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VOW=현주 기자]
[세상소리뉴스=VOICE OF WORLD]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3주기를 맞아 경남 봉하마을에 여야 지도부와 범민주당 인사들이 총집결했다.
노 전 대통령 추도식을 보며, ‘노무현 정신’과 ‘노무현 지키기’는 같은 가치인가하는 의문이 든다. 언제부터인가 ‘노무현 정신’이 ‘노무현 지키기’로 바뀌어 있다.
지역타파를 위해 서민을 위해 사람 사는 세상을 실현하려던 그의 정치 리더십이 ‘그를 끝까지 지키지 못해 미안하다’는 의식으로 형성되면서부터가 아닐까 싶다.
“강물은 구불구불 흐르면서도 바다를 포기하지 않는다”는 ‘노무현 정신’은 세상 순리와 이치를 말한다. ‘깨어 있는 강물’로 의인화시켰지만 이도 상식과 도리에 맞는 사람 사는 정치를 말한다.
하지만 정치 변혁기나 정치 상황이 어려울 때면 그의 정신을 기리고 되새기는 태도보다, 검찰로부터 지키지 못한 미안한 형태로 정치화되어 있다.
김진표 의원은 SNS에 “검찰공화국으로 치닫고 있는 작금의 상황을 보면서 대통령님을 지켜주지 못했다는 회한과 함께 만감이 교차한다.”
이 발언에서 검찰도 검찰이지만 ‘지켜주지 못했다’에 방점이 찍혀 있다. 이에 김 의원은 “윤석열 정부의 독선과 오만을 저지해야 한다”는 정치적 발언을 냈다.
‘지켜야 한다’, ‘막아야 한다’, ‘저지해야 한다’ 등 비슷한 행태 말과 글은 민주당 측 인사들에게서 발견되는 흔한 ‘어법’이다. 소위 ‘신드롬’ 현상이다.
조오섭 대변인은 “검찰공화국에 맞서 민주주의를 지키겠다”는 발언으로, ‘지키겠다’ 어법을 정치적 화법으로 전환했다.
그는 “주권자인 국민께서 위기의 민주주의를 구하고 ...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에게 투표해주시길 간절하게 호소드린다”는 정치적 발언을 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치보복 수사에 앞장섰던 검찰의 과오에 대해 정부 차원의 사과가 필요하다”는 박홍근 원내대표 말에도 ‘정치보복’이 들어있다.
추도사에서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최근 대선 패배 후 기운이 안 난다고 말하는 분들이 적지 않은데 그럴수록 더 각성해서 민주당을 더 키워나갈 수 있는 힘을 모아달라”는 정치적 발언을 냈다.
노 전 대통령 추도식이 ‘노무현 정신’을 기리고 한국 사회에 정신적 좌표를 설정하는 행사여야 함에도, ‘지키기’, ‘구하기’, ‘저지하기’ 등의 정치구호로 변질되었다.
이같은 정치구호들이 6.1 선거를 통해 한국 사회에 얼마나 호소력이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지지율이 하락해 선거 승리를 장담할 수가 없다.
소위 ‘검수완박’ 강행 입법에서 불거졌던 각종 편법과 박완주 의원의 성비위 의혹 등 민주당 내 실책으로 당 이미지가 추락해 있는 상황이다.
“‘노무현 정신’과 현재의 민주당이 연결될 수 있는지가 불분명하다”는 지적이 있다. ‘노무현 정신’이 특정 정치인들에게 ‘노무현 지키기’ 화법으로 바뀌어 있다.
“노 전 대통령 서거에 대해 애틋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지금의 민주당 측 인사들뿐이겠는가. 그 애틋한 정서에 깔린 게 ‘지키지’ 못해 ‘아픔’만 있는 건가.
이번 추도식에 윤호중 위원장, 박지현 위원장, 이재명 선대위원장,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 한명숙 전 총리, 이낙연 전 대표 등, 특히 문재인 전 대통령이 참석했다.
여측에서는 한덕수 총리, 이준석 대표, 권성동 원내대표, 김대기 비서실장, 이진복 정무수석 등이 참석했고, 윤석열 대통령은 일정 때문에 참석하지 못했다.
야측은 “문재인 정부 5년을 거치는 동안 세계 10위 경제 대국이 됐고 6위 군사 강국으로 우뚝서게 됐다”며 문 전 대통령을 환호하고 박수를 쳤다.
문 전 대통령은 추도식 이후 SNS에 “우리는 늘 깨어 있는 강물이 되어 결코 바다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당신처럼”이라는 글을 올렸다.
‘노무현 정신’과 ‘노무현 가치’를 특정한 사람들의 전유물로 생각하는 건 아닌지. “우리”만의 우상으로 여기진 않는지. ‘나를 버리라’는 ‘노통’을 좋아하는 국민은 많다.
‘노무현 정신’이 그들만의 ‘노무현 지키기’ 리그로 빠지지 않나 하는 각성도 있어야겠지만, ‘노무현 가치’로 승화시킨다는 선행 의식이 필요한 시점이다.
현주 기자 sockopower@outloo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