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바래길 지선 노량바래길 이야기

내 안에 있는 삶의 지혜가 발현되는 곳

사진=윤문기


노량(露梁)은 이슬다리란 뜻을 담고 있다. 1973년 남해대교가 개통하고 노량은 40년쯤 호황을 누리던 마을이다. 아마 우리나라 사람들이 다 한 번쯤은 다녀가지 않았을까 싶다.

 

수학여행이나 신혼여행으로 오셔서 남해대교도 걸어보고 노량마을에서 식사도 하고 그랬을 것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현수교 남해대교가 있는 노량에는 역사적인 이야기들이 참 많다.

 

고려나 조선시대의 유배객들과 현령이나 관리들이 하동노량에서 배를 타고 남해노량으로 건너온다. 물때에 따라 물살이 세기도 하고 잠잠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썰물 때는 물살이 많이 요동친다. 또 바람이라도 부는 날에는 더 요동친다.

 

이슬다리란 뜻을 내포하고 있는 남해노량에는 이슬처럼 고결한 인격으로 살다 간 충무공 이순신의 사당 충렬사가 있고 조선시대 기묘사화로 유배 온 자암 김구의 유배지 터에 적려비가 있고 조선 말 흥선대원군의 척화비도 있다.

 

그리고 해군사관학교에서 교육용으로 사용하던 거북선도 노량 해안에 정박해서 관광오신 분들께 거북선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도 감칠맛 있게 들려준다. 또 노량대교에 관광객이 넘칠 때 숙박업이나 카페로 사람들의 휴식공간을 제공했던 남해각이 리모델링되어 현대인들에게 남해대교나 노량에서의 추억을 만들어 준다.

 

이 노량에 바래길 지선이 있다. 3.2km 1시간 30분쯤 산책하면서 걸을 수 있는 길이다. 노량선착장에서 출발하여 거북선을 보고 충렬사에 들린다. 그리고 노량공원을 지나 산성산탐방로를 보고 레인보우전망대를 지나 원점으로 회귀하는 길이다.

 

남해노량의 건너편 마을이름은 하동노량이다. 직역을 하자면 이슬다리가 두 개란 뜻이다. 그래서 그런지 최근 남해대교 옆에 또 하나의 다리 노량대교를 개통했다. 레인보우전망대에서 바다를 보노라면 이슬 같은 다리가 두 개라 우리 선조들의 예언성 지명에 감탄하게 된다.

 

그 전망대에서 한참을 앉아 노량 물살을 바라본다. 노산 이은상은 충무공 이순신을 인격이 정돈된 사람이라고 했다. 이보다 더 적절하게 충무공 이순신을 대변 할 수 있는 수식어가 있을까 싶을 만큼 안성맞춤의 표현이다.

 

작가 박경리는 정치를 예술로 승화시킨 분이다.’라고 했다. 대한민국의 한 획을 긋는 사람들이 충무공 이순신을 그렇게 극찬했다. 함석헌은 하늘이 조선백성을 불쌍히 생각하여 이순신을 준비해서 보냈다고도 했다.

 

이런 비유를 어느 사람에게 감히 할 수 있을까? 그런 분의 혼이 서린 곳이 노량이다. 인격이 정돈된 사람, 정치를 예술로 승화시킨 사람, 조선백성을 위해 하늘이 준비해 보낸 사람 그런 사람의 사당이 있는 남해노량에서 바래길도 걸어보고, 지난 역사도 떠올려보자

 

이 길이 바로 이순신의 역사, 문학, 철학을 알 수 있고 조선 선비 자암 김구의 역사와 문학 그리고 철학을 배울 수 있는 길이다. 저절로 인문학이 되는 남해노량바래길을 걸어보면 내 안에 있는 삶의 지혜가 발현되고 세사에 시달린 고뇌가 치유될 것이다.

 

 

[서재심]

시인

남해군문화관광해설사

코스미안뉴스 객원기자

서재심 alsgml-2@hanmail.net

 


작성 2022.05.11 11:00 수정 2022.05.11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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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