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창선과 삼천포를 잇는 창선∙삼천포대교는 2003년 4월28일 충무공 이순신의 탄신일에 맞추어 개통했다. 충무공 이순신은 1545년 음력 3월 8일 태어나셨지만, 그해 양력으로 4월 28일이라 충무공 이순신의 탄신일을 4월 28일로 공식화 한 것이다.
충무공의 탄신일에 개통한 창선∙삼천포대교는 세 개의 섬을 다섯 개의 다리로 연결한 것이다. 그 다섯 개 중에 마지막 다리인 창선교는 검문소에서부터 시작하는 남해바래길 3코스 동대만길의 코리아둘레길 중 남파랑길 36코스의 시작점이기도 하다.
동대만길이 있는 남해창선(昌善)은 ‘선함이 창성하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지금은 남해군의 두 번째 큰 섬이지만 1906년까지는 진주 관할이었다. 동대만길 위에서는 우리나라가 자랑하는 충무공 이순신의 흔적이 남아 있는 왕후박나무를 만날 수 있는데 이 나무를 이순신나무라고도 부른다. .
임진왜란은 1592년 4월 13일(음력) 왜군이 부산포에 상륙하면서 시작된다. 그때 전라좌수사로 여수에 계셨던 충무공 이순신은 전쟁 발발 소식을 듣고 전라 좌∙우수사와 같이 경상 바다를 도우러 가기 위해 준비를 했고 1차출전 옥포해전에서 승리를 거둔다.
그리고 2차출전을 하여 5월 29일 사천해전에서 승리하고 그날 저녁 모자랑포(현 사천시 용현면 주문리)에서 하룻밤 자고 다음날 사량도 쪽으로 내려왔다는 기록이 있다. 설화에 의하면 이순신 장군은 그날 모자랑포에서 출발하여 사량도로 가다가 창선도 단항에 들러 왕후박나무 아래서 병사들과 점심을 해 먹고 갔다는 이야기가 전해 온다.
왕후박나무가 있는 창선은 사천해전이 치열했던 바다와 마주하고 있다. 이곳은 많은 배를 정박할 수 있는 바다이고 사방이 잘 트여 있어 적의 동태도 잘 알 수 있고 또 바람도 피할 수 있는 곳이다. 몇 년 전 한국관광공사 사람들과 남파랑길을 만들었던 사람들을 안내하면서 이런 이야기를 들려드렸더니 동대만 길은 이 이야기 하나만 있어도 길의 스토리로는 최상이겠다고 하면서 좋아하는 것을 보았다.
그런 왕후박나무를 지나고 편백나무가 많은 임도를 걷기도 하면서 구름을 바라본다는 운대암을 지나서 창선행정복지센터까지 15km 길이 이어진다. 쉬엄쉬엄 5시간쯤 걸으면서 사색하게 하는 길이다. 음력 5월 말이면 양력으로 7월로 1592년 그해 여름의 더위는 어땠을까? 그해 여름의 장마는 어땠을까? 삼베, 모시로 더위를 식히는 계절 조선수군들이 두터운 군복을 입고 손에는 활을 들거나 칼을 들고 적을 향했을 눈들을 상상해 본다. 긴장하고 의기에 찬 눈빛들... 거북선을 처음 투입했던 사천해전에서 승리하고 남해 왕후박나무 아래서 서로 부여안고 환호성을 질렀으리라.
그런 그림을 그리며 혼자 감동 받아 중얼거려본다. ‘아, 그래서 우리가 지금 이렇게 즐기며 살고 있는 것이리라.’ 역사의 주인공들의 흔적이 있고 그들의 숨결을 따라 걷는 남해바래길 3코스 동대만길을 걷다보면 400여 년 전 우리 선조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서재심]
시인
남해군문화관광해설사
코스미안뉴스 객원기자
서재심 alsgml-2@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