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스트 코로나의 세대교체 열풍이 불고 있다.
기존의 가치가 무너지고 새로운 질서가 대두하는 현상이다. 기성세대의 고집스러운 아집과 보수적 기득권에 반하는 젊은 세대의 신선하고 역동적인 반항이 개혁과 사고의 전환으로 열풍으로 불고 있다. 상당히 고무적이고 희망의 바람이다. 그러나 그것은 거침없는 태풍이어선 안되고 성급한 성과나 목적을 달성하려는 역주는 더욱 안 된다.
역사를 비추어 보건대 세대교체의 열풍은 수없이 불어왔으나 번번이 좌초당하고 사라져 버리는 삭풍이었음을 보아왔다. 조선조 조광조는 유학의 왕도정치를 구현하다가 실패하여 37세의 나이로 요절했고 정조의 남자였던 홍국영은 토사구팽으로 33세에 요절했고 풍운의 남자 김춘택 역시 새 시대를 열려다가 희생당했고 남이 장군 역시 28세에 병조판서가 되어 바로 그해 요절했다. 이렇게 역사를 비추어 보면 젊은 천재들이 세상을 바꾸려다가 번번이 실패한 것을 볼 수 있었다. 따라서 세대교체는 사람의 교체가 아니고 생각과 사고의 교체라는 것에 무게를 둬야 한다.
원래 세대교체란 시간과 시대의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변천하는 것이 순리다. 알에서 생명이 태어나서 애벌레가 되고 자라서 번데기가 되어 탈각하여 나방이 되는 과정이다. 그렇게 세대교체는 시간이 흐르면서 생명의 탄생과 죽음으로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때가 되고 시기가 왔을 때 이루어진다. 억지로 하는 것은 순리의 모순이다.
정치적인 논리의 개혁 바람은 제도의 개혁이 아니고 사람의 바뀜일 수 있다. 세상은 위인과 영웅에 의하여 변화의 사상 교체를 이루기도 한다. 위인의 등장은 시간이 낳고 영웅의 등장은 하늘이 낳는다는 것인데 혁명을 의미한다. 혁명은 무르익은 개혁의 시기에 일어난다. 무르익은 시기에 자연적이건 역성적인 것으로 일어나는 개혁인데 무르익지 못한 혁명은 실패한다. 사람들은 역성혁명을 기대한다. 하늘이 내린 혁명은 풍운아에게 돌아간다. 따라서 인위적인 태풍은 경계하여야 한다.
⦁ 세대교체 바람은 자연스럽게 불어오는 바람이다.
그런데 작금에 부는 세대교체의 바람은 순리적인 바람이 아니다. 기존 세대에 반항하는 젊은이의 분노가 발산하여 부는 바람이다. 그 바람은 기성세대에 대한 불만이다. 모든 것을 기성세대가 다 가지고 젊은이에겐 남겨지는 것이 없어서 절망에 빠진 분노가 분출한 것이다. 아무리 노력해도 갖지 못하고 얻는 것이 없다면 그 억눌림은 폭발한다. 다만 그것이 잘 못만을 벗겨 날리는 건전하고 시원한 바람이길 바란다. 그러나 반발적인 세대교체를 비판 없이 받아들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새로운 문화나 시도는 늘 시행착오의 시련을 거친 후에 정착하는 것이 문화이며 역사다. 바람은 스치고 지날 땐 상쾌하지만 지나고 나면 남김도 여운도 없다. 한때 신선한 바람이란 추억뿐이다.
기성세대들도 그들에게서 부는 바람의 의미를 알아야 한다. 정의가 위협받고 분배가 공정치 못하여 나오는 불만과 빈부 차로 오는 갈등을 그들만의 고뇌로 생각해선 안 된다. 젊은이들이 왜 기성세대에 반기를 드는 개혁을 부르짖고 나올까? 그것은 지금까지 도덕적 윤리적 규제와 효 사상에 맹종하여 기성세대를 감히 비판하지 못하고 따르며 억압된 눌림을 꾹 참고 살았던 잠재의식 폭발한 것이다. 기성세대의 상식 밖의 일이나 부정과 부패, 그리고 가진 자들이 거침없이 횡포와 휘둘리는 칼날에 염증을 느낀 것이다. 젊은이들이 바라는 세대교체 바람은 그런 불공정한 문화에 드는 반기이다. 기성세대는 누렸고 젊은 세대는 갈망하는 부족함 속에 피해 양상이 누적되어 세대교체 바람이 일어난 것이다.
⦁ 세대교체는 순리적이며 운명적이었다.
포스트 코로나의 비대면 시대에 젊은이들이 추구하는 새로운 돌파구는 기성세대가 누리는 문화와 다르다. 갖지 못하는 문화의 패러다임으로 절망과 상실감을 희석하려고 나섰다. 그들은 말한다. 껍데기는 가라, 낡고 늙은 세대는 장애다. 가질 것은 다 가지고 남겨주지 않는 부족함으론 살 수가 없다. 기성세대가 다 가지고 젊은이에겐 꿈도 희망도 없다는 상실감에서 일어난 신풍의 진위를 알아야 한다. 동안 억눌리고 제압 받고 무시당하던 젊은이들이 새로운 문화가 포스트 코로나 신풍의 기류를 탔다. 말 한마디 못하고 울분으로 참았던 개념이 혁명적 개혁으로 불붙고 있다. 그러나 준비되지 않은 성급한 외침은 시행착오 속에 무책임한 바람일 수 있다는데 주의해야 한다.
세대교체는 시간과 세월이 만들어 주는 과정이란 것을 역사는 증명하고 있다. 인간사회는 기존의 가치를 존중한다. 그만큼 기성세대는 오랜 경륜과 경험으로 가치를 역사로 만들었던 것은 통계에서 알 수 있다. 그런 가치가 세상을 이끌어 왔다. 그러기에 아무리 센 세대교체의 바람이 불어도 기존의 쌓아온 질서나 가치를 쉽게 허물기가 어렵다. 포스트 코로나는 그런 기존의 가치를 허물어 버릴 새로운 포스트로 진화되는 거센 바람이다. 그러나 포스트 코로나 문화에 기성세대가 침묵하는 것은 새로운 문화의 저력을 지켜볼 뿐이다. 그 세대교체가 시행착오가 잦을 땐 강한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 건강한 사회는 도덕과 법이 공정한 가치로 정의되어야 한다.
건전한 사회는 도덕과 정의의 룰이 공정하게 평가되는 가치가 존중되는 것이다. 기성세대가 독점한 기존의 가치를 내려놓고 융통성 있게 통 큰 양보가 바람직하다. 나누고 양보하지도 않고 거머쥐려는 욕구는 버려야 한다. 이런 불공정한 시대를 개혁하려는 신선하고 새로운 바람이 포스트 코로나 문화라는 것을 널리 인식하여야 한다. 물론 독존의 기존이 가치가 꼭 나쁜 것은 아니며 젊은 세대가 요구하는 신선한 가치가 꼭 바른 것은 아니다.
경험도 스펙도 없는 그들이 과연 새롭게 불어대는 세대교체의 바람을 감당할 수 있을까 걱정하지만 진실로 희망적이고 모험적인 신 발상이라는데 개혁을 편승해서 동조하고 격려해 줘야 한다. 그것이 새로운 세상의 진리와 신 가치를 되찾는 것이기 때문이다. 공정과 정의의 가치를 앞세운 그들이 개혁과 새로운 세대교체의 열풍으로 포스트 코로나 문화를 주도해 주길 바라는 것은 시대적 요망이면 가치라는 것이다. 다만 경험해 보지 못했고 때 묻지 않은 신선한 정의가 시행착오로 좌절되는 것은 막아야 한다.
[김용필]
KBS 교육방송극작가
한국소설가협회 감사
한국문인협회 이사
한국문인협회 마포 지부 회장
문공부 우수도서선정(화엄경)
한국소설작가상(대하소설-연해주 전5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