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국산성길은 설천면 행정복지센터에서 출발하여, 남해바래길 1코스 출발지인 남해공용터미널까지 총 16.3km로 총 7시간이 소요되는 남해바래길 본선 마지막 길이다,
강진바다가 보이는 임도를 따라 걷는 길이 온통 편백 숲이다. 삼국시대 축조되었다고 추정하는 대국산성은 성곽을 따라 걷다 보면 남해의 설천면과 고현면, 강진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그 풍경이 유네스코 등록감이다.
남해에서도 설천면에 태어난 나는 중학교 때, 처음으로 대국산성으로 소풍을 갔었다. 그리고 그 산성 위에서, 보이는 강진바다가 아직도 눈에 선하다. 노래를 못 하는 나는 그날, 대국산성에서 ‘퇴계로의 밤’이란 노래를 너무도 잘 부르던 아이에게, 소풍을 다녀온 뒤 먼저 다가가서 친구가 되었었다.
남해바래길은 본선 16코스 지선4개로 총 236km를 걷는 길이다. 어릴 적 참 가난했다. 그래서 중고등학교 때, 나는 지금의 금전관, 인생관을 가슴에 담았다. 먹고 사는 것을 마흔 전에 해결하고, 마흔 이후에는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살아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39살까지 현장에서 돈을 벌었고 모았다. 마흔 이후 내가 좋아하는 남해를 자랑하는 기회가 주어졌고, 이 일에 혼을 바치며 살고 있다.
가난하게 살면서도 기죽지 않았던 것은 미래에 대한 꿈을 꾸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그러다가 충무공 이순신을 만났고 정신적인 지주를 만났다고 감사하면서 살고 있다. 그런 충무공 이순신 이야기에 꼭 덧붙이는 것이 있다면 16이란 숫자다.
남해바래길은 16코스 이순신호국길은 16키로, 충무공 이순신이 승리한 명량대첩은 음력 9월 16일, 충무공 이순신이 백의종군할 때, 원균장군이 궤멸당한 칠천량해전이 음력 7월 16일, 물론 한 나라로서는 불행한 일이었겠지만, 원균장군이 칠천량의 패전이 없었다면, 충무공 이순신의 다음 경로는 어찌 되었을지 생각만 해도 아찔한 일이다.
충무공 이순신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게 해준 시간이 칠천량해전의 대패다. 그래서 충무공 이순신이 삼도수군통제사로 재임명되었기에, 그 다음의 시간들이 있었던 것이라고 본다. 참 아이러니한 일이지만 충무공 이순신의 입장에서 바라본다면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다.
조선의 임금도 알아주지 않았던 충무공 이순신을, 명나라까지 이름을 떨치게 극찬했던 도독 진린을 만난 것이, 고금도에서 1598년 7월 16일이다. 그리고 노량해전에 전사한 날짜를 그래 양력으로 하면 12월 16일, 또 금성산에 모셔진 충무공 이순신이 지금의 어라산으로 16년 뒤 이장했다.
16이란 숫자와 깊은 인연이 있는 충무공 이순신을 사모하는 나는, 남해군문화관광해설사들의 모임인 남해문화사랑회 16대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고, 경남문화관광해설사 16기로 교육을 받았다. 충무공 이순신과 인연이 닿은 16이란 숫자에. 내 삶의 일부분도 같이 끼워 넣어 보았다.
그래서 남해바래길이 본선 16코스니, 당연히 내가 남해바래길을 세계로 홍보해야 하는 과제라고 느끼며 본선 16코스까지를 자랑해 보았다.
눈에 보이는 길이 있어 걸어본다.
눈에 보이지 않는 길도 있어 걸어본다.
눈에 보이는 바래길과 눈에 보이지 않는
충무공 이순신 인격의 길이 가슴으로 느껴진다.
2022년은 남해방문의 해이다. 남해로 오시면 최고의 손님으로 모시기 위해 남해 사람들은 늘 동분서주하고 있다. 그래서 속삭인다. ‘2022년은 남해로 오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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