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자신을 사랑하는 법, '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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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청소년의회 뉴스 / 권효민 사무국 인턴 기자] 반짝이는 미러볼, 심장을 뛰게 하는 음악, 주제에 꼭 맞는 화려한 옷과 보깅. 여기는 80년대 뉴욕 지하에 있는 무도회장(ballroom)이다. 무도회 참가자들은 자신들의 아름다움을 한껏 뽐내며 런웨이를 걷고 관객과 심사위원의 평가를 받는다. 


그 순간 누구보다도 빛나는 그들은 비백인이며 게이, 레즈비언, 그리고 트랜스젠더이다. 가족에게 버림받은 그들은 직접 ‘하우스’를 만들어 가족을 선택하고, 무도회장 안에서 비로소 그들 자신이 될 수 있다.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돈이나 사회적 지위가 아니라 무도회장에서 얻는 트로피, 즉 명예이다. 


FX 드라마 <포즈(POSE)>는 잘 알려지지 않았던 이러한 흑인 성 소수자들의 ‘볼룸(ballroom)’ 문화를 잘 담아냈다. 에이즈 유행으로 인해 성 소수자에 대한 차별이 극에 달했던 1980년대의 뉴욕이 배경이고, 주인공 블랑카(엠제이 로드리게즈)가 자신만의 하우스, ‘이밴절리스타’를 꾸리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블랑카는 원래 같은 하우스였던 에인젤(인디아 무어)과 함께 갈 곳 없는 아이들을 거두며 독자적인 하우스를 만들어 간다. 다른 하우스와 차별화되는 블랑카만의 능력은 바로 ‘사랑’이다.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가족이지만, 블랑카는 자신의 아이들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지지해준다. 그렇게 안온한 가정 속에서 아이들은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펼쳐 나간다. 


행복을 만들어 가는 그들을 위협하는 건 바로 HIV 바이러스, 즉 에이즈이다. 당시에는 적절한 치료법이 없었기 때문에 HIV 양성 판정은 사형선고나 마찬가지였다. 에이즈에 취약한 환경에 놓인 그들은 소중한 사람들을 많이 잃게 되고, 그로 인한 슬픔을 함께 극복해나간다. 


40여 년이 지난 지금, 에이즈 치료제가 개발되어 설사 에이즈에 걸리더라도 관리만 잘한다면 기대수명까지 살 수 있고, 흑인 및 성 소수자의 인권도 비교적 신장하였다. 그러나 그들은 여전히 사회로부터 소외당하고, 신체의 병 대신 정신의 병을 얻어 스스로 죽어가곤 한다. 실제로 국내 트랜스젠더 278명을 대상으로 2018년 이뤄진 조사(김승섭 고려대 보건과학대 교수, 트랜스젠더 건강연구)에 따르면 트랜스젠더의 극단적 선택 시도율은 40%였다.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같은 성별을 사랑한다는 이유로, 지정성별이 잘못되어 성별을 바꾸었다는 이유로 많은 사람이 자신을 잃어가고 있다. 사회로부터 낙인찍히고, 자기를 혐오하게 되면서 그들은 점점 더 사회의 사각지대로 숨는다. 성 소수자 의제가 많이 가시화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차별과 혐오가 극심한 것은 사실이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은 다름 아닌 공동체이다. 드라마 <포즈(POSE)>에서 나오는 것처럼, 같은 아픔을 겪는 사람들끼리, 그리고 그 아픔에 공감하는 사람들끼리 더욱 끈끈하게 모여 연대해야 한다. 공동체의 유대를 통해 상처를 회복하고, 사회의 변혁을 위해 투쟁할 힘을 만들어야 한다. 그렇기에 우리의 관심과 공감, 연대가 절실하다. 


<포즈(POSE)>는 ‘그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의 이야기이다. 획일화되고 혐오가 만연한 사회에서 나 자신을 잃어가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우리는 오직 나답게 살아가기 위해, 그리하여 빛나는 한 명의 ‘인간’으로 살아가기 위해 얼마나 많은 고민을 하고 치열하게 살아가는가. 자신을 돌아보며 질문해보자. 나는 단 한 번이라도 나를 사랑하기 위해 세상과 싸워본 적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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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효민 사무국 인턴 기자 vicky0616@naver.com
작성 2022.05.30 11:59 수정 2022.05.31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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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