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식의 한 자루의 촛불] 역할기대의 삶이 행복한 삶인가?

김관식

많은 사람들이 높은 지위에 오르기를 희망한다. 많은 사람들이 인생의 목적을 돈을 벌기 위함에 두고 돈을 벌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며 살아간다. 높은 지위에 오르고 돈이 많으면 행복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높은 지위에 오르기 위해 돈을 벌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것은 정말로 좋은 일이다


그러나 왜 내가 높은 지위에 올라야 하는가? 왜 내가 돈을 많이 벌어야 하는가 하는 철학이 없이 맹목적일 때 높은 지위에 오르거나 돈을 많이 벌었다 해도 만족감이 없고 내가 왜 그랬지 하는 의구심에 인생이 허무해진다. 스티브 잡스의 마지막 말의 의미를 되새기면 어떻게 인생을 살아가야 할지 깨달음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현재 삶의 어느 순간에 있던, 결국 시간이 지나면 우리는 삶이란 커튼이 내려오는 순간을 맞이할 것이다. 가족 간의 사랑을 소중히 하라. 배우자를 사랑하라, 친구들을 사랑하라. 너 자신에게 잘 대해 줘라. 타인에게 잘 대해 줘라.”


사람의 기본욕구를 해결하고 편안하고 안락한 생활을 위해서 돈은 필수적이다. 그러나 그것이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돈의 많고 적음이 행복의 척도가 아니라는 것이다. 많은 부가 행복감의 크기와 반드시 비례하지 않는다. 돈은 벌어서 가치 있게 써야 돈의 가치가 발휘된다. 그러나 돈을 많이 벌면 남보다 우쭐거리고 싶고 으스대고 싶은 것이 인간의 본능이다. 인간이 생존을 유지하는 데는 세끼식사면 족하다. 그것이 값비싼 음식이든 싸구려 음식이든 관계치 않다. 생명유지를 위한 최소의 영양소만 섭취하면 살아가는 데는 아무런 지장이 없다.


인간이 기본적으로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의식주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서 그다지 많은 돈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그러나 인간은 기본적인 의식주 해결을 할 수 있음에도 더 많은 부를 원한다. 더 많은 부를 원한다는 것은 남의 욕망을 쟁취하여 빼앗아 가는 것이다. 정당한 방법이든 부당한 방법이든 지구상에 한정된 물자를 더 많이 갖기 위해, 부를 축적하기 위해 모두들 아귀다툼이다. 더 많은 부를 축적한다고 하여 생명이 연장되는 것도 아니요 사람이 달라지는 것도 아니다


태어나서 100세 시대 살아가면서 100년의 한정된 시간은 부자나 가난한 사람이나 똑같이 주어졌다. 돈을 주고도 생명은 살 수가 없다. 그러나 문제는 사람들은 부자가 되면 모든 것을 살 수 있다는 착각에 빠진다. 물론 가난한 사람보다야 가지고 싶은 것을 쉽고 재빠르게 가질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사랑, 우정, 인심, 생명 등은 아무리 돈이 많다한들 구입할 성질의 것이 아니다. 물론 조금은 남보다 쉽게 사랑, 우정, 인심을 얻을 수 있고 잘 먹고 많은 돈을 들여 뛰어난 의사를 고용하여 병을 쉽게 고쳐 생명을 연장할 수는 있을 것이다.

  

문제는 못 먹고 못 입고 부를 축적해나가는 어리석은 사람들이 많다. 자기는 아까워서 먹지도 못하고 좋은 옷을 사 입지도 못하고 평생을 돈 모으는데 인생을 허비하고 살다가 자식들에게 불로소득을 물려주게 되면 그 자식들은 서로 많이 갖겠다고 형제간에 우애를 저버리기가 쉽다. 그리고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재산은 자기의 노력이 들어 있지 않기 때문에 그 귀중한 값어치를 모르고 낭비하기가 쉽다. 옛말에 부자는 삼대 못 간다는 말이 있다. 본래 자녀가 부모의 재산을 제대로 지키지 못한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자기 노력으로 이룬 재물은 함부로 쓰기 마련이어서 얼마가지 못해 바닥이 드러나게 되는 법이다.

   

옛날 부자들은 자신만을 위해 재물을 쌓지 않았다. 자신만을 위한 사람은 얼마가지 못해 망했지만 나눔을 실천한 사람은 그 재물이 대대로 이어져 왔다. 재물보다는 재물을 모으는 방법과 지혜를 깨우쳐주어야 부자가 대를 이어 부를 축척할 수 있다. 재물을 가치 있게 씀으로써 주위 사람들로부터 인심도 얻고 존경을 받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높은 지위는 잠시뿐이다. 자기가 맡은 역할이 끝나면 본래로 돌아가야 하는 것이다. 높은 지위가 인격과 더불어 재물과 함께 해야 빛난다. 지위는 높으나 인격을 쌓지 못해 오만방자하면 제명대로 살지 못하고 비명횡사하거나 높은 지위를 인용해 부당한 방법으로 재물을 모으면 감옥에 가기 쉽다. 높은 지위에 오르면 그 지위에 맞는 행동을 하느냐 힘들다. 옛날 상놈이 양반을 돈으로 사서 갓 쓰고 정장하고 다니는 등 거추장스러운 양반 행세하기가 너무 피곤할 뿐이다


역할기대에 충실하려면 그에 맞게 바른 행동을 보여야 한다. 남이 볼 때는 겉으로 바른 행동을 하는 척하다가 남이 보지 않으면 본색을 드러내기가 쉽다. 그런 삶이 결코 행복할 수 없다. 역할기대는 그에 걸맞게 학식덕망 정신과 육체 모든 면에서 사회적인 귀감이 될 수 있을 정도의 양식이 있어야 겉과 속이 다르지 않는 삶을 살 수 있다. 제 실력이 못 되면서 억지로 빌붙어 높은 지위에 오르면 늘 불안하다. 자기보다 월등한 실력자가 두렵고, 자기의 옛날 과거를 아는 사람을 만나기가 두렵다


아무리 높은 지위라 하더라도 위선적인 삶을 살 수 밖에 없다. 차라리 그렇게 살아가려면 나물 먹고 청빈낙도로의 삶이 행복한 삶이 아닐까? 역할기대는 그 지위에 맞는 행동을 하라는 다른 사람의 압력이다. 그 무언의 압력감은 주체적인 삶을 살지 못하게 한다늘 불안하다. 쫓긴다. 죄를 짓지 않았는데도 불안하다. 아니다. 죄를 짓고 있는 것이다. 제 실력이 모자라 낙하산이나 아첨으로 높은 자리에 오르면 그 자리의 역할을 제대로 못해 눈에 보이지 않게 많은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은 당연하다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대형사건 뒤에는 반드시 역할기대에 충실하지 못한 함량미달의 지도자가 있다. 그런 지도자가 발붙일 수 없는 사회가 되어야 성숙된 민주주의국가가 되는 것이다. 함량미달의 지도자가 도처에 많을 때 그 역할기대 속에 고통스럽게 살고 있는 지도자가 측은하기만 하다. 높은 자리를 부러워하지 말라. 높은 자리에는 그만한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자유로운 삶을 살지 못하고 역할기대의 노예가 되는 불행한 삶이 어찌 자랑스럽게 보이겠는가? 역할기대를 폭력으로 착각하여 위용을 부리다가는 더욱 불행해진다. 모두 자신을 돌아볼 때이다.

 

[김관식 시인]

노산문학상 수상

백교문학상 대상 수상

김우종문학상 수상

황조근정 훈장

김관식 kks41900@naver.com

 

작성 2022.04.11 09:01 수정 2022.04.11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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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