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성공에 근접한 누리호 발사의 의미


10월 21일 오후 5시에 발사한 우주발사체 누리호는 최종적으로 위성 모사체를 궤도 위에 올리는 데는 실패했지만 나름대로 큰 의미를 갖고 있다. 누리호는 우리나라의 최첨단 기술의 집합체라고 할 수 있다.

누리호를 개발하는데 12년이 걸렸고 2조원 가량의 국가 예산이 투입되었다. 누리호에 들어가는 부품은 약 37만 개다. 이 많은 부품을 국내 기업 300여 곳과 항공우주연구원이 함께 만들고 조립했다. 세계에서 6개 나라만 기술력을 갖고 있는 '중대형 액체엔진' 개발에 성공했고 대기압의 400배를 버텨내는 '발사대 배관' 등을 모두 국내 기술로 만들었다.

고흥 나로우주기지를 떠난 누리호는 지구 상공 약 700km까지 솟구치면서 난이도가 높은 단 분리와 패어링 분리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였다. 무엇보다도 자체 개발한 엔진으로 총중량이 무려 200톤이나 되는 발사체를 거뜬히 하늘로 밀어 올린 것은 높이 평가되어야 한다.

3단 엔진의 연소가 예정보다 일찍 종료되어 아쉽게도 마지막 단계에서 위성 모사체가 궤도 진입에는 실패했지만, 누리호는 결집된 우리 기술력을 마음껏 보여주었다. 실패 원인을 차분히 분석한 후 보완하면 차기 발사 때에는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내년 5월에 2차 발사를 하고 앞으로 총 5번을 더 발사할 예정으로 있다.

누리호가 완전 성공하게 되면 우리나라는 1.5톤 위성을 궤도에 진입시킬 수 있는 기술력을 확보하게 된다. 다른 나라의 발사체를 빌어 위성을 쏘아 올리던 시대는 곧 끝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누리호 발사로 상업위성은 물론 첩보위성 까지도 자체적으로 쏘아 올릴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었다. 지금까지 군사정보 수집을 위해 미국에 크게 의존했으나 앞으로는 자체 정보수집 능력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이다.

지난 9월 15일 해군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도산안창호함에서 실제 발사하여 성공시켰다. 이번 누리호 발사가 갖는 군사적 의미도 매우 크다. 향후 고체연료 엔진 개발과 함께 대기권 재진입 기술만 확보하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개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평가된다. 대한민국은 작지만 정말 대단한 나라다.

편집부 기자
작성 2021.10.24 12:57 수정 2021.10.24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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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