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 감독과 송강호가 올해 칸영화제의 주요 상을 석권하면서, 한국 영화는 세계 영화계의 중심에 우뚝 섰다. 배우 송강호는 한국 배우 최초로 남우주연상을, 박찬욱 감독은 감독상을 수상하며 칸 영화제에서 2명이 수상하는 기록을 세웠다.
각각 한국영화 ‘헤어질 결심’과 ‘브로커’로 수상한 두 사람은 시상식에 참석한 한국 영화인들과 포옹하며 기쁨을 나눴다. 박 감독과 송강호는 서로에게도 축하 인사를 건넸다.
한국 배우가 칸영화제에서 연기상을 받은 것은 ‘밀양’(2007)으로 여우주연상을 탄 전도연에 이어 두 번째다.
전찬일 영화평론가는 “미국과 프랑스 영화를 제외하곤 그동안 한 나라 영화 두 편이 경쟁부문에 간 것 자체가 드물다”며 “한국영화뿐 아니라 세계 영화로 범위를 넓혀도 대단한 일”이라고 봤다. 특히 올해 칸을 찾은 그는 박 감독의 ‘헤어질 결심’을 언급하며 “현지에서 관객과 평단 반응 모두 굉장히 좋았다”고 전했다.
박 감독은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자 웃으며 무대에 올라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온 인류가 국경을 높이 올릴 때도 있었지만, 단일한 공포와 근심을 공유할 수 있었다”면서 “우리가 이 역병을 이겨낼 희망과 힘을 가진 것처럼 우리 영화도, 우리 영화인들도 영화관을 지키면서 영화를 영원히 지켜내리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헤어질 결심’은 유부남 형사 해준(박해일)이 산정상에서 추락사한 남자의 중국인 아내 서래(탕웨이)를 의심하며 잠복수사하다 둘 사이에 미묘한 감정이 싹트게 되는 이야기다. 지난 23일 칸영화제 공식 상영 이후 5분간 기립박수와 함께 호평이 쏟아졌다. 각국 평론가 10명이 참여하는 ‘스크린데일리’ 평점에서도 21편 경쟁작 중 가장 높은 3.2점(4점 만점)을 받아 황금종려상 유력작으로 거론되며 주목받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29일 제75회 칸 영화제에서 '브로커'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송강호 배우와 '헤어질 결심'으로 감독상을 수상한 박찬욱 감독에게 각각 축전을 보내 축하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송강호 배우에게 "이번 수상은 '밀양', '박쥐', '기생충' 등의 영화를 통해 쌓아 오신 깊이 있는 연기력이 꽃피운 결과"라며 "영화사에 길이 남을 송강호 배우 님의 뛰어난 연기는 대한민국 문화예술에 대한 자부심을 한 단계 높여 주었고 코로나로 지친 국민에게 큰 위로가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영화 '브로커'라는 멋진 작품을 함께 만들어낸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님을 비롯한 제작진의 노고에 경의를 표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