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리아의 시간여행

10. 라임의 왕비

수에나

10. 라임의 왕비


다랑은 사령부에 전투 상황에 대해 보고했다. 보고가 끝나자 리아에게 말했다.

조금만 기다려봐. 사령부에서 폐하께 보고가 끝나면 바로 연결하실 거야. 폐하께서 걱정하실 거니까 직접 인사 드려야지.”

다랑의 말은 영상을 통해 라임의 폐하와 인사한다는 것이다. 라임의 왕은 어떤 모습일까? 이것도 영광스러운 일이겠다 싶었다. 리아를 만난 이후부터 내겐 보통 사람들이 경험할 수 없는 일들이 많았다. 잠시 생각에 빠졌는데 화면이 바뀌더니 부부의 모습이 나타났다.

엄마! 리아예요. 그 동안 잘 지내셨죠? 나는 여행 잘 마쳤어요.”

리아야 반가워. 엄마 아빠는 잘 있단다. 다랑 사령관님과 함께 하니까 걱정은 안 했지만 계속 궁금 했단다. 안드로이드와 전투를 벌였다고 들었다. 네가 자랑스럽구나. 다랑 사령관님도 안녕하시지?”

. 다랑 사령관님 덕분에 지구여행, 전투까지 잘 해낼 수 있었어요. 옆에 다랑 사령관님 계세요. 잠시만요.”

다랑입니다. 언제나 각별히 배려해 주셔서 이번 여정도 잘 마쳤습니다. 공주님은 훌륭한 부사령관 역할을 다했습니다. 역시 공주님다웠습니다.”

사령관님, 과찬입니다. 훈련부터 비행사 임관까지 사령관님 역할이 전부였지요.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오시면 궁으로 초대하겠습니다. 그곳 일은 잘 마무리 되었나요? 이제 바로 출발하시나요?”

아닙니다. 전투 과정에서 우리 비행선의 원자로에 문제가 생겨서 3시간 뒤에 출발할 수 있습니다. 비행에 다른 문제는 없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렇군요. 귀행까지 무사히 마치시기 바랍니다.”

다랑이 거수경례를 했다. 나는 지금 어리둥절하다.

라임의 왕은 리아 아빠인 거야? 엄마는 왕비고? 그럼 리아는 공주였던 거였어?’

리아 아빠, 그러니까 폐하께서 말씀하셨다.

리아야, 지구여행은 힘들 수도 있고 쉬울 수도 있어. 중요한 것은 그 여행에서 깨달은 것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인지하는 것이란다. 그래야 그 가치를 너의 주변에 나눌 수 있거든. 이제부터는 너의 인생을 개척해 나가는 단계에 와 있어. 라임으로 돌아오면 정식으로 출발점에 서는 선수가 되는 거야. 끝까지 멋지게 해내길 바래.”

. 지구여행까지 마칠 수 있었던 건 여러 사람들의 수고가 있어서 가능한 거였어요. 잊지 않고 있을게요. 마음 가짐도 새롭게 할거고요. 무엇보다 라임의 국민들에게 모범이 되는 왕가의 전투비행사 역할을 충실히 해낼게요. 그게 저의 의무잖아요.”

그래. 맞다. 너는 잘 해낼 수 있으리라 믿어. 아빠, 엄마도 널 항상 믿고 있단다.”

리아 아빠의 말투는 의젓하면서도 기품이 있었다. 역시 왕은 말투부터 다른가 보다. 엄마인 왕비도 우아하게 보였다.

너의 지구여행이 보람 있었던 것 같아 기쁘구나. 나는 가보고 싶어도 갈 기회가 없었는데 리아가 지구 여행을 하다니 내가 그곳에 있는 것처럼 즐겁구나. 돌아오면 보고 느낀 것 얘기 많이 해줘야 한다. 알았지?”

. 엄마에게 신기한 얘기 많이 해 드릴게요. 기대하세요.”

기대할게. 그리고 함께 여행을 했던 분과는 괜찮았니?”

아주 좋았어요. 우리 서로 정이 많이 들었어요. 곧 지구를 떠나는 게 아쉬워서 아직 같이 있어요. 우리에겐 세 시간이 남아 있거든요.”

리아가 내 어깨를 끌어안으며 말했다.

이름이 주연이에요. 보이죠? 저하고도 살짝 닮은 거 같아요.”

그래 둘이 그러고 있으니 닮은 데가 있어 보이네. 이름이 주연이야?”

왕비가 우리를 좀 더 가까이 보는지 얼굴이 크게 보였다.

. 주연이요. 아주 멋진 사람이에요. 자신은 그렇지 않다고 하는데 사실이 아니에요. 그냥 겸손해서 그래요. 지구여행 내내 함께 했으니까 잘 알죠.”

리아의 말에 부끄러웠다. 나는 전혀 그렇지 않은 것 같은데 나를 멋지게 봐 주고 있는 것이다. 왕비는 내게 물어왔다. 누구와 살고 있었는지, 사는 곳은 어디였는지. 나는 과거로 돌아가서 할머니를 만났던 일을 얘기했다. 나의 기억은 고아원 시절 이후뿐이라 아는 거라고는 할머니에게 들은 것이 전부라고 했다.

그렇게 널 키워주셨구나. 그럼 할머니 성함은 알고 있니?”

나는 순간, 아차 싶었다. 나를 키워주신 분의 이름을 모르고 있다는 것을 이제야 깨달은 것이다. 계속 할머니라고만 불렀을 뿐 이름 석자를 여쭤보지 않았던 것이다. 왕비는 내가 리아의 친구라는 이유로 나에게 관심을 가져주시는데 나란 사람은 어떻게 할머니 성함도 모르고 있었단 말인가! 스스로 한심스러웠다.

엄마, 우리가 할머니를 만났을 때 성함을 여쭈어 보지 못했어요. 주연이 너무 맘 아프니까 다른 얘기 하세요.”

리아가 내 표정을 살폈다. 나는 입술을 깨물었다.

아니야. 내가 너무 잘못한 일이야. 왕비님, 제가 부족한 게 많아서 그랬어요. 죄송합니다. 리아가 여길 떠나고 나면 꼭 할머니 계신 요양원으로 찾아 갈 거예요. 세월이 흘렀지만 아직 살아계실 수도 있고 혹 그렇지 않더라도 제 도리를 다 하고 싶어요.”

그래. 그래. 그렇게 하면 되니까 너무 속상해 하지 않아도 돼. 내가 하나만 더 물어보고 싶은데 괜찮겠니?”

. 왕비님.”

돌아가신 엄마의 직업이 무엇이었는지 들은 게 있니?”

공군 조종사였다고 들었어요. 할머니 말씀은 아주 유능하신 분이셨대요. 할머니는 엄마 칭찬을 많이 하셨어요. 그리워하시기도 했고요.”

왕비는 가만히 내 얘기만 들으셨다. 리아도 할머니에게 들었던 엄마 이야기를 더 보태줬다. 왕비는 폐하에게 뭐라 작은 목소리로 속삭인다. 그러자 폐하가 말씀하셨다.

주연아? 너의 목을 보여 줄 수 있겠니?”

폐하의 말에 조심스럽게 등을 돌려 목이 보이도록 했다. 몇 초가 흘렀다. 리아가 내 등을 톡톡 건드리며 이제 됐다고 알려줬다. 나는 다시 화면으로 시선을 고정했다. 왕비는 안 보이고 폐하가 말씀하신다.

내가 지금부터 이야기를 하나 할거야. 너희에게 아주 중요한 이야기니까 잘 들어야 돼. 라임 왕가의 전통에 따라 나도 전투비행사로 근무했었어. 안드로이드와의 전투에 참여하다가 지구 여행 사령관으로 발령을 받았지. 지구 여행 사령관을 몇 년 지내고 마지막 임무 때였어. 우리 부대의 지구 여행이 끝나고 귀행을 할 때 지구의 전쟁 지역을 통과하게 되었어. 하늘에는 미사일이 자주 날아다녔는데 우리와는 관계 없었지. 비행선이 미사일 보다 빨라서 손 쉽게 피할 수 있었거든. 그런데 지구의 전투기는 달랐어. 미사일이 전투기를 따라 잡는 일이 비일비재했었지.

그 날 내 비행선은 수직으로 상승 중이었어. 그 때 바로 위쪽에서 미사일을 피하던 전투기가 내 비행선의 기압으로 미사일 방향으로 밀리게 되었어. 전투기는 조종석 부근에 미사일을 맞아버렸어. 한 순간에 벌어진 일이야. 조종사는 사출에 성공해서 하늘로 치 솟았지. 난 조종사를 바로 확인했어. 조종사는 짧은 순간에 온 몸이 피투성이가 되어 있더라. 어디를 다쳤는지도 알 수 없을 정도였어. 머리에서도 피가 흘러 내리니 생명에 영향이 있을 것 같아 곧바로 비행선에 태웠어. 다친 상태를 보니 심각한 수준이었어. 낙하산을 펼치지도 못하고 절명할 정도였으니까. 응급처치를 하고 파편을 제거하고서도 비행선에서 의식을 회복시키기 어려웠지.

내 비행선이 1초만 늦거나 빨랐어도 전투기는 능란하게 미사일을 피할 수 있었는데 너무나 정교하게 시간이 맞아떨어졌던 거야. 어느 때에는 순간적인 1초가 운명을 가를 수 있다는 걸 느꼈어. 우리 부대는 전투기 조종사를 태운 채 라임으로 들어오게 되었어. 내 책임이 있어서 생명을 살리는 것이 우선이었거든. 지구에 내려 놓는다면 살 수가 없으니 선택의 여지가 없었어.

조종사는 라임에서 치료를 받으면서도 지구를 몹시 그리워했단다. 조종사는 건강을 회복하고 라임의 전투 비행선을 타길 원했어. 지구에 가려면 전투 비행사가 되어야 하거든. 지구에서 라임으로 오는 건 물 흐르듯 오면 되니까 문제될 게 없지만 라임에서 지구로 가는 것은 역류하듯 거슬러 가야 하기 때문에 특수한 훈련을 받아야만 해. 조종사는 일상 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건강해졌지만 비행사 훈련을 받을 정도는 아니었어. 예전의 몸으로 돌아가지는 못했거든.

지구에는 조종사의 어린 딸이 있었어. 엄마는 딸에게 당당하고 싶어서 전쟁에 자원했는데 오히려 딸과의 이별을 초래했지. 조종사는 한 번도 딸을 잊은 적도 없었고 항상 그리워했어. 조종사는 라임 생활에 적응을 해 나가면서 자신의 역할을 찾으려고 했어. 지구에서는 비록 딸과 이별을 했지만 언젠가는 딸을 만날 희망을 갖게 한 라임에 봉사하길 원했지.

조종사의 라임 생활을 책임지는 입장이어서 함께 지내는 시간이 많았어. 나는 조종사의 면면을 가장 잘 아는 라임 사람이야. 그가 이곳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능력이 발휘될지를 알게 되었어. 내가 왕으로 추대되었을 때 나는 조종사를 왕비로 지명했어. 그는 몇 가지 이유를 들며 반대했지만 내가 왕비로 세우고 싶은 이유가 훨씬 많았어. 라임의 국민들도 내 의견을 지지해 주었고 조종사는 라임 국민의 뜻을 받아들이게 된 거야.

왕비가 지구에 두고 온 딸 이름이 주연이야. 그리고 라임에서 태어난 왕비의 딸은 리아지. 두 딸은 지구와 라임을 하나의 가족으로 연결해 주는 공주들이야. 둘 다 우주의 평화를 위해 선택 받은 우리의 딸이야.

나와 리아는 어떤 말을 해야 할 지 몰랐다. 정적이 흘렀다. 왕비가 말씀하신다.

리아야, 내가 지구에서 왔다는 건 너의 지구 여행이 끝나고 돌아오면 말해 주려고 했단다. 너의 임무에 개인적인 마음이 들어가면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야. 그리고 주연아, 널 이렇게 만나게 된 게 꿈만 같아. 너를 내 가슴속에 묻어두고 그리움만 부풀었는데 이 현실이 도무지 믿기지 않아. 네가 내 앞에 모습을 보이고 있다니, 이렇게 흥분되는 때가 오다니, 정말 감격스러워. 라임은 너와 나, 그리고 리아까지 연결시켜 주었어. 그 동안 널 너무 외롭고 힘들게 해서 미안해.”

왕비는 화면에 손을 갖다 대고 있었다. 내 얼굴을 만져보는 것 같다. 지금 이 감정을 어떻게 해야 할까? 정말 저 분이 내 엄마인가? 돌아가신 분이 라임에 계셨던 게 맞을까?

주연아.”

리아가 나를 불렀다. 눈 앞이 잘 보이지 않는다. 머리가 아득해지는 기분이다.

넌 내 언니였어. 처음부터 이상하게 정말 정이 많이 갔어. 낯설지도 않았고 전에 보아 오던 사람을 만난 것처럼 친밀했었어.”

이게 정말이야? 지금 이 모든 게?”

나에게 너무나 갑작스러운 일이다. 리아도 무척 놀라며 나를 바라본다.

주연이 젖을 물리던 기억이 생생한데 긴 시간이 흘렀구나. 널 만난 건 리아가 있었기 때문이야. 너희들이 내 생명이야.”

왕비는 더 이상 말을 잇지 못 하신다. 나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내가 이렇게 엄마를 만나려고 힘든 세월을 보내야 했었나? 좀 더 쉬운 방법은 없었을까? 나는 다 죽어가고 있었는데. 하지만 나를 버리지도 않았고 잊지도 않은 엄마가 살아계시다. 그럼 나도 가족이 있는 건가?

왕비, 내 막힌 가슴도 뚫렸습니다. 왕비가 속으로 앓아 온 것을 알면서도 대신 어찌할 수 없어 늘 마음이 무거웠어요. 내가 지구에서 귀행할 때 조금만 신경 썼더라도 이런 생이별은 없었을 건데 하는 괴로움이 있었어요.”

폐하께서 잘못한 것은 없었어요. 운명이 그랬을 뿐입니다. 누구의 문제라고 하기엔 우리의 인연이 깊은 거였어요. 이렇게 만나게 되었으니 또한 새로운 인연의 시작인 것 같습니다.”

왕과 왕비는 나를 만나게 되어 기뻐하신다. 내 소식을 알게 되어 안심하시는 걸까? 아니면 만나게 된 걸 기뻐하시는 걸까? 나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 리아는 곧 지구를 떠날 것이고 어쩌면 더 영원한 이별을 하게 될 것이다. 기억에 없는 엄마의 얼굴을 보게 되어서인지 실감나는 게 아직은 없다. 조금은 낯선 분이 내 엄마라는 것 같기도 하다. 분명히 마음 속에서는 너무나 좋아하는데 한편으로는 불안감이 느껴진다. 리아를 보니 리아도 혼란을 겪고 있는 걸 숨지지 못하고 있다. 얼굴 빛이 좋지 않아 보인다. 리아의 말처럼 나도 리아가 자매 같았다. 정이 들었고 헤어지기 싫을 만큼 좋았다. 그러나 여기까지라면 나는 더욱 비참할 뿐이다.

다랑 사령관님, 원자로는 정상적으로 회복되고 있는지 확인해 보세요.”

폐하가 다랑을 불렀다. 다랑이 대답했다.

거의 회복 단계입니다. 예상 보다 빨리 출발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좋습니다. 안드로이드 포로도 있으니 빨리 출발하는 게 좋겠어요.”

내 가슴이 철렁 내려 앉는다. 고장 난 것이 더디게 고쳐졌으면 좋겠다. 난 아직 혼란스러운데 갑자기 떠나 버리면 난 어쩌란 말이야. 아예 몰랐다면 차라리 나을지도 모르겠다. 머릿속이 하얘진다.

다랑 사령관님, 이번 귀행에는 특별한 임무가 하나 더 부여되네요. 우리 라임의 새 식구가 될 주연공주 잘 모셔주세요.”

, 명령대로 안전하게 잘 모시겠습니다.”

아빠, 주연이도 같이 라임으로 가도 되는 거야?”

그럼, 같이 와야지. 이제부터 주연이가 살 곳은 라임이야.”

아빠, 나는 주연이와 또 헤어져야 하는 줄 알고 가슴 졸이고 있었어. 주연이를 어떻게 만난 건데. 도저히 헤어질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어. 아빠, 너무 고마워.”

하하하. 리아가 그렇게 생각 했다니 내가 고맙구나.”

나는 깜짝 놀랐다. 폐하는 나를 당연하게 받아주고 계신다. 리아도 마찬가지였다. 나의 갑작스러운 등장으로 리아가 곤란해 하는 것으로 알았는데 전혀 아니었다.

정말 제가 거기로 가는 거예요? 라임으로요?”

왕비, 아니 엄마가 말씀하신다.

그래. 여기로 오는 거야. 폐하께서 오래 전에 약속하셨어. 만약 지구여행을 하는 비행사 중에서 주연이를 만나게 된다면 무조건 라임으로 데려오실 거라고 하셨어. 오늘 그 약속을 지키시는 거야. 오늘은 내가 꿈에서나 상상하던 일이 현실이 된 날이기도 해.”

내가 오래 전에 한 약속을 지키게 되어 너무 좋구나. 왕비를 볼 때마다 문득 문득 약속이 떠 오르곤 했었거든. 내 신분을 이용하여 지구에서 사람을 찾는 것을 할 수 없어서 무척 안타까웠지. 주연아, 우리는 떨어질 수 없는 사람들이구나. 라임의 기성 세대는 엄마의 스토리를 모르는 사람이 없어. 그러니 너를 찾아 데려온다고 하면 모두가 환대해 줄 거야. 그러니 마음 편하게 오면 된단다.”

나도 너무 좋아요. 자매가 없어 외로움도 있었는데 이젠 나도 혼자가 아니에요. 든든한 언니가 생겨서 엄청 부자가 된 기분이에요. 앞으로 주연이를 언니라고 부를 거에요. 내 언니에요.”

나는 다리에 힘이 풀렸다. 이런 감격과 감동과 감사함을 느낄 수 있는 자신이 기특하다. 눈가에 눈물이 맺히는데 웃음이 나왔다. 주체할 수 없는 심장의 두근거림이 터질 지경이다.

폐하, 원자로 정상가동 단계입니다. 두 공주님 모시고 출발준비 하겠습니다.”

리아가 내게 헬멧을 씌워줬다.

주연이 언니, 헬멧도 잘 어울리죠? 옷도요.”

리아가 활짝 웃으며 말했다.

그래. 잘 어울려. 라임 전사 같아.”

엄마가 웃었다. 나도 따라 웃었다.

주연아, 리아야, 사랑해. 맛있는 거 해 놓고 기다릴게. 우리 너무 긴 시간을 기다려 왔어. 늦지 말고 어서 와.”

나는 대답대신 아주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엄마와의 교신이 끝난 후 나는 리아를 포옹했다. 끝내 목구멍까지 참았던 것이 폭발했다. 새로운 만남을 위해 지난 날의 아픔을 다 씻어내야 했다.


[수에나]

한국, 미국, 독일 20여 회 개인전

60여 회 그룹 전시 활동

미네소타 뉴욕 밀스 아트 리트릿 레지던시 활동

자하 갤러리 공모 전시 심사위원 역임

수에나 www.suena.creatorlink.net



작성 2022.05.05 10:36 수정 2022.05.05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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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