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연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정우성 "모든 사람이 존재만으로도 존중받을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사회복지실천과 사회복지행정을 실행해 볼 수 있는 다양한 대외활동들에 매진'

'사회복지학과는 바로 클라이언트의 삶에 등대가 되어주는 인재를 양성하는 학과'

Q. 반갑습니다.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세상의 파도 속에서 일상의 소중함을 지키는, 일상지기 정우성이라고 합니다.


Q. 어쩌다 사회복지학과로 진학하게 되셨나요.

A. 제 작은 도움에 누군가의 삶이 따뜻해지기를 바라면서 사회복지학과에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고등학교 때 VR 제작 동아리를 설립해서 활동했었는데, 한 번은 지역센터에서 주민들을 대상으로 VR 체험 부스를 운영한 적이 있습니다. 우리가 만든 VR 콘텐츠를 많은 사람들이 체험하고 즐거워하는 모습에서 큰 기쁨을 느꼈었지만, 무엇보다 가장 인상 깊었던 경험은 한 어르신께 VR 콘텐츠를 체험하실 수 있도록 도와드릴 수 있었던 것이었어요. 몇십 분을 행사장 주위를 돌면서 머뭇거리시다가 행사 막바지에 저희 부스에 사람이 적어지자 조심스럽게 와서 체험할 수 있냐고 물어보시더라고요. 사실 저희 팀이 준비해 온 콘텐츠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제작된 영상들이라 어르신께 보여드리기가 창피했어요. 하지만 어르신께서 많은 고민 끝에 오신 것 같아 부족하지만, VR 콘텐츠를 체험하는 걸 도와드리고 VR에 대해서 최대한 많은 내용을 설명해드리고 자 노력했습니다. VR 콘텐츠를 체험하고 저희가 드리는 설명을 다 들으신 후 뉴스에서 VR에 대해서 소개해 준 적이 있는데, 그저 남의 이야기이지 자기는 죽기 전에 한 번도 보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오늘 학생들 덕분에 너무 가슴 벅찬 경험을 했다라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그저 자소서에 한 줄 더 넣기 위해 참여했던 행사였는데, 제 작은 행동이 어르신께는 아직 배울 수 있다는 벅찬 경험을 전해드릴 수 있었다는 사실에 제가 그동안 가져온 가치관을 전부 바꿀 수 있었어요. 나의 작은 행동이 누군가에게 꿈을 전해줄 수 있다면, 더욱 많이 배우고 갈고닦아서 최선의 경험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자고, 사회복지학과는 바로 그런 인재를 양성하는 학과라는 확신에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Q. 사회복지학과는 어떠한 공부를 하는 곳 인가요.

A. 사회복지학과는 사회 구성원의 행복을 증진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실천 학문입니다. 인간으로서 보장받아야 하는 총체적인 욕구(가장 기본 욕구에서부터 민주 시민으로서 건강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욕구까지)를 다루는 학문이기에 인간에 대한 이해를 기본으로 하고 이후 직접 사회복지의 최전선에 나가 사람들을 돕는 사회복지실천학문과 이러한 사회복지실천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법, 제도, 조직을 관장하는 사회복지행정학문으로 크게 나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회복지학과 학부생은 4년 동안 사회복지실천과 사회복지행정을 두루 아우르며 자신이 어떤 분야에 더욱 가슴이 뛰고 적성에 맞는지를 찾는다고 설명드리고 싶습니다.

 

Q. 현재는 어떤 활동을 하고 계신가요.

A. 현재는 사회복지실천과 사회복지행정을 제 주변에서 실행해 볼 수 있는 다양한 대외활동들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으로는 한국사회공헌협회 청년 챔프단 청소년 영유아 분과에 소속된 등대지기라는 팀에서 기획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고 설명드릴 수 있을 것 같네요. 아이들의 밝은 미래를 밝혀주자는 뜻으로 결성된 저희 등대지기 팀은 복지 사각지대에 가려져 있는 아이들을 발굴하고 이들을 위한 사회 공헌을 실천하는 것을 목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아직 단체 내에서도 신생팀이라 굵직한 연혁은 없지만, 정량보단 진정으로 아이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정성적 요소에 집중하는 팀이 되고 싶습니다. 사실 봉사 기획 활동은 학부 1학년 때부터 지금 3학년 때까지 꾸준히 해오고 있지만, 이번에 새로 참여하게 된 한국 사회 공헌 협회 청년 챔프단은 청년들이 직접 봉사를 기획하고 실천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어떤 단체의 봉사단과도 다른 경험을 한다고 소개 드리고 싶습니다. 프로그램의 A부터 Z까지, 지원되는 금액이 없기에 더욱 세심하게 신경 써야 하는 단체의 특성상 복지 예산은 많지만, 이것이 시민들의 삶에 유의미하게 다가오지 않는다는 한국 복지계에서 분명 큰 경험이 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번 한국사회공헌협회 청년 챔프단 활동을 통해 어떤 상황에서도 시민들에게 최적의 프로그램을 제공해 줄 수 있는 활동가로 성장하고 싶습니다.

 

Q. 어떤 사회가 되기를 꿈꾸시나요.

A. 모든 사람이 존재만으로도 존중받을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 방법으로 복지 신청주의에서 벗어나는 사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유독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을 보다 보면 솔깃하면서도 한 편으로 마음이 불편해지는 콘텐츠들이 있습니다. “당신만 모르던 지원금이 있다? 지금 당장 신청하세요!”와 같은 콘텐츠들이 그 대표적인 예인데요. 저도 놓치고 있었던 지원금이 있었나 궁금해서 꼭 들어가 보곤 하는데, 한 편으론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받을 만한 기준이 된다면 왜 내가 복지를 찾아다녀야 하는 거지?’ 사실 작은 지원금의 예시였지만, 단지 정보에 대한 접근 때문에 정말로 필요한 사람에게 복지가 전해지지 못하고 있다면, 이건 엄청난 문제라고 생각하게 됐죠. 그리고 우리는 알게 모르게 항상 복지 사각지대에서 벌어지는 참혹한 일들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간병 살인이란 단어를 들어보신 적이 있다면 복지 신청주의의 폐해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국민의 보호를 국가가 아닌 가족에게 전가하는 한국의 가족중심주의 제도는 본 의도와 다르게 많은 문제를 발생시킨다고 생각하며, 그 과정에서 돌봄을 수행하는 사람도, 돌봄을 받는 사람도 자신의 존엄성이 상처받는 경험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당장 돌봄과 생계를 모두 수행해야 하는 한 명의 시민에게 어째서 당신들이 받을 수 있었던 복지를 신청하지 않았냐고 비난하는 건 너무 가혹한 처사라고 생각합니다. 언젠가는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필수 정보만 입력하면 받을 수 있는 복지를 충분히 보장받을 수 있도록(물론 이를 위해서 공공 데이터에 대한 조심스러운 접근이 선행되어야겠지만요) 발전하는 사회를 꿈꾸고 있습니다.


 

Q. 살면서 어떤 선택을 했을 때, 그 선택을 할 수 있었던 동기부여가 크게 된 일화가 있나요.

A. 인생의 굵직한 선택들을 할 때는 항상 그 중심에는 가족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고등학교 수험 기간 동안 학업 스트레스가 극에 달하면서 결국 어머니께 큰 상처를 드리는 말을 했었어요. 밤에 물을 마시러 거실에 나왔는데 거실에서 홀로 눈물을 삭이시던 어머니의 모습을 보고 머리를 심하게 강타당한 느낌이었어요. “난 뭘 위해 이렇게 살고 있는 걸까하면서요. 결국, 공부를 하는 것도 내가 원하는 꿈을 향해 나아가는 한 과정일 뿐인데, 그 과정에서 내 삶의 가장 큰 버팀목인 부모님께 상처를 드리는 선택밖에 하지 못한다면 과연 그 길을 다 걸어간 후에도 뿌듯하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를 정말 깊게 고민했었습니다. 저를 위해 평생을 고생하신 부모님을 상처 주면서까지 이뤄야 할 가치 있는 일은 없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반드시 표현할 수 있는 아들이 되리라 다짐했습니다. 그날 이후로 매일 부모님께 사랑한다는 말씀을 드리려고 노력합니다. 인생은 수많은 오답들을 지우면서 나아가는 과정이란 말이 있는데, 결국 선택의 갈림길에 왔을 때 내가 지금껏 살아온 관성이 있더라도 과감히 오답을 지우는 용기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한 뒤 앞으로 계획이 있나요.

A. 현재로선 SK 행복 나눔 재단과 같이 가려진 사회문제를 발굴하고 그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기획 및 실행하는 직무에 지원하고 싶습니다. 복지 사각지대를 해결하기 위해 힘쓰는 곳이라면 어디든 가서 그 일에 동참하고 싶어요. 그리고 그 경험을 토대로 사람들이 지원의 끈을 놓아버리고 포기하지 않도록 개인 맞춤형 복지를 제안할 수 있는 단체나 기업을 설립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건강보험 쪽으로도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국의 건강보험제도는 신체적인 건강 보장은 정말 출중하지만, 여러 문제로 인한 정신적 고통을 보호해 줄 수단은 아직 열 약하다고 생각합니다. 시민들의 정신 건강을 위해 건강보험 제도가 힘을 낼 수 있도록 목소리를 내는 일 역시 큰 관심을 가지고 있어요. 3학년인 만큼 어서 빨리 진로를 결정해야 한다는 재촉이 있지만, 아직은 조금 더 저를 믿어주고 마음껏 방황할 수 있도록 더욱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Q. 본인의 장점 단점 한가지씩 말씀해주세요.

A. 저는 장점이랑 단점이 정말 종이 한 장을 두고 맞닿아있다고 생각해요. 장점은 한 가지 일은 정말 완벽을 다해 마무리하려고 하지만, 그 한 가지 일이 꼭 해야 하는 일보단 더 하고 싶은 일이라는 점이 단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꼭 제 마음이 온전히 빠져야지만 그 일에 몰입하고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점이, 제가 해야 하는 일과 제가 하고 싶은 일이 잘 맞아떨어진다면 천운이지만, 그러지 않을 때가 요 근래 많아져서 큰 고민이 있습니다..

 

Q. 현재 삶에서 어떤 행복을 느끼고 계실까요.

A. 삶이 바빠질수록 오히려 일상에서 행복을 크게 느끼는 것 같습니다. 바쁜 일정 속에서도 주말에 시간이 생겨서 부모님을 모시고 근교에 놀러 간다거나, 제가 좋아하는 취미를 즐길 수 있을 때 정말 큰 행복을 느끼는 거 같아요. 특히 이번 학기에는 너무 바빠서 많이 가지는 못 했지만, 제가 국궁을 취미로 하고 있어서 방학 때 여유가 생긴다면 꼭 다시 활을 내러 가고 싶습니다. 넓은 활터에서 제 자신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갖는 게 정말 행복한 것 같습니다. 요즘 날씨도 참 좋아서 활을 낼 수 있다면 정말 좋을 텐데, 아쉽지만 현재로선 학업과 대외활동 속에서 성취의 기쁨을 행복으로 느끼며 지내고 있습니다 :)

Q. 최근에 인상깊었던 영화나 책이 있으시면 추천해주세요.

A. 제 인생 영화이자, 최근에 전공 수업 과제 때문에 다시 본 영화인데, <굿 윌 헌팅>이라고 합니다. 1997년에 상영된 드라마 영화로, 큰 줄거리는 천재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음에도 어린 시절 받은 상처로 인해 세상에 마음을 열지 못하는 청년이었던 이란 심리학 교수님과의 상담을 통해 세상으로 나아가는 과정을 그린 영화입니다. 고등학교 입시 시절 <굿 윌 헌팅>을 보고 힘들었던 제 모습과 주인공 윌의 모습이 겹쳐져서 참 많이도 울고 그러면서 큰 위로가 된 영화인데요. 사회복지학과에 진학하기 전엔 어렸을 때 가정 학대의 상처를 딛고 성장하는 주인공 윌에 집중해서 영화를 봤더라면, 사회복지학과에 진학하고 난 후엔 상담사인 숀 교수님에 집중해서 영화를 볼 수 있더라고요. 영화의 표면적인 스토리를 따라간다면 어린 시절 학대의 트라우마에 집중한 심리 상담을 통해 윌이 과거로부터의 족쇄를 풀었다고 이해할 수 있겠지만, 사실 숀 교수님은 자신의 상담에서 윌의 과거에 집중하지 않습니다. 대신에 끊임없이 윌의 현재에서 개선하고 나아갈 점을 찾고 이를 발전할 수 있도록 그를 독려하죠. 이렇듯 상담자의 과거보단 현재에서 더 나아질 점에 집중하는 상담기법을 해결 중심 상담이라고 말합니다. 과거의 아픔을 결코 무시하는 건 아니지만, 이미 상담을 받고 있는 내담자는 자신의 삶에서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는 존재라는 점에 집중하고 내담자가 자신이 지금도 이미 충분히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일깨워주는 상담기법입니다. <굿 윌 헌팅>을 통해 과거의 아픔에도 불구하고 삶을 포기하지 않고 견뎌온 상대방에 대한 깊은 존경을 담은 상담이야말로 모든 사회복지사가 마음에 품어야 할 가치이지 않을까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출처: https://brunch.co.kr/@sosoeugene/29 (참고를 위한 이미지입니다)

 

Q. 사회복지학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A. 누군가의 미래를 환하게 밝혀주는 일에 가슴이 뛰시는 학생이라면 정말 잘 선택하셨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사회복지학과는 바로 클라이언트의 삶에 등대가 되어주는 인재를 양성하는 학과라는 걸 꼭 말씀드리고 싶어요. 그리고 여러분이 사회복지학과에서 보내게 될 시간들은 많은 추억과 경험을 남기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사회복지학과에서 사회복지실천 수업을 듣게 된다면, 저희 학교의 경우는 사회혁신 프로그램이라고 하는데 직접 현장에서 시민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봉사 프로그램을 기획 및 진행하는 기회가 있을 겁니다. 이번에 저는 보호 종료 청소년을 대상으로 봉사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는데요. 이처럼 올해를 마무리하는 시기가 온다면, “아 내가 올해에는 보호 종료 청소년을 위한 활동을 했었지라고 분명하게 한 해를 기록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직접 실행하게 되실 거예요. 단순히 전공 리포트나 시험 성적이 남는 것이 아니라, 제가 한 해를 어떻게 최선을 다해 살았는지, 그 과정에서 누구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최선을 다했는지를 기록하실 수 있을 거예요. 저는 그렇게 가슴 벅찬 활동들을 하는 학과를 사회복지학과라고 설명드리고 싶습니다. 사회복지학과에 진학하셔서 어느 진로로 나아가시든 이때의 경험이 분명 여러분들에게 큰 힘과 자원일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작성 2022.05.20 18:38 수정 2022.05.20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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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