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4월 27일자 미주판 한국일보 오피니언 [전망대] 칼럼 '전쟁에 관한 기억투쟁을' 필자 김용현 한민족 평화연구소장은 이렇게 밝혔다.
몇해 전 베를린에서 열린 ‘분단 한반도와 독일통일’이라는 주제의 포럼에 참가했던 길에 기차로 2시간 걸려 엘베 강 유역의 역사도시 드레스덴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2차 대전이 끝나갈 무렵인 1945년 2월13일, 미국과 영국 연합국 측이 승전의 고삐를 쥐기 위해 단시간에 무차별 폭격작전을 감행했던 도시다.
처칠 수상과 의기투합한 영국군 아서 해리스 사령관 휘하의 폭격기는 불과 이틀에 걸쳐 도시의 90%를 파괴하고 민간인 10만 명 이상을 사망케 하면서 아름다운 이 도시를 순식간에 불바다로 만들고 말았다. 독일인들은 이 끔찍한 사건을 기억하기 위해 주요시설의 불탄 자리를 그대로 보관하고 있었는데 다만 바로크 양식의 상징인 성모 교회만은 15년에 걸쳐 복원했다. 당시 미국도 폭격에 가담하기는 했지만 민간인 거주 지역에는 폭격을 자제했다고 한다.
나 역시 중학교 2학년에 올라가 6.25를 맞아 한강 다리들이 다 끊겨 피난도 못가고 서울에서 9.28 수복 때까지 있으면서 수많은 폭격과 연합군의 인천상륙작전 때는 또 수많은 함포사격으로 살상되는 무수한 남녀노소 민간인 희생자들을 내 주위에서 목격했다.
자, 이제, 지난 2020년 8월 18일자 코스미안뉴스에 올린 우생의 컬럼 [김원웅 광복회 회장님께 드리는 글]을 통해 우리 더 좀 거시적으로 근본적인 해법을 찾아보자.
안녕하십니까.
국민 통합의 계기가 돼야 했을 75주년 광복절 경축식 기념사에서 ‘친일 인사 국립현충원 파묘’와 ‘친일청산’을 강조하시면서 이승만 대통령을 “이승만(전 대통령의 직함도 생략한 채)이 친일파와 결탁했고 민족반역자(안익태 선생)가 작곡한 노래(애국가)를 국가로 정한 나라는 전 세계에서 대한민국 한 나라 뿐”이라고 하셨다는 보도에 경악(驚愕)을 금치 못해 해외에 거주하는 한국인으로 이렇게 몇 자 적습니다.
"인생은 짧다, 열심히 놀라.”
이 같은 광고 간판 문안이 몇 년 전 눈에 띄었습니다. 차를 타고 고속도로를 지나가는데 한국에서 만들어진 한국산인데도 영국 국기 그림을 붙인 영국 상표 리복(REEBOK) 운동화를 선전하는 것이었습니다. 한국산이라면 한국 상표를 달아야지 왜 굳이 외국 상표를 달아야만 할까. 혼자 잠시 생각했었지요.
그건 그렇고, 이 광고문구 그대로 놀기도, 살기도 바쁜 인생이고 세상인데, 우리 이제 제발 잠꼬대 같은 헛소리를 그만 좀 할 수 없을까 해서입니다. 30여 년 전 언젠가 서울대 남궁호경(南宮鎬卿) 법학 교수는 서울대학보 ‘대학신문’에 기고한 글을 통해 아래와 같이 주장했습니다.
“대학가의 인공기(人共旗) 게양을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보기 어렵다”고 “학생들의 행위는 북한의 실체를 인정, 남과 북이 대등하게 한 민족국가를 이루어야 한다는 주장을 단순히 인공기라는 도형의 형태로 표현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이는 헌법상 명시된 표현의 자유에 해당하는 행위”로서 “평양냉면을 만들어 먹었다거나 북한에서 유행하는 헤어스타일을 따랐다고 해서 문제 삼을 수 없듯이 국가보안법상 찬양 동조의 대상은 국가를 변란할 목적으로 하는 활동에만 해당하며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을 초래하지 않는 한 처벌할 수 없다.” 따라서 “남북합의서 교환 이후 북한의 국호가 공식적으로 불리는 상황에서 학생들이 인공기를 내걸어 북한의 실체를 인정했다는 점을 놓고 실정법 위반으로 보는 것은 무리다.”
눈 딱 감고 보지 아니하면, 안 보면 북한의 존재가 당장 없어지기라도 한다는 뜻으로 보지 ‘보’ 자(字)에다 안 보지 ‘안’ 자를 갖다 붙여 소위 ‘보안법’이란 것이 만들어진 것이 아닐까 혼자 속으로 중얼거렸었지요. 1960년대 젊은 날 제가 한때 서울에서 영자신문 코리아타임스 법원 출입 기자로 뛸 때 당시 피카소 크레용 제조업자가 반공법 위반으로 입건된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 사유인즉 스페인 화가 파블로 피카소(Pablo Picasso 1881-1973)가 좌경(左傾)이기 때문이란 말에 나는 담당 검사에게 이렇게 항의해 본 일이 있습니다.
“아니, 그렇다면 같은 한반도에서 남한에 사는 우리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북한에 사는 우리 동포들이 마시는 공기를 같이 마시니까 또한 반공법 위반으로 걸려야 되는 게 아니냐? 그럴 경우 ‘반공법’의 ‘공(共)’ 자(字)를 공중에 자유롭게 떠도는 공기 ‘공(空)’ 자로 바꿔 써야 하지 않겠는가?!”
하기는 수많은 우리나라 애국자들을 때려잡던 일제 앞잡이 ‘사냥개들’의 버릇을 그대로 이어받아 부정부패한 독재정권의 시녀(侍女)나 졸개 노릇을 해온 것이 한국의 일부 공안 판-검사와 경찰 아니었습니까.
생각해보면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로 역대 집권자들이 국민 위에 깔고 앉아 국민의 숨통을 조여 온 ‘반공법’과 ‘국가보안법’ 이란 방석이 저 한때 한국사회의 물의를 빚었던 사교(邪敎) 용화교(龍華敎) 교주 서백일(본명 한춘 1893-1966)이 수 많은 여신도들을 농락 겁탈하고 그들로부터 뽑은 음모(陰毛)로 만들어 즐겨 깔고 앉았었다는 ‘음모(陰毛) 방석’과 다를 바 없는 또 다른 ‘음모(陰謀) 방석’이 아니었습니까. 북한의 ‘김일성/김정일/김정은교(敎)’ 교주들은 말할 것도 없이 말입니다.
1993년 개봉된 작가 이청준의 소설을 영화로 각색한 임권택 감독의 ‘서편제’를 저도 한국 방문 중 서울의 단성사에서 보았습니다. 때마침 종로 3가에서 데모대와 대치 중인 경찰이 쏘는 최루탄 가스로 눈물 콧물 흘려가면서. 아름다운 우리나라 산천을 배경으로 전개되는 이야기는 너무도 감동적이었습니다.
예부터 우리는 자자손손 대대로 가슴 속에 깊은 한(恨)을 품고 살아온 민족이라고 하지요. 그래서 개인이고 민족이고 간에 한을 품어야 판소리 같은 소리가 나올 수 있는 것인지 모르겠습 니다. 우리말 사전에 보면 한할 한, 뉘우칠 한(恨) 자(字)는 한사(恨事), 유한(遺恨), 원한(怨恨), 다정유한(多情有恨)이라고, 원한을 품거나 유감으로 생각한다든가 회한(悔恨)이라 할 때처럼 뉘우치고 애석하게 여겨 후회한다는 뜻인데, 생각해보면 과거지향적으로 매우 부정적이고 건강하지 못한 감정인 것 같습니다.
미래지향적으로 진취적인 꿈을 꾸는 희망이란 단어와 대비해 볼 때, 마치 흐르지 못하고 고여 썩는 물밑에 가라앉은 앙금 찌꺼기 같은 것이 아닐런지요. 그러나 ‘서편제’가 주는 아니 이 영화에서 내가 받은 한 가지 교훈은 한 사람의 소리꾼으로서도 그야말로 소리꾼 ‘명창(名唱)이 되려면 한(恨)을 그대로 품고 있어서는 안 되고 그 한을 뛰어넘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2013년 91세로 타계한 개리 데이비스(Garry Davis 1921-2013)는 1948년 5월 25일 파리 주재 미국대사관에 나타나 그의 미국시민권을 포기 반납했습니다. 그 후로 ‘세계시민’으로 자신이 만든 ‘세계여권’ 제1호를 소지하고 65년 동안 ‘한 세계 (One World)’ 운동을 벌여 왔습니다. 수많은 나라를 여행하면서 입국을 거절당하기도 하고, 체포되어 감금되거나 추방당하기도 하면서. 그의 주장은 단순 명료했습니다. ‘국가’라는 나라들이 없다면 전쟁도 없을 거라는 것이었습니다.
“나는 나라 없는 사람이 아니고 다만 국적 없는 사람”이라며 1953년 ‘세계시민들의 세계정부(World Government of World Citizens)’를 창설 설립해 세계여권, 세계시민증, 출생신고서, 결혼증명서, 우표와 화폐까지 발행해 왔습니다. 에스페란토(Esperanto)를 비롯해 7개 언어로 된 이 세계여권(World Passport)은 현재로선 부르키나 파소(Burkina Faso), 에콰도르 (Ecuador), 모리타니아(Mauritania), 탄자니아 (Tanzania), 토고(Togo) 그리고 잠비아(Zambia), 이렇게 6개국에서 공식적으로 이 여권을 인정하고 기타 185개국에서 경우에 때라 개별적으로(case by case) 존중해 주고 있답니다.
이 ‘한 세계(One World)’ 운동 지지자들 가운데는 알버트 아이슈타인(Albert Einstein1879-1955), 알베르 카뮈(Albert Camus 1913-1960), 장-폴 사르트르(Jean-Paul 1905-1980) 등 지식층이 많지만 많은 안락의자 이론가(armchair theorist)와 달리 그는 평생토록 자신의 믿음과 생각을 몸소 실천 실행에 옮긴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90세에도 안주하지 않고 2012년 당시 런던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에서 ‘동면(冬眠 holed up)’하고 있는 ‘위키릭스 (WikiLeaks)’의 창설자 줄리안 어산지(Julian Assange)에게 그의 명의로 발급된 세계여권을 전달했고 2013년 그가 임종하기 몇 주 전엔 러시아 정부 당국을 통해 미국의 스파이 정탐법 (espionage laws)을 위반한 혐의로 도피 중인 전(前) 미국 국가 안전요원(the fugitive former national security contractor) 에드워드 제이 스노든(Edward J. Snowden)에게 그의 세계여권을 발송했다고 합니다.
그는 노년에도 세계 각국 대학을 순방하면서 ‘한 세계(One World)’ 운동에 대해 강연하고 집필활동을 계속했습니다. 다음은 그가 1990년 일본의 영자신문 ‘일간 요미우리(The Daily Yomiuri)’와의 인터뷰에서 한 말입니다.
“국가라는 나라(The nation-state)는 무질서와 혼돈을 영속화하는 정치적인 허구이고 전쟁의 싹을 틔우는 터(The nation-state is a political fiction which perpetuates anarchy and is the breeding ground of war)”이며 “국가에 대한 충성은 합의 집단 자살 행위이다. (Allegiance to a nation is a collective suicide pact.)”
개리 데이브스 씨의 하나로 통일된 지구촌에 대한 열망은 아주 어린 나이에 싹텄다고 합니다. 유복한 가정에 태어나 자라면서 누리는 여러 가지 혜택과 특혜를 불편하게 느꼈었고 제2차 세계대전 때 타고 있던 해군 구축함이 이탈리아 연안에서 독일 잠수함의 공격을 받고 침몰해 그의 형이 전사하고 그 자신이 B-17 폭격기 조종사로 겪은 그의 전시 경험에서 촉발되었다고 합니다. 1961년 출간된 그의 회고록 “세계가 내 나라다 (The World Is My Country) [후에 책 제목이 ‘내 나라는 세계다(My Country Is the World)’로 수정되었음]에서 그는 이렇게 회고합니다.
“독일 브란덴부르크 상공으로 첫 출격 이후 나는 양심의 격통을 느꼈다. (I felt pangs of conscience.) 내가 얼마나 많은 폭탄을 투하했나? 얼마나 많은 남자, 여자와 어린이들을 내가 살상 했나? 다른 방법은 없었을까? 나 자신에게 계속 반문했다. (How many bombs had I dropped? How many men, women and children had I murdered? Wasn’t there another way? I kept asking myself.)”
그가 찾은 또 다른 길이란 (the another way) 국가 간의 국경을 없앰으로써 분쟁과 충돌을 없애자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길이란 바로 우리 모두 우주 나그네 우주인 코스미안의 길이라고 나는 생각합니다.
‘글’이란 그리움이 준말, 절절한 숨 기(氣)가 절로 응축된 것, 그렇게 ‘그리는 그림이나 글’이란 ‘인생’이란 화폭에 ‘삶’이란 붓으로 ‘사랑’의 피와 땀 그리고 눈물로 쓰는 것이라고 나는 믿습니다. ‘사랑,’ ‘죽음,’ ‘가슴,’ ‘눈물,’ 그리고 ‘안녕’이란 다섯 단어만 알면 오페라를 이해할 수 있다고 그 누군가가 일찍이 말했듯이, 진정코 ‘노래’란 목소리, 손짓, 발짓으로 부르는 것이라기보다 넋소리 몸짓 마음짓으로 ‘가슴 뛰는 대로’ 부르는 것으로, 이것은 미치도록 사무치는 ‘그리움’으로 쓰는 ‘글,’ ‘사랑의 숨’ 찬 ‘숨소리,’ ‘삶의 노래’가 될 것입니다. 극히 외람되나마 아래와 같은 우생의 즉흥적인 졸시(拙詩)를 김원웅 회장님과 나누고 싶습니다.
너는 너의 마음대로 도는 너의 ‘마돈너’ 춤을
나는 나의 마음대로 도는 나의 ‘마돈나’ 춤을
우리 같이 추어 볼거나.
암흑과 혼돈, 전쟁과 분단
분열과 파탄, 이별과 이혼
심신부조화, 영육불일치의
카오스적 시대 졸업하고서
밝고 아름다운 통일과 화합
평화와 사랑의 천지창조로
새로운 코스미안의 시대를
우리 각자 가슴 속에 열어
코스모스 만발한 지구촌
우리 모두 사랑하는 가슴
‘사슴’ 같이 ‘노루’ 같이
뛰어 놀거나
‘모두 다 나’의 ‘모다나’ 춤
‘모두 다 너’의 ‘모다너’ 춤
우리 함께 추어 볼거나
하늘하늘 하늘이 돌도록
땅 땅 땅이 다 꺼지도록
삼국유사에 나오는 ‘만파식적(萬波息笛)’ 이야기가 있지요. 신라의 신문왕(神文王)은 삼국을 통일한 문무왕(文武王)의 아들로 신문왕 때 동해에 있는 거북 형상의 작은 산 하나가 왜병을 진압하기 위해 지었다는 절 감은사를 향해 왔다 갔다 움직였다고 합니다. 이에 왕이 배를 타고 그 산으로 들어가니 용이 검은 옥대를 바쳤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산에는 대나무가 하나 있었는데 낮에는 둘이 되었다가 밤에는 하나가 되는 기인한 일이 있었다고 합니다. 이에 왕이 용에게 물으니 용의 대답이 해룡(海龍)이 된 문무왕과 천신이 된 김유신 장군이 마음을 합쳐 왕께 보낸 보물이 바로 낮에는 벌어지고 밤에는 합쳐지는 대나무였다고 말을 했답니다. 이 대나무로 만든 피리가 만파식적으로 하늘과 바다와 땅이 만나 세상을 평안하게 하는 선물을 준 것이랍니다. 그리고 삼국유사에 따르면 이 피리를 불면 적병이 물러나고 병이 나으며 가물 때는 비가 오고 비가 올 때는 맑아지고 바람은 가라앉고 물결은 평온하였다고 합니다. 그리하여 이 피리를 만파식적이라 부르고 국보로 삼았다는 이야기입니다. 용이 한 말 중에서 흥미로운 것은 왕이 소리로써 세상을 다스리게 될 것이라 한 점입니다. 그것도 나누는 소리가 아니라 합해진 소리로 세상을 화평하게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만파식적’ 이야기는 2020년 8월 17일자 미주판 중앙일보 오피니언 페이지에 실린 조현용 경희대학교 교수 <아름다운 우리말> 칼럼 글 ‘피리를 불어라’ 그 일부를 원용(援用)한 것임)
‘남태평양 이야기,’ ‘하와이,’ ‘이베리아,’ ‘알라스카, ‘커리비언’ 등 많은 작품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독자를 갖고있는 미국의 인기 작가 제임스 미치너(James A. Michener1907-1997)는 1992년 출간된 그의 회고록에 ‘세계가 내 (고향) 집이다(The World Is My Home: A Memoir)’라는 제목을 달았습니다.
영국 사람으로 태어났으나 미국 국부의 한 사람인 벤자민 프랭클린( Benjamin Franklin 1706-1790)의 권유로 미국으로 건너와 1776년 ‘상식(Common Sense)’이란 팜플렛을 비롯 일련의 책자를 집필 발행, 영국에 저항해서 미국의 독립을 쟁취할 것을 선동, 격려했으며 프랑스 혁명에도 관여했고, 노예제도에 반대하고 여성의 해방을 주창한 토마스 페인(Thomas Paine 1737-1809)이 기독교와 성서를 비판 공격한 그의 저서 ‘이성(理性)의 시대(The Age of Reason, 1794)’에서 그는 이렇게 천명(闡明)합니다.
“세계가 내 나라이고, 온 인류가 내 형제이며, 선행을 하는 것이 내 종교다. (The World is my country, all mankind are my brethren, and to do good is my religion.)”
“나는 한 하나님 이상을 믿지 않고, 이 세상 삶 너머 (다음 생)의 행복을 희망한다. 나는 모든 인간의 평등을 믿고, 우리의 종교적인 의무는 (사회) 정의를 구현하고, 사랑과 자비를 베풀어 모든 피조물의 행복을 도모하는 것이라고 믿는다. (I believe in one God, and no more; and I hope for happiness beyond this life. I believe in the equality of humans; and I believe that religious duties consist in doing justice, loving mercy, and endeavoring to make our fellow creatures happy.”
몇 년 전 백인 아버지와 흑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14세의 소녀 마힌 루츠 양이 미국 북 캐롤라이나주(州) 그린즈버러에 있는 페이지고등학교에 입학하려는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입학 등록 서류 양식의 인종란을 공백으로 놔두었다고 학교 측에서 등록을 시켜주지 않고 인종란을 반드시 기재하라는 것이었습니다. 미 교육성에서 모든 공립학교로부터 학생들의 인종에 관한 자료를 요구하기 때문이라면서.
그러나 마힌은 인종란에 기재할 것을 거부했습니다. 마힌과 양친은 다 미국 태생으로 바하이교를 신봉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다 같은 우리 지구촌 한 인간 가족의 일원일 뿐이라고 우리는 굳게 믿기 때문에 인종이라면 오직 하나 곧 인류 밖에 없다”고 이들은 주장했습니다. 하는 수 없이 학교측에서는 잠정적으로 마힌의 입학등록을 받아 놓고 워싱턴으로부터 혼혈아의 인종 구별에 대한 정부 당국의 새 규정과 지침이 시달되기를 기다리고 있다는 신문 보도였습니다. 이야말로 사해동포주의(四海同胞主義)를 실천궁행하는 것으로 이러한 사람들이 바하이 신도들, 곧 코스미안들일 것입니다.
이들은 하느님은 한 분 뿐이고, 세상을 어떤 특정 선민만을 위해서가 아니고 모든 사람을 위해 창조하셨다고 믿습니다. 또 이들은 우리가 인종과 국적과 남녀성별 그리고 종교를 초월해서 서로 눈에 보이는 이웃을 섬기는 것이 곧 눈에 보이지 않는 하느님을 섬기는 것이라 믿는답니다. 이 바하이교는 문(門)이라는 뜻의 ‘밥(Bab)’이라 불린 창시자가 1844년부터 전파해 하느님의 영광이란 뜻의 ‘바하울라(Bahaulah 1817-1892)’라고 불린 ‘밥’의 후계자 후세인 알라의 가르침을 따르나 어떤 고정된 의식도 성직자도 따로 없다고 합니다.
어쩌면 이와 같은 ‘바하이’교(敎)를 우리말로 바다 ‘바’ 자(字)에다 또 바다 (하이가 준) 해(海) 자(字) ‘바다’ 종교라 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왜냐하면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물의 고향은 바다 아니 우주 코스모스바다라고 할 수 있을 테니까요. 아, 그래서인지, 우리는 언제나 바다를 그리는 향수에 젖어 저 아득히 멀고 먼 태곳적 파도 소리를 듣고 있나 봅니다. 끝으로 제가 나이 열 살 때 지은 이 동시를 또한 김원웅 회장님과 나누고 싶어 옮겨 봅니다.
바다
영원과 무한과 절대를 상징하는
신(神)의 자비로운 품에
뛰어든 인생이련만
어이 이다지도 고달플까.
애수에 찬 갈매기의 꿈은
정녕 출렁이는 파도 속에 있으리라.
인간의 마음아 바다가 되어라.
내 마음 바다가 되어라.
태양의 정열과 창공의 희망을 지닌
바다의 마음이 무척 그립다.
순진무구한 동심과 진정한 모성애 간직한
바다의 품이 마냥 그립다.
비록 한 방울의 물이로되
흘러흘러 바다로 간다.
The Sea
Thou,
Symbolizing
Eternity, infinity, and the absolute
Art God.
How agonizing a spectacle
Is life in blindness
Tumbled into Thy callous cart
To be such a dreamy sod!
A dreamland of the gull
Of sorrow and loneliness full
Where would it be?
Beyond mortal reach would it be?
May humanity be
A sea of compassion!
My heart itself be
A sea of communion!
I envy Thy heart
Containing passions of the sun
And fantasies of the sky.
I long for Thy bosom
Nursing childlike enthusiasm
And all-embracing mother nature.
Although a drop of water,
It trickles into the sea.
망언다사(妄言多謝)
[이태상]
서울대학교 졸업
코리아타임즈 기자
합동통신사 해외부 기자
미국출판사 Prentice-Hall 한국/영국 대표
오랫동안 철학에 몰두하면서
신인류 ‘코스미안’사상 창시
1230ts@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