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리아의 시간여행

8. 마이클 잭슨

수에나

 8. 마이클 잭슨

 

네버랜드에 온 걸 환영해. 재미있게 구경했어?”

마이클 잭슨이 우리를 반겼다.

안녕하세요. 마이클. 너무 재미있었어요. 다리가 다 아플 정도예요.”

 

우리는 마이클이 앉아 있는 참나무 아래로 들어섰다. 마이클은 선그라스를 낀 채 웃고 있었다.

 

어떤 것이 인상적이었어?” 마이클이 물었다.

동물원이 인상적이었어요. 우리는 여기서 코끼리를 처음 봤어요. 네버랜드에서 코끼리를 볼 줄은 생각도 못 했어요.”

 

맞아요. 동물원이 의외로 재미있었어요. 나는 동물원 구경을 안 해 봐서 처음 보는 동물이 많았어요. 그리고 코끼리가 그렇게 큰 동물인지 몰랐어요. 코끼리는 털이 없는 줄 알았는데 털도 있었어요.”

 

나도 신나서 말했다. 코끼리는 큰 덩치로 다른 동물을 압도하고 있었다.

너희들이 보아 온 동물 중에 코끼리가 가장 컸구나. 코끼리를 보기 전에 말을 먼저 봤더라면 말이 이렇게 크냐고 했을 거야. 우리가 보는 세계는 항상 그래. 새롭고 더 큰 세상을 보기 전에는 내가 봤던 것이 얼마나 작은 것인지 깨닫기 어려운 법이지.”

 

. 맞아요. 나는 마이클을 자택에서 만나기로 해서 큰 집 정도로만 생각하고 왔는데 동물원과 놀이동산도 있고 곳곳에 큰 수영장도 있어서 놀랐어요. 정원도 너무 멋지고요. 너무 넓고 크니까 집 같지 않아요. 나는 집이 이렇게 클 수도 있다는 걸 이제 알았어요.”

 

마이클의 저택은 내가 상상할 수 있는 범위를 한참 능가하는 규모다. 한 마을이라고 해도 충분할 정도로 넓다. 리아의 말에 마이클이 말했다.

 

사람이 누울 수 있는 공간은 아주 작은 면적이면 돼. 나무 위를 한번 볼래? 내가 저기에 누워서 하늘도 보고 노래도 부르며 쉬는 곳이야.”

 

참나무 가지 사이에 나무판자가 올려져 있었다. 나무판자 위에 올라가 누워있으면 자신만의 아늑한 장소가 될 법한 정겨운 오두막이었다.

 

저 정도 공간이면 자는 데는 문제가 없겠지. 그렇지만 사람이 잠만 자는 내 공간만 생각하면 안 되잖아. 이 저택을 만든 건 아이들과 함께 하기 위해서야. 나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세상을 만들려고 했어. 아이들은 평화롭고 안전한 곳에서 건강하게 자라야 해. 아이들이 정신적으로 결핍된 어른으로 성장하는 게 싫어. 어른들은 아이들이 철부지라고 여기지만 아이들은 그 나이에 맞는 생각을 하고 살 뿐이야. 어른처럼 복잡하게 꾸미지도 않지. 어른도 아이처럼 순수한 마음으로 살아간다면 세상은 지금보다 훨씬 평화로울 거야.”

 

그래서 저택에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을 만드신 거군요. 나는 마이클이 즐겁게 살기 위해서 이 많은 것들을 꾸민 줄 알았어요. 돈도 많이 버셨으니까 호화로운 생활을 하기 위해서라고요.”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알고 있어. 난 변명을 하고 싶지 않아. 직접 행동으로 보여주길 원하지. 말로는 못 할 게 없어. 하지만 행동으로 보여주려면 각고의 노력이 필수적이야. 물론 자기 희생도 감수해야 해. 세상에 거저 되는 법은 하나도 없어. 보이지 않는 곳에서 피땀을 흘려야 정당한 나 자신을 보여줄 수 있는 거야. 나의 진심과 진실한 자세는 앞으로도 변함 없을 거야. 특히 아이들에 대해서는 거짓이 없어야 해. 이건 어른들의 의무야.”

 

나는 마이클 잭슨에 대해 오해하고 있었다. 자신을 위한 호화로운 저택이라면 놀이기구나 동물원을 만들지는 않았을 것이다. 더구나 외부인의 출입을 반기지 않을 거니까 더욱 그랬을 것이다. 마이클의 저택은 어린이를 위해 준비된 저택이었다. 어린이를 대하는 그의 마음은 어린이만큼 순수해 보였다.

 

마이클은 어린이에 대한 생각이 뚜렷하네요. 어려서부터 노래를 해서 그런가요?” 리아가 물었다.

 

나는 5살 때부터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어. 그 건 내게 슬픈 일이야. 5살짜리가 가수가 된 것은 나를 위한 것이 아니었어. 내 의지도 전혀 없었는데 가수가 되었고 노래를 불러야 하는 어린이가 된 거지. 노래가 싫었던 것은 아니지만 어린이가 누려야 할 것을 빼앗긴 거였어. 그렇다고 그 시절을 후회한다는 건 아니야. 내 재능을 일찍 알아봐 준 건 고마워. 하지만 나의 어린 시절이 그다지 유쾌하지 않았던 건 맞아. 그래서 어린이를 존중해야 한다는 생각이 확고하게 자리잡은 거야.”

 

노래로 가득 찬 어린 시절을 보내셨네요. 아이 때는 또래들과 놀고 싶은 마음도 컸을 텐데요. 형제들이 모두 가수라서 다른 마음 먹기도 힘들었겠어요.”

 

그랬지. 아버지가 하라는 대로 할 수 밖에 없었지. 나이도 어렸고 위로는 형들만 있으니까 나는 하라는 대로 해야 하는 위치였어. 나는 기계 같이 움직여야 했고 자유를 잃어 버렸었어.”

 

마이클의 어린 시절 얘기를 들으니 10대 시절에 부른 Ben이 생각난다. 많이 듣지는 못했어도 어디선가 이 노래가 나오면 귀 기울여 듣곤 했었다. 내가 마이클에게 말했다.

 

마이클은 힘든 어린 시절, 유년시절을 보냈는데 노래에서는 아름다움이 느껴져요. 마이클이 예전에 불렀던 Ben을 정말 좋아해요. 목소리, 가사, 멜로디 모두 좋아해요.”

 

, BEN 정말 좋은 곡이지. 내가 14살 때 발표한 곡이야. 오랜만에 잠깐 불러 볼까?”

 

마이클이 흠흠 하며 성대를 가다듬었다. 나는 뜻 밖의 노래를 듣게 되자 자연스럽게 앉은 자세를 고쳐 앉았다.

 

~우리 두 사람 더 이상 다른 데 볼 필요 없어.

우리가 찾던 걸 찾았으니까.

나의 사람이라 부를만한 친구가 있으니

나 절대 외롭지 않아.

그리고 내 친구인 너도 알 거야.

정말로 친구를 얻었다는 걸.

~ 넌 항상 여기저기를 뛰어다녔어.

어디서든 널 원하는 곳이 없다고 느꼈지.

지난날을 뒤돌아보고

네가 발견한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넌 알아야 할 게 있어.

갈 곳이 있었다는 것을.

나는 늘 말해왔어.

나는 나라고.

지금은 우리야, 우리.

 

~ 모든 사람들이 네게 등을 돌려도

나는 그들이 하는 말을 듣지 않아.

그들은 나처럼 널 보지 않으니까.

그들도 노력하길 바래.

나는 그들도 다시 생각할거라고 확신해.

벤 같은 친구를 가진다면 말이야.

 

리아와 나는 박수를 쳤다. 마이클이 활짝 웃었다. 미성일 때 부른 곡인데 지금 들어도 너무 아름다웠다. 참나무 아래에 앉아 마이클의 노래를 들을 수 있어 행복하다는 생각 해 봤다.

 

너무 좋아요. 직접 들으니 전율이 느껴져요. 마이클은 천부적으로 타고난 목소리를 가진 게 맞네요. 다른 노래도 모두 좋은데 Billie Jean, Beat it, Thriller 이 곡을 만드실 때 어떤 특별한 노력을 기울인 게 있었나요? 이 노래는 전 지구인의 노래가 되었잖아요. 그래서 더 궁금해요.”

 

리아가 물었다.

 

나는 항상 최선을 다하는 자세로 음악에 몰두했어. 조금이라도 부족함이 있다고 느껴지면 바로 수정을 했지. 수백 번을 연습하고 수정하기를 반복해왔어. 나의 진실은 나의 노랫말과 리듬, 춤에 담겨 있어. 사람들이 나를 완벽주의자라고 하는데 틀린 말은 아니야. 내가 추구한 것은 완벽이라기 보다는 진정성이야. 나 자신이 진실한지 아닌지는 나만이 알아. 나는 자신에게 거짓된 언행으로 속이는 것을 아주 싫어해. 그래서 항상 대중들에게도 진실하게 대하려고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왔어. 때로는 내가 솔직해도 엉뚱한 오해를 불러오기도 해. 진심이 통하지 않는다고 화를 낼 필요는 없어. 어차피 그들은 나를 이상한 사람이라고 정해버렸으니까 내가 어떤 말을 해도 변명에 불과하거든. 내가 당당하게 나의 능력을 보여주는 것으로 대응해야 돼. 이것이 현명한 것이고 결과는 하늘에 맡겨야지. 나는 이 곡을 모든 사람들이 좋아하고 즐기기를 바랬어. 그만큼 열심히 준비했거든.”

 

충분히 가치를 인정받은 노래들에요. 얼마나 열정을 바치며 준비해 왔는지 마이클 이외의 사람들은 알지 못할 거에요. 사실, 저도 상상이 안 가거든요.”

 

그렇겠지. 음반을 준비할 때는 이를 악물었어. 내 모든 걸 걸고 몇 년을 준비했어. 나는 편견, 불신, 차별을 싫어해. 우리는 모두 동등한 인간이고 서로가 다른 점을 인정해야 한다고 생각해. 내가 가수로 활동하면서 많은 인기를 누렸지만 인종에 대한 차별에서는 벗어나지 못했어. 내가 검은 피부를 지녔다는 것 자체로 나의 존재가치가 낮다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려웠어. 이런 경험을 통해 내가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했었지. Thriller 음반은 이때의 내 마음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거야. 이런 차별에 대한 문제는 나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의 문제이고 어떤 식으로든 좋을 게 하나도 없어. 서로가 쓸데없는 에너지만 낭비하는 거고 상대방에게 상처만 입히는 나쁜 거라고 생각해. Billie Jean, Beat it의 가사도 잘 이해하면 좀 더 의미 전달이 잘 될 거야.”

 

아픔이 있는 곡인데 오히려 사람들이 열광했네요. 정말 아이러니해요.”

 

사람들이 좋아하니 앞으로 나갈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었어. 나는 대중 앞에 서는 가수잖아. 나를 아껴주는 팬들에게 실망을 안겨주면 나에 대한 불신을 갖게 되겠지. 나는 멈춰서는 안 돼. 내 경험으로 내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기 때문이야.”

 

마이클은 정신이 건강하신가 봐요. 시련이 생기면 힘들어서 포기하거나 좌절하고 비관하기 쉬운데 전혀 그렇지 않았어요. 성공한 노래가 많아서 유명인으로 살아 온 세월이 길어도 여전히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기도 하잖아요. 그럴 때마다 보란 듯이 새로운 곡을 발표하셨어요.”

 

마이클은 리아의 말에 잠시 뜸을 들였다. 마이클은 큰 사람이 될 만한 자격이 충분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자신의 아픔을 이겨내기도 힘든 건데 다른 사람의 아픔까지 아우르는 노래를 만들기 위해 얼마나 고심했을까? 리아는 마이클 잭슨에 대해 어느 정도는 알고 있다. 나는 노래 외에는 아는 게 없다. 마이클과 리아는 대화가 통하는 것 같았다. 나는 두 사람을 번갈아 보며 얘기를 들었다.

 

나는 신체적으로 건강한 편이 아니야. 나에 대한 오해의 시작이 내 병으로 시작된 게 속상했지. 몸도 좋지 않은데 나를 공격하는 수단으로 활용됐으니까. 나는 1984년부터 백반증을 앓아왔어. 검은 피부에서 시작된 백반증은 눈이 거슬릴 정도로 흉측하지. 대중 앞에 서야 하는 나로서는 보통 괴로운 게 아니었어. 그때부터 화장을 해야 했는데 이 역시 나를 괴롭히는 일이었지. 좋아서 하는 화장도 아니고 나의 병을 가리기 위한 화장인데다 두껍게 분을 발라야 했거든. 나에게 주어진 시련을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에 사로잡히면 한참을 괴로워했어. 내가 화장하고 무대에 서니까 또다시 나를 비하하는 사람들이 나타나더군. 마치 사냥감을 발견한 하이에나처럼 달려들었어. 마이클이 백인이 되고 싶어 안달 났다는 기사가 매일 쏟아져 나왔고 심지어 살해 위협까지 받게 되었어. 내가 병원 진단서까지 공개했는데도 비난은 수그러들지 않더군. 내 코 성형수술도 재미있는 가십거리로 화젯거리가 되었지. 영화 찍다가 코뼈가 부러져서 수술 받았는데 연골을 제거하는 바람에 여러 차례나 재수술을 받아야 했어. 수술 한 번 할 때마다 괴로웠는데 사람들은 코를 백인처럼 높이려 한다고 비난하더군. 나는 그럴 때마다 음악에 더 미쳐야 했어. 하나하나 대응할 수도 없었고 그럴 만큼 가치 있는 것도 아니었거든.”

 

마이클은 차별받는 인종인데 유명세가 더해지면서 공격의 대상이 되었나 보다. 어떤 나쁜 짓을 하지 않아도 이런 대우를 받는다면 살고 싶지 않을 만큼 괴로웠을 것이다. 내가 마이클에게 물었다.

 

마이클은 어린이를 위해서 선행도 부풀었고 좋은 노래를 만들기도 했는데 왜 비난할까요? 성공한 마이클을 질투해서 그런 건가요? 아니면 사람이란 원래 악해서 그런 걸까요?”

 

날 질투해서 그런 게 아니야. 날 건드리면 돈이 되거든. 사람들은 그걸 알고 행동하는 거야. 그들 방식에 맞는 돈벌이 수단으로 나를 이용하는 거지.”

 

마이클을 이용해서 돈을 번다고요? 난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요.”

 

방법은 많아. 내가 겪은 걸 말해주지. 먼저 나를 어떤 혐의가 있다고 고소를 하면서 합의금을 요구해. 내가 고소당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내 명예는 크게 실추되거든. 공인으로서 아주 치명적인 거야. 그들은 내가 혐의를 벗는 것보다 합의금을 받기원해서 고소를 하는 거야. 내가 아동성추행 혐의로 고소당한 것이 두 번이나 돼. 처음 고소당했을 때는 끝까지 가서 무죄를 받아내려고 했어. 그런데 처음 겪는 일이라 스트레스가 아주 극심해서 먼저 합의금을 주고 재판은 끝까지 해서 무죄를 받아냈어. 두 번째도 마찬가지로 무죄였지. 재판이 진행되는 몇 년간, 언론사는 서로 특종을 내려고 집요하게 파고들었어. 나와 상관없던 사람들은 그들에게 필요한 증인이 되어 한 몫을 챙기기도 하더라. 언론에서는 끊임없이 나를 의심하는 뉴스를 내보냈고, 특집 다큐멘터리까지 방송하니까 나는 정말 나쁜 놈이 되어버린 거야. 나의 이미지가 교활한 악마처럼 굳어져 버렸고 사람들은 그대로 믿어 버렸어. 나는 무죄를 받아냈지만 내 명예는 이미 회복 불가능할 정도로 파괴된 상태야. 거짓이 진실로 변해가는 과정은 의외로 쉬워. 반복적으로 포장만 한다면 거짓은 곧 진실로 둔갑하거든.”

 

듣기만 해도 벌써 소름이 돋네요. 어떻게 견뎌내셨어요? 힘든 세월을요?”

 

나는 책임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 가수로서, 공인으로서, 성공한 사람으로서, 성인으로서 사회와 인류에 책임을 다하는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어. 그러려면 내 본분을 잊어서는 안 되잖아. 세상이 날 욕해도 더 열심히 가수 활동을 하고 기부활동을 해야지. 나는 지금까지 그렇게 살아왔어.”

 

해외에서는 평가가 괜찮았어요? 기부도 엄청 많이 하고 있다는 뉴스도 봤었거든요. 좋지 않은 이미지를 탈피하려 한다는 비판도 있었지만 이런 건 거들떠보지도 않았어요. 이런 말은 유치하거든요.”

 

해외에서도 별반 다르지 않았어. 1996년에 한국 공연갔는데 나를 좋아하는 팬들도 있었지만 상당히 오해하고 있던 사람들도 있었어. 공연을 반대하던 단체는 나를 악마 숭배자, 퇴폐문화 전파자, 성범죄자라고 부르더군. 공연 티켓도 팔지 못하게 해서 공연장에 빈자리가 있었어. 이건 내 공연사에 유일하게 매진되지 않은 공연으로 남아있어. 나는 한국에 애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야. 그래서 1999년까지 매년 한국에 갔었지. 공연은 자선기금 마련과 남북평화기원이 목적이었어. 한국은 분단국가라서 평화에 대한 갈망이 큰 나라거든. 김대중대통령은 내 오랜 친구야. 그의 대통령취임식 때도 갔었어. 그도 평화주의자라서 나와 통하는 게 많았거든.”

 

마이클의 얘기를 듣다가 내 얼굴이 붉어졌다. 부끄러웠다. 누군가에 대한 편견은 갖기 쉽지만 그것을 벗어내려면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니 마이클에 대한 잘못된 정보가 태반이었나 보다. 내 앞에서 의연하게 옛 일을 얘기하는 그가 받았을 상처는 적지 않았을 것이다.

 

마이클이 다시 말을 이어갔다.

 

나는 건강한 정신의 세상이 열렸으면 해. 일그러지고 뒤틀린 것은 정상에서 멀어지는 거야. , 이 얘기를 하나 해 줘야겠군. 나를 따라다니는 파파라치가 참 많아. 그들에게는 직업이라고 봐야겠지. 그 사람들 나름대로 고생을 많이 하고 있어. 나의 일그러지고 화내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내려고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하거든. 이상하고 기괴한 사진일수록 값어치가 나가니까 정상적인 모습의 사진은 흥미가 없는 거야. 나의 망가진 상태를 환호하는 사람들이 있다 보니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거지. 나는 그들 때문에 사생활이 자유롭진 못해. 하지만 그 사람들이 살아가는 경제적인 수단이니까 이해하려고 하지. 어떤 땐 파파라치를 위해서 일부러 괴상한 표정을 짓기도 해.”

 

마이클이 눈살을 찌푸리는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Thriller 뮤직비디오에서 봤었던 좀비의 기괴한 표정도 여러 모습으로 보여줬다. 그리고는 소년처럼 밝게 웃었다.

 

좀 전에 말하던 건강한 정신은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거야. 조금씩이라도 마음이 아프지 않은 사람은 없잖아. 그러니 서로 위로하고 배려해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해. 너희들 Heal The World 알지?”

 

마이클의 물음에 리아가 대답했다.

 

, 알아요. 이 곡이 치유의 노래 맞아요?”

그래. 맞아. 이 노래 부를 줄 알아?”

 

리아가 부르지는 못한다고 하자 마이클이 조금 불러보겠다고 했다.

 

당신 마음속에 세상이 있어요.

난 알아요 그건 사랑이죠.

그리고 세상은 내일보다 더 밝아질 거예요.

그리고 당신이 정말 노력한다면

울 필요가 없다는 걸 알 거예요.

그곳에는 상처나 아픔이 없다는 걸 느낄 거예요.

당신이 삶을 아껴준다면 그곳에 갈 방법이 있어요.

작은 공간을 만들어 봐요.

더 나은 공간을 만들어 봐요.

세상을 치료해요.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봐요.

당신과 나를 위해

그리고 모든 사람들을 위해서요.

죽어가는 사람들이 있어요.

당신이 삶을 충분히 아껴준다면

더 나은 곳을 만들어 봐요.

당신과 나를 위해.

당신이 이유를 알고 싶다면

사랑은 거짓말 할 수 없어요.

사랑은 강해요.

오직 기쁨으로 가득 찬 선행만 있어요.

이 축복 속에서 우리가 노력한다면 느끼지 못하는 걸 볼 수 있어요.

무서움이나 두려움

우리는 그것이 엄습해오는 걸 멈추고 살아갈 수 있어요.

사랑은 언제나 우리를 성장시키기에 충분하니까요.

그러니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요.

더 나은 이곳을요.

 

마이클이 여기까지 부르다가 멈췄다. 자리가 숙연해지는 분위기였다. 우리는 늘 자신만을 생각하며 살아간다. 마이클의 노랫말은 함께 사랑의 힘으로 좋은 세상을 만들어 보자고 한다. Heal The World는 나 홀로 살아갈 수 없는 세상에서 모두 함께 아름답게 살아가자고 호소하는 노래이다.

 

사람들의 마음속에 따뜻한 온정이 차올랐으면 해. 한 사람의 사랑은 두 사람의 사랑이 되어 더 많은 사랑이 울려 퍼질 수 있게 하거든. 나는 사랑을 베풀라는 하나님의 명령을 받은 건 가봐.”

 

마이클이 웃으며 말했다. 사람은 가까이 해보고 나서야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는가 보다. 누군가로부터 들은 이야기, 남들이 하는 이야기로는 아무런 판단을 해서는 안 되겠다. 진실은 깊은 동굴 속에서 가만히 있을 뿐, 동굴 밖을 향해 큰소리를 치지는 않는다.

 

내가 한동안 활동을 하지 못했어. 그동안 많은 일들이 일어났었거든. 이제 다시 출발하려고 준비 중이야. 내게 오는 고난은 나를 굽히지 못했어. 나는 강하거든.”

, 그래요. 마이클은 강해요. 우리도 그런 마이클에게 감사해요.”

내년에 컴백 공연을 영국에서 할거야. 실재로는 1년도 남지 않았네. 우리 스텝 모두 정말 열심히 준비하고 있어. 내 팬들에게 멋진 공연 선물을 할거야. 그들은 남의 말보다 나의 말을 믿어준 사람들이고 내가 파멸의 길로 들어서지 않도록 지켜준 사람들이거든. 팬들을 다시 만나 그 동안 쌓여왔던 먼지들도 다 털어낼 작정이야. 영국 공연은 정말 기대돼.”

 

마이클의 얼굴이 밝았다. 미소년의 표정과 순수한 열정의 진심이 가득한 얼굴에서 빛이 나고 있었다. 마이클이 사랑스러웠다.

 

[수에나]

한국, 미국, 독일 20여 회 개인전

60여 회 그룹 전시 활동

미네소타 뉴욕 밀스 아트 리트릿 레지던시 활동

자하 갤러리 공모 전시 심사위원 역임

수에나 www.suena.creatorlink.net

 

작성 2022.04.21 10:25 수정 2022.04.21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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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