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계봉의 인문기행] 시로 읽는 ‘그곳에 가고 싶다’

빛과 그림자의 고도, 장안(長安) 중국의 과거를 보려면 장안에 가라



빛과 그림자의 고도, 장안(長安) 중국의 과거를 보려면 장안에 가라




13개 왕조가 

1,100년간 수도로 선택했던 

유구한 역사 도시


세계 4대 고도 중 하나이자

실크로드의 시작점


실크로드의 시작점임을 알리는 조형물


수천 년이 지났건만

장안성과 4대문은 그대로이고


성 아래 해자에는 

넓고 깊은 호성하(護城河)가 흐른다


명나라 주원장이

성을 지키고자 

해자(垓子)를 깊이 판 후


서북 지역을 

평안하게 하는 곳이라 하여

 ‘시안(西安)’이라 이름 붙인 곳


높이 12m의 장안성


장안성 성벽에 올라

눈을 들어 고도를 바라보니 

한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당나라 시인 두보와 백거이도 

이곳에 올라 

끝없이 펼쳐진 관중평원을 바라보았으리라 

 

관리들 패악질로 어렵게 살아온 

두보(杜甫)


 “부잣집에서는 술과 고기 냄새가 진동을 하는데, 

길에는 얼어 죽은 백성들 뼈가 나뒹구는구나” 라고 

깊은 시름에 젖어 한탄을 하고


유유자적 평온한 삶을 살았던 

백거이(白居易)


“수많은 집들은 마치 바둑판 같고 

열두 갈래 길은 채소밭처럼 가지런하네”라고 

찬탄을 한다


폭 15m, 둘레만도 14㎞의 성벽


당나라 때

세계의 중심이었고 

다양한 문명의 집결지였던 장안


실크로드를 통해 

수많은 민족이 교류했고

동서양 문화가 꽃피웠던 곳


백만 명이 살았던 장안성에서 

셋 중 하나가 외국인이었던

진정한 국제도시


그러나 

영원한 황권을 위해 

백성들을 

바둑판 같이 구역별로 나눠 놓고 

 

성안에

담장을 또 쌓아서

서로를 감시하게 했던 도시


사방으로 난 

4개의 커다란 성문은 

민초들이

함부로 드나들지 못했던 곳


결코 백성을 위한 도시가 아니었다

 

도도히 흐르는 

황허의 물줄기 

위수(渭水)가 

시안을 지나간다


위수에 비친 

시안의 빛과 그림자


탁한 황하의 물길과 함께 

중화문명이 찬란히 꽃 피웠지만


몇 세대에 걸쳐 

순교의 피를 흘리며

거인에 맞서 싸운 

회족(回族)의 슬픈 역사도 따라 흐른다


회족거리에 가면

늙은 회족 노인이 서 있다


비가오나 눈이 오나

양꼬치 가게 앞을 

지키고 서 있는 이 노인은


언제 돌아갈 지 모르는

고향 땅을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다


회족 노인은 고향으로 갈 수 있으려나


도시 중심가

종루의 아름다운 LED 야경이 

시안의 밤을 밝힌다


역대 왕조들의 

찬란한 문화유적을 지닌 고도


이 도시는

황제들 자신을 위한 

'그들만의 리그'가 아니었을까


화려한 조명으로 치장한 종루


시진핑의 고향


일대일로(一帶一路)로

중국몽(中国梦)을 꿈꾸는 도시


실크로드의 부활을 노래하는 고도


하지만

세계의 중심으로 치달리는

'중화(中華)'는

지금

비단길이 아닌

고난의 길을 걷고 있다


과연 시안은 

과거의 영광을 재연할 수 있을 것인가.



 

여계봉 선임기자

yeogb@naver.com

여계봉 기자
작성 2021.11.13 12:01 수정 2021.11.13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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