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미사변 : 부모와 자식, 서로의 몫은 무엇일까요

노인과 소년의 사상 로맨스

사진=코스미안뉴스 DB


선생님. 엄마의 전화를 받고 눈물을 찔끔거리다 선생님께라도 주절거리고 싶어 메일 적습니다.

 

이번 4월 중순에 제가 운영하고 있는 의류브랜드가 바이어들을 대상으로 하는 브랜드페어에 참여하게 되어 오늘 그 설명회를 다녀왔습니다. 의류브랜드로써 참가하는 첫 행사인 만큼 설렘에 벅차 샘솟는 에너지를 안고 어머니께 전화를 드렸죠. 사실 저희 부모님은 제가 학교 아닌 다른 일들을 하는 것을 몹시 싫어하십니다. 서울대를 간만큼 공부와 졸업에 집중하고, 그 후 안정된 직장에 들어가 안정된 돈벌이를 하길 바라십니다. 하지만 항상 제 가슴이 뛰는 대로 살다보니 이런 저를 항상 꾸짖으십니다.

 

대학 안 나온 사람도 할 수 있는 옷장사를 왜 서울대까지 나와서 하려는 거냐. 학교 졸업도 안한 상황에서 사업을 하면 사회에서 너를 인정해줄 것 같느냐. 고졸인데……. 사업한다 하고 돈벌이 제대로 하지도 못하면서 그걸 왜하느냐. 서울대를 갔으면 서울대답게 공부하고 살아라.

 

매번 듣는바, 이젠 귀에 딱지가 배길 정도입니다. 지금까지 좋은 일이 생기면 항상 부모님께 먼저 말씀드리고 자랑스러운 딸이 될 수 있음에 기뻐하였는데, 부모님의 항상 첫 번째 기준은 공부, 나아가 안정된 삶이기에 이를 벗어난 일들은 모두 부모님껜 쓸데없는 일이 됩니다.

 

오늘은 설명회에 다녀오며 이번 페어, 한번 재밌게 한판 놀아봐야겠군!’이라며 에너지 넘치던 중 어머니께 전화를 드렸더니, 도대체 너는 뭐하는 사람인지 모르시겠다며 지방에서 서울대 올라가 주변 사람들이 큰딸 뭐 하고 지내냐 물으면 어머니는 이렇게 답하신다고 하시더군요. “공부 못해서 졸업 아직 못했어.”

 

매번 듣는 바이지만, 그저 하고 싶은 것에 열심히 땀 흘리며 아름다운 꽃을 피우고자 하는데, 그 꽃이 진달래일 수도, 튤립일 수도, 배추꽃일 수도 있지만, 어머니가 보기에 저는 뭐 그리 못나 보이는 걸까요. 저를 낳아주시고 길러주신 부모님을 사랑하지만, 제가 피우려는 꽃을 미워하시는 부모님이 너무 밉습니다. 선생님께서 무지코에서 그러셨죠. 자식은 부모의 액세서리가 아니라고. 그들에게 주입하고 강요하는 것은 욕심이라고……. 선생님. 미워도 부모님이기에 사랑합니다. 이런 말을 하고 있음에도 혼란스럽고 마음이 아픕니다. 마음이 아프다는 것은 그만큼 사랑하기 때문일 텐데.

 

오늘만큼은 그냥 내면의 어린애가 되어 펑펑 울부짖고 싶어질 뿐입니다.


김미래 드림



 

친애하는 김미래 님께

 

내 인생 팔십 평생에 난생처음으로 말과 마음이 통하는 김미래 님과 세 가지 소재로 얘기를 좀 나눠보겠습니다.

 

1. 부모와 자식의 관계

 

우리 몸은 부모의 몸을 빌려 태어났지만, 우리 마음과 정신 또는 혼은 하늘과 땅, 온 우주 코스모스의 기를 받아 생겼다고 믿습니다. 이를 일찍 깨달은 사람들은 하나같이 가족들로부터 인정을 받지 못하고, 예수나 석가모니처럼, 또는 소크라테스나 톨스토이같이 가출할 수밖에 없지 않았을까요.

 

2. 결혼과 사랑

 

동물 아니 생물적인 번식을 위해 필요한 하나의 형식이 결혼이라면, 이는 어디까지나 동물을 가두는 우리에 불과할 테고, 일종의 소유 내지는 노예제도라고 봅니다. 반면에 참다운 사랑이란 샘솟는 샘물처럼 자연스럽게 흐르는 것이거늘 이를 웅덩이에 가둬놓으면 썩을 수밖에 없고, 창공을 나는 새를 새장에 가두면 새를 죽이는 일이 되며, 향불처럼 하늘하늘 피어오르는 봄 아지랑이를 어떻게 막을 수 있단 말입니까?

 

3. 레벨과 타이틀

 

우리 몸이 똥자루라면 우리 맘은 먹기에 달렸다고, 먹기보다는 심고 품고 낳기에 따라서 천하거나 귀하게, 추하거나 아름답게, 전혀 다른 삶과 세상이 되지 않던가요. 그 자루에 어떤 레벨과 타이틀을 붙여 놓든 상관없이 말이지요. , 어쩌면 그래서 도스토예프스키도 이렇게 말했는지 모르겠군요.

 

삶이야, 삶이 문제야, 삶만이(삶을 발견하려는 지속적이고 영원한 과정 말이지) 그리고 그 발견 과정 자체가 아니고! It is life, life that matters, life alone(the continuous and everlasting process of discovering it)and not the discovery itself!

 

여기서 그가 말하는 이란 사랑으로 숨 쉬는 순간순간의 삶을 뜻하는 것이었겠지요.

 

이태상 드림


작성 2022.01.15 10:04 수정 2022.01.15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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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