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지도를 잘 보면 어머니가 아이를 무릎에 올려놓고 놀고 있는 형상이다. 어머니의 머리에 해당하는 곳의 이름은 ‘구두산’이고 ‘구두산’의 구는 거북 구(龜)자를 쓰고 있다. 거북머리 같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충무공 이순신이 전사한 바다 ‘관음포’ 인근 마을 이름이 차면이다. 처음 이름은 ‘채면’이다. 그 ‘채면’이 차차 변하여 차면이 되었다. 예전에 채면이라고 할 때 채는 비녀 채(釵)다. 여인들이 머리 뒤쪽에 꽂는 비녀를 말한다. 여인의 머리 뒷모양이다.
남해 가천마을에는 암바위와 수바위가 있는데 수바위는 남성의 생식기를 나타내고 있지만 암 바위는 여인이 아기를 밴 모양을 하고 언덕에 기대어 있다. 그 모양이 만삭이다. 그런 암‧수 바위가 있는 가천은 지도에서 보면 정확하게 여인이 아기를 낳는 딱 그곳이다.
두 번째 큰 섬 창선은 ‘아기’다. 아기가 엄마 무릎 위에서 너무 좋아 다리를 들고 팔을 뒤로 젖히고 좋아서 깔깔거리는 모습이라고 상상해 보면 딱 맞다. 그 아이의 팔이 있는 곳에 ‘사우스케이프’가 있다. 사우스케이프는 세계 100대 골프장이다.
정재봉 회장은 남해여행을 하다가 남해의 자연에 반해서 ‘한섬’이란 의류업체를 4,200억에 매각하고 세상에 와서 작품하나를 남긴다는 생각으로 남해 창선에 골프장을 만들었다. 경제적으로 다소 여유가 있어야 가능한 스포츠라 우리 같은 사람들은 그냥 예사로 지나치지만, 정재봉 회장은 자연에 대한 남다른 혜안를 가지고 자신의 생각을 실천한 것이다.
리아스식 해안선과 산과 들 그리고 바다가 어우러져 한 폭의 아름다운 그림인 남해섬으로 관광 오신 분들을 만나면 간혹 물어본다.
"남해를 여행하고 다니시니 어떠시던가요? 참 포근하고 아늑하지요?"
"네, 왜 그런지 모르지만 참 편안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연이 이렇게 아름다운지 몰랐어요. 서울에서 두 시간 거리만 되어도 한 달에 한 번씩 오겠는데... 제주도 보다 더 좋은 곳 같아요."
이런 말을 들으면 어깨춤이 절로 나고 목소리도 신이 난다. 남해에 대한 자부심과 자존심이 하늘 높은줄 모르고 뛰어 오른다.
‘경상남도 남해군...’ 이렇게 시작하는 주소를 가진 땅, 편안하고 아늑하여 엄마의 품 속 같은 남해, 이런 곳을 한번 다녀가면 모두가 찬사를 아끼지 않는다.
조선 최고의 무인 충무공 이순신은 “전쟁이 급하니 내가 죽었다는 말을 하지 마라.”하시며 순국하신 땅이 남해였고 조선 최고의 문인 서포 김만중도 남해에서 문학의 꽃을 피우고 조용히 눈을 감았다. 국보급 스토리가 있는 남해는 자연과 어우러져 문학과 충절의 감동이 있고 낭만으로 가득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서재심]
시인
남해군문화관광해설사
코스미안뉴스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