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야기] 도시를 읽는 새로운 시선

최재정 지음


도시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은 시대와 공간에 따라 빠르게 변하고 있다. 도시의 진화 과정을 보면 초기 도시는 사냥감이나 농작물의 물물교환을 위한 장소에서 시작했다. 이어 신을 모신 성소, 신전의 공간 혹은 정치와 환경의 영향으로 이동과 집합, 생성과 소멸의 과정을 거듭하며 오늘에 이르렀다. 산업화 시대의 번영의 상징에서 탈산업화 시대의 길목에서 물밀듯 밀려든 인간의 욕망을 대변하는 상징으로서 도시는 스스로도 그 결함을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많은 문제점과 성장의 딜레마를 겪고 있다.

이제 우리는 도시에 대한 이해 없이 인류의 미래를 생각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하지만 도시는 여전히 그 자체로 미완의 존재이다. 20세기 철학사에 큰 영향을 끼친 코제브(Alexandre Kojeve)는 '반지를 반지이게 하는 것은 반지의 공간"이라는 유명한 비유를 남겼다. 도시 역시 아직 실현되지 않은 미완의 여백이 있기에 역설적인 무궁성을 지닌다. 그런 면에서 도시는 여전히 진화하고 있으며 그 미완의 여백을 품고 있다.

이 책은 1부 '현대 도시 여행'을 통해 이 같은 도시에 관한 편견에서 한 걸음 물러나 볼 것을 권한다. 저자와 함께 현대 도시의 다양한 모습을 들여다보면 특정 관점이나 한 가지 생각만으로는 절대로 도시를 이해할 수 없음을 알게 된다. 2부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를 넘어'에서는 인류가 추구해온 이상적 도시의 모습과 그에 반해 여러 문제점을 안고 있는 오늘의 도시를 검토하며, 도시의 지속가능한 발전에 대한 대안을 모색해 본다. 산타마을로 유명한 핀란드의 로바니에미, 독특한 페미니즘 미술 운동을 전개한 게릴라걸스의 사례를 들며 중소도시의 생존과 발전 전략을 모색한 부분은 전국적으로 도시화가 진행 중인 우리 현실에 비추어 주목할 만하다. 3부 '내일의 도시, 도시의 내일'은 우리나라 도시들을 포함해 건강한 발전을 추구하는 다양한 프로젝트들을 검토하여 미래의 도시상을 그려 본다.

저자 최재정은 ‘지구에서 살아남는 법(JSB도시환경)’이라는 회사명처럼 장난스럽게 시작했던 일이 직업이 되어 지금은 기술자네트워크 8,000여 명과 직원 170여 명이 함께하는 JSB도시환경공동체의 대표를 맡고 있다. 지역 환경을 연구하는 미래도시환경연구원 부원장도 겸직하고 있다. 여러 시민운동단체에서 자문과 봉사활동을 병행하고 있으며, 계명대와 한양대에서 서양화와 철학을, 동 대학원에서 생태조경학 석사, 도시공학 박사를 수료했으며 서울대 환경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을 이수했다. 20대에 국내 최초로 만들어진 축제문화연구소 소장을 공동 역임하며 언더그라운드 길거리문화운동과 도시환경운동가로도 활동했다. 정크아티스트, 설치미술작가로 거리환경미술제 등 실험적인 미술 운동을 이끌며 미국 리사이클타운협회 정크아트페스티벌 한국 대표로도 참가했다. 서울시정 운영위원, 한국조경학회 이사이며 세계공원문화협회(IFPRA) 부위원장으로도 활동 중이다. 


이정민 기자
작성 2021.06.10 09:03 수정 2021.06.10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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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