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로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계속되면서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가 또다시 최고치를 경신했다. 물가의 선행지표인 생산자물가가 석 달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소비자물가를 끌어올리는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건설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으로 이사를 하거나 봄맞이 집 단장을 계획하던 소비자가 체감하는 인테리어 비용이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욕실이나 주방 공사에 들어가는 자재와 인건비를 더한 총 시공 비용이 1년 만에 20~30%씩 뛰었다. 철거 공사와 폐기물 처리 같은 부수비용도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4~5년 전만 해도 인테리어 비용은 평당 100만원 정도였지만, 지금은 평당 130만~140만원, ‘올 수리’라 불리는 전면 공사의 경우 평당 200만원대 중반까지 올랐다.
보통 봄 가을 이사철은 인테리어 업계에서 ‘대목’으로 통한다. 하지만 최근엔 “매출이 늘어도 수익성이 떨어진다”고 하소연하는 사례가 많다. 경기도 용인의 한 인테리어 업체 사장은 “자재 가격이 가파르게 뛰는 것도 문제지만, 자재를 구하는 것 자체가 어려워졌다”며 “공사 계약을 따고도 자재를 못 구해 포기하는 경우도 간혹 있다”고 말했다. 성남에서 부엌 인테리어 업체를 운영 중인 A씨는 “자재비가 급등한 탓에 매출은 30% 정도 늘었는데 이익은 절반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부품 공급 대란의 후폭풍이 산업 전반을 강타하고 있다. 건설업계에서는 시멘트·골재·철근·레미콘 가격 등이 줄줄이 인상되면서 아파트 기본형 건축비가 인상하는 등 분양가가 상승할 조짐이다. 기존 구축 아파트값까지 덩달아 인테리어 비용 상승 여파로 오르고 있다.
공인중개업계에서는 신축 아파트(1~5년)의 경우 건자재 가격 인상과 함께 아파트 공사 지연 등이 이뤄지면서 새 아파트 입주 전망이 불투명해지자 매도인이 가격을 올려받는 것으로 보고 있다. 구축 아파트 역시 재료 가격 인상에 따른 인테리어 비용이 증가하면서 내부 수리가 된 매물을 중심으로 가격이 오르고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서울과 주요 광역시의 3.3㎡당 평균 매매가는 1년 전보다 모두 상승했다. 서울 아파트의 3.3㎡당 평균 매매가는 5816만 원으로 1년 전(5326만 원)보다 11% 올랐다. 인천이 24%로 상승률이 가장 높았고 부산과 대전도 상승률이 10%를 웃돌았다.
최근 시멘트뿐만 아니라 철근과 콘크리트 등 원자재값이 일제히 오르면서 정부가 기본형 건축비 추가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