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임진왜란 전적지 답사

한산대첩 당시 물어포와 개미목의 설화

1592년 음력 7월 8일 이순신 장군이 지휘하는 조선수군 연합함대는 거북선 3척과 판옥선 56척을 동원하여 와키자카 야스하루가 지휘하는 73척의 왜군과 한산도 앞바다에서 일대 접전을 벌였다. 결과는 조선수군의 압승이었다. 왜군은 함선 59척이 격침 또는 나포되고 약 9천 명이 수장되었다.


사진=코스미안뉴스 / 한산대첩의 현장


이날 왜군 패잔병들이 한산만 안쪽으로 진입하여 도망갈 길을 찾다가 문어포에서 조선인에게 물어보니 두억개에 있는 의항 마을 쪽으로 물길이 터져 있어 바깥 바다로 도망갈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조선인이 거짓으로 알려준 것도 모르고 의항 마을에 당도한 왜적들은 물길이 막혀 있자, 개미떼처럼 육지로 기어오르다 추격해 온 조선수군에 의해 소탕되었다.


사진=통영시 / 한산도 등산 지도


이런 이야기는 42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 고장에 구전으로 전해온다. 향토사학자들이 이런 이야기를 채록하는 주역들이다. 필자는 문어포와 개미목에 얽힌 이야기를 약 20여년 전에 한산도 건너편 오곡도에 사는 유복관 노인으로부터 전해 들었다.


사진=코스미안뉴스 / 의항 마을(개미목) 안내판


문헌 기록만이 역사는 아니다. 어쩌면 구전 설화가 더 생생한 역사일 수도 있다. 유럽 국가들 특히 영국에서는 지역의 전설과 설화 등이 대단한 스토리텔링의 소재가 되고 있다. 일찌기 세익스피어가 이런 이야기들을 모아 세상에 내놓아 위대한 문호가 되었다.


사진=코스미안뉴스 / 문어포 마을


왜군이 물길을 물었다는 문어포 마을은 현지의 나이드신 분들 중에 '물어포'라고 하는 분들이 있다. 왜군이 물어본 곳이라고 물어포였는데, 식자들이 한자로 문어포(問語浦)라고 바꾸어 놓은 것으로 보인다. 문어포 마을 위의 산봉우리에는 한산대첩기념비가 있다.


사진=코스미안뉴스 / 개미목은 지형이 개미의 목처럼 보인다. 왼쪽은 개미 머리이고, 오른쪽은 개미 몸통이다.


왜군 패잔병들이 개미떼처럼 달라붙었다가 섬멸된 개미목은 지형이 멀리서 보면 개미의 목처럼 생겼다.자세히 보면 개미의 머리도 있고 몸통은 문어포 쪽으로 뻗어 있다. 이곳 개미목도 식자들이 의항(蟻港)이라는 한자로 바꾸어 놓았다. 개미 의(蟻)자를 쓴 것이 흥미롭다.

이봉수 기자
작성 2021.06.08 18:54 수정 2021.06.08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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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