나오기 때문에 우리 집 정원 한 모퉁이에서 조만간 코스모스가 필 겁니다. 코스모스 꽃을 보면 그리운 얼굴들이 떠오르겠지요.

 

식물뿐만 아니라 동물을 많이 좋아하는 나는 온난화로 겪고 있는 그들의 수난에 너무 미안한 마음이에요. 인간의 욕심과 무지로 모두가 다 막다른 길로 달려가는 것 같아 앞날이 많이 염려됩니다. 지구촌에 많은 생명들이 인간으로부터 고통받고 있다는 게 너무 가슴 아프게 다가와요.

 

오랜만에 산책하려 공원에 갔더니 녹음이 어느새 짙게 배어 숲은 울창했습니다. 나뭇잎들은 잔털을 뗀 어른의 모습같이 크게 자랐고, 들판에는 키 큰 풀들과 이름 모를 작고 수수한 들꽃들이 여기저기서 존재를 드러내고 있었습니다.

 

계절마다 여러 모습으로 스스로 움직이고, 자라는 많은 생명들에게 저는 늘 배우고, 느끼고, 위로를 받고 있습니다. 자연은 언제 보아도 새롭고 경이롭습니다. 늘 깊이 감사하고, 넓고 깊게 생각하며 가벼운 마음으로 살아가려고 합니다.

 

영국에서 메이 드림

이해산 기자
작성 2021.06.03 11:09 수정 2021.06.03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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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