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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바다를 향해
아시아와 유럽을
숨 가쁘게 달려온 대륙이
걸음을 멈춰선 곳
유럽대륙의 최서남단
이베리아반도의 땅끝마을
호까곶 해안 절벽 위에 선다
오래전 이곳에서 살던 사람들은
저 바다 끝이 세상의 끝이라고 생각했다지
대서양의 거침없는 푸름을
한없이 바라보려니
미지의 세계로
항해하고 싶은 충동
억제하기 어려워라
바다를 향해
계속 달리고 싶은 욕망은
탐험가 엔리케 왕자와 바스쿠 다 가마를 낳고
인도와 브라질 가는 항로를 개척했으리라
대항해시대와
동방 식민지화의 서막이 연
탐험가와 선원들은
그들이 출항했던
타호강 강가
발견기념비 위에 서 있다
키 작은 선인장과
이름 모를 들꽃들로 가득한
아름다운 바닷가 언덕에서
대서양을 바라보니
끝을 가늠할 수 없는
수평선 밑으로
배가 가라앉는다
화려했던
해양왕국 포르투갈의 영광은
대서양의 해무 속으로 사라지고
수평선 아래로 지는 해를
빨간 등대는
묵묵히 지켜만 보고 있다
바람이 거칠게 부는
카몽이스(Camoes) 십자가 시비에서
그가 남긴 시를 가슴으로 읽는다
'땅이 끝나고 바다가 시작되는 곳
(Aqui Ondi a Terra se Acaba e o Mar Comeca)'
여계봉 선임기자
yeogb@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