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 이락사(李落祠) 이야기

‘이 원수를 무찌른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겠나이다’

사진=서재심


1592413일 왜구는 부산포로 쳐들어온다. 왜구가 부산포로 쳐들어왔다는 소식을 전라좌수사 이순신은 415일 보고 받는다. 경상좌수사였던 박홍은 도망가고 경상우수사였던 원균은 경상우수영의 배 3척만 이끌고 곤양으로 피했다.

 

그러면서 경상우수사 원균은 전라좌수사 이순신에게 어떻게 하면 좋겠냐?’며 묻는다. 경상수군에서 이런 전달을 받은 충무공 이순신은 장계를 올려 경상 바다로 가서 싸워도 되는지를 조정에 묻고 답을 얻어 54일 여수를 출발했다.

 

경상도 거제의 옥포해전부터 사천해전, 한산해전, 부산포해전을 치르면서 전쟁이 일어났던 그해 1592년 단 한 번의 패배도 없이 조선의 백성에게 사기를 북돋우면서 승리한다. 충무공의 승리로 인해 자신감을 얻어서 의병이 일어나고 승병이 일어나서 위기의 나라를 구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임진왜란 7년 전쟁은 육지와 바다에서 많은 전투가 치러졌지만 결국은 이순신 장군 때문에 나라의 명맥이 유지될 수 있었다. 전쟁이 일어난 후 7년 되던 해에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사망하고 조선에 나와 있던 왜구들이 모두 철수하는 상황이 되었다. 이에 물러가는 적을 맞아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이순신 장군이 끝까지 싸운 곳이 남해군 관음포만이다.

 

이 싸움에 임하기 전에 충무공 이순신의 모습을 기록한 것을 보면 이순신은 맑은 물에 손을 씻고 함상에서 무릎을 꿇고 하늘을 향하여 이 원수를 무찌른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겠나이다(此讐若除 死卽無憾).’라고 기도했다. 그리고 새벽, 적의 총탄을 맞고 지금 전쟁이 한창 급하니 내가 죽었다는 말을 하지 마라(戰方急 愼勿言我死).”라는 말을 남기고 순국하신 바다가 남해 관음포바다이며 그 싸움을 노량해전이라 한다.

 

이곳에 이락사(李落祠)가 있다. 충무공이 가시고 남해 사람들은 이곳을 이락포(李落浦) 또는 이락파(李落波)라고 했다. 민족의 큰 별인 이순신이 떨어진 갯가를 이락포, 그 파도 위를 이락파라고 했는데 충무공이 가신 234년 뒤 충무공의 8대손 이항권이 삼도수군통제사로 와서 이곳에 사당을 짓고 이락사라고 명명했다.

 

박석으로 깔린 사당으로 올라가는 참배도로는 남해 사람 7,000명의 성금으로 만들었다. 이락사(李洛祠)와 대성운해(大星隕海) 글씨는 1965년 고 박정희 대통령이 와서 썼다. 사당 안에 있는 비에는 유명수군도독 조선국 삼도통제사 증 의정부영의정 시 충무이공순신 유허비라고 적혀있다. 뒷면 내용 중에는 옛 역사에 충신의사가 많지 않은 것은 아니나 충무공과 같이 위대한 사람은 이전에도 이후에도 없을 것이다’라는 구절이 있다.

 

이락사에 갈 때마다 발걸음도 조심조심 말소리도 조심조심 한다. 살아생전 백성을 사랑했고 부하를 아꼈고, 그리고 나라에 대한 충성은 아무나 흉낼 수 없는 충무공의 혼이 서린 곳이기에 모든 것이 조심스러울 뿐이다.

 

이곳을 해설할 때마다 충무공의 삶과 그 분의 철학을 잘 전하고 싶은 마음뿐이다. 충무공을 예찬할 수 있는 기회가 내게 주어진 것만으로 영광이라 생각하고 열정적으로 해설한다. 그리고 말미에 꼭 들려드리는 시가 있다.

 

남녘 바다 가을바람 서늘한 이 밤

하염없이 홀로 앉아 위급한 나라를 생각하노라니

언제나 태평한 세월이 다시 오려나

큰 난리 겪고 있는 이때에

업적은 서로 낮추어보련만 명예는 오히려 세상에 알리고

변방의 근심을 평정하고 나면 

나는 도연명의 귀거래사 읊으며 묻혀 살리라



 

[서재심]

시인

남해군문화관광해설사

코스미안뉴스 객원기자

서재심 alsgml-2@hanmail.net

서재심 기자
작성 2021.08.26 16:38 수정 2021.08.26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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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