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충민사 이야기

칼에 새긴 대장장이 이름 ‘태귀연, 이무생’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12개월 전에 전라좌수사로 발령받아 온 충무공 이순신은 전운이 감도는 것을 느끼고 여수 선소와 방답 그리고 순천에서 각각 한 척씩의 거북선을 건조하면서 사전에 대비한다.

 

전라좌수영 관할의 55포를 시찰하면서 방비가 철저하지 못한 담당자에게는 곤장을 때리기도 하고 대비를 철저하게 하는 구역에서는 그곳에 머물면서 식사도 하고 화기애애하게 담소를 하는 모습들을 일기에서 볼 수 있다여기저기 기록에서 보여주듯이 지피지기 백전불태 知彼知己 百戰不殆란 자세로 매사에 임했던 충무공의 흔적이 곳곳에 남이 있다.

 

그중에서도 이순신 장군이 가시고 난 뒤에 충무공과 같이 승병으로 활약했던 자운 스님과 옥형 스님이 정성을 다해 지켰던 충민사가 있다. 1601년 백사 이항복의 건의로 세워진 사당이다.

 

이 가을 찾아간 충민사(忠愍祠)는 조금은 냉한 기운이 옷깃을 여미게 했다. 여수가 처음이라고 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또 충무공에 대한 열렬한 예찬에 다소 의아해하시는 분들도 있었다. 이분들을 위해 충민사의 탄생배경과 충민사 안에 있는 유물 전시관에서 명량해전과 노량해전에 대해 자세하게 해설을 했다.

 

특히 칼에 새겨진 삼척서천 산하동색, 일휘소탕 혈염산하(三尺誓天 山河動色 一揮掃蕩 血染山河)라는 글귀를 해설했다


석자 칼로 하늘에 맹세하니 산과 물이 알아주고 한번 휩쓸어 버리니 온 산하가 피로 물들더라는 뜻입니다. 이 칼은 충무공께서 사용하신 칼이 아니라 1594년 한산도로 본영을 옮기고 싸움이 뜸할 때 충무공께서 대장장이에게 칼을 만들게 하고 그 칼에 이 글귀를 새겨 마음 수양을 했던 칼입니다. 그런데 이 칼에 새겨진 글귀도 예사롭지 않지만 저는 이 칼을 만들었던 대장장이들 이름을 새기게 했다는 것에 감탄을 합니다


조선은 신분 사회이고 또 사백 년 전 대장장이라면 사대부들이 경시하는 부류의 사람인데 충무공은 이 칼을 만든 사람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칼자루에 새기게 했다는 겁니다. 그래서 이 두 자루의 칼에는 조선의 유일한 대장장이 이름이 새겨져 있습니다. ‘태귀연, 이무생입니다. 이 사실을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지략이나 병법에 뛰어난 이순신보다 이 부분에서 경이롭지 않으신지요?”

 

충민사유물전시관을 둘러 보면서 여수 사람들이 충무공을 얼마나 존경하고 사랑하는지를 알게 되었다. 지금은 사랑, 정의, 자력, 정성의 정돈된 인격으로 난세를 극복하고 나라를 지킨 충무공의 정신을 다음 세대에게도 전해줘야 하는 절박한 시절이다.

 

 

[서재심]

시인

남해군문화관광해설사

코스미안뉴스 객원기자

서재심 alsgml-2@hanmail.net

서재심 기자
작성 2021.10.25 11:07 수정 2021.10.25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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