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8년 11월 19일(음력) 새벽 충무공 이순신은 임진왜란 마지막 싸움인 노량해전에서 “전쟁이 급하다 내가 죽었다는 말을 하지 말라.”라는 마을 남기고 떠나셨다. 아마 우리 수군들의 사기가 꺾일 것을 염려하여 그리하셨을 것이다.
그래서 남해사람들은 그곳을 이순신이 떨어진 갯가라고 ‘이락포(李落浦)’라 불렀고 충무공이 가신 234년 뒤 ‘이락사(李落祠)’라고 불렀다. 오랫동안 그렇게 불리던 이곳을 남해군에서는 2010년에 다시 재조명하는 일이 있었다. 조선, 중국, 일본의 세 나라 수군들이 전사한 곳이니 그 나라 사람들도 그들의 선조들이 전사한 곳에 참배 오게 하자는 의미로 ‘이순신평화공원’을 조성할 계획을 세웠다.
그런데 조성 기간도 약 칠 년이 걸렸고 또 오랜 시간 공원이 조성되면서 처음 취지와는 다르게 이름도 ‘이순신순국공원’으로 명칭이 바뀌었다. ‘이순신승리공원’이라 했으면 더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
2017년 4월 28일 충무공의 탄신일에 맞추어 오픈을 했지만 곧 코로나19로 그 의미가 제대로 전달도 되기 전에 이순신순국공원은 잊혀진 듯했다. 3만 평의 부지에 충무공의 임진왜란 역사를 알 수 있는 호국광장, 이순신영상관, 이락사 등이 있다, 노량해전의 치열한 싸움터 관음포 바다에서 일어난 역사적인 사건들을 언급한 관음포관장 그리고 이순신리더십체험관에서는 충무공의 삶과 생애, 임진왜란사 강의, 이순신어록 쓰기체험, 활쏘기, 투호 던지기, 윶놀이, 제기차기, 북 치기 등 실제 임진왜란의 체험을 할 수 있다.
올해 남해군에서는 ‘남해군문화관광재단’을 만들었고 그 재단에서 일하게 된 분들이 이순신순국공원이 그런 모습으로 있는 것이 안타까워 10월1 4일부터 11월 15일까지 한 달간 ‘이순신순국공원’ 활성화 방안을 시행하게 되었고 앞으로도 해마다 계속할 것이라는 취지의 추진계획안을 발표했다.
그 추진계획안을 보면서 ‘참 좋은 발상이다. 그렇지만 한 달이 아니라 충무공께서 54세에 전사하셨으니 54일 동안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계획안에는 ‘조선수군 관련 체험활동과 더불어 가족끼리 공원에서 소풍을 즐길 수 있는 피크닉세트를 제공하거나, 투어 해설과 관광관계자 대상 교육 등이 있다.
'순국의 꽃'이란 제목으로 국화를 전시하거나 또 팸투어를 진행하거나 가까운 부산, 대구, 순천, 전주사람들에게 ‘오시다 시티투어’란 제목으로 시티투어를 시범운행 할 계획이라고 한다. 나는 해설을 하면서 늘 충무공 이순신의 순국지 남해가 성지임을 강조한다.
부처님은 자비를 말씀하셨고, 예수님은 사랑을 그리고 공자님은 인(仁)을 말씀하셨다. 그래서 그분들을 세계 3대 성인이라고 한다. 그런데 충무공을 공부해 보면 충무공은 포로도 불쌍히 여겨 명절날 그들의 놀이를 하게 하고 음식을 충분히 제공했다. 이것은 자비다. 또 피난 다니는 백성들에게 잘 숨어 전쟁이 끝날 때까지 목숨을 잘 보존하라고 한다. 이것은 사랑이다. 또 묵묵히 제 할 일을 다 하고도 늘 모함을 받아 두 번의 백의종군과 세 번의 파직을 당했을 때도 한 번도 변명하거나 불평하지 않았다. 이것은 인(仁)이다.
3대 성인의 사상을 다 실천하신 분이 이순신이다. 그런 분의 순국지가 이제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참 다행스러운 일이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충무공에 매료되어 자비와 사랑과 인(仁)을 모두 갖춘 충무공 같은 사람이 되길 기대해 본다.
[서재심]
시인
남해군문화관광해설사
코스미안뉴스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