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정부가 총기 구매와 소유를 금지하는 규제안을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트뤼도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이 법률이 시행되는 날이면 캐나다에서 더는 권총을 사고팔거나 이전할 수 없게 된다"라며 "캐나다 국민은 총기 사고를 막기 위해 놀라운 정도로 단결되어 있다"라고 밝혔다.
이웃나라 미국에서 총기난사로 어린이 19명을 포함해 21명이 목숨을 잃는 참사가 벌어진 직후 나온 법안이라 주목된다. 외신은 법안이 의회를 통과하면 캐나다 전역에서 총기의 구매, 판매, 이전, 수입 등 행위가 중단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뤼도 총리는 "캐나다의 총기 소유자 대다수는 안전하게 총기를 사용하고 있지만, 스포츠 사격과 사냥 외 일상생활에는 총기가 필요가 없다"라며 "단호하고 신속하게 행동하지 않는다면 총기 문제가 더 악화되고 대응하기 어려워진다는 것은 국경 남쪽(미국)을 보면 알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법 집행 기관 및 전문가와 논의한 결과 우리는 새로운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것이 분명해졌다"라며 "그래서 국가적 차원에서 이 문제를 해결할 새로운 길을 택하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이번 법안에는 가정폭력이나 스토킹 등 범죄 전과가 있는 이들의 총기 면허를 박탈하고, 5발 이상 대용량 탄창 매매를 금지하는 내용도 담겼다.
이번 규제안에는 기존의 총기(AR-15) 소유자들을 대상으로 한 환매 프로그램도 포함된다. 세부 사항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정부는 올해 말부터 AR-15 등의 총기를 소유자로부터 구입하기 시작할 계획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캐나다는 앞서 지난 2020년 22명이 사망한 총격 참사를 계기로 1500종의 총기에 대한 규제안을 도입한 바 있다. BBC는 이번에 도입하는 법안에 대해 "총기의 소유 자체를 전면 금지하는 것은 아니지만 총기를 새로 구입하는 일은 불법이 될 것"이라며 "개인이 소유한 권총의 수를 현재 수준에서 동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캐나다에서도 총격 사건은 최근 수년간 꾸준히 증가하며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다.
개인이 총기를 보유할 권리가 헌법에 명시된 미국과 달리 캐나다는 헌법에 그런 내용이 없다. 다만 캐나다도 인적이 드문 농촌지역은 집집마다 총기를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물론 캐나다는 미국에 비해 엄격한 총기 제한 규정을 갖고 있다. 예를 들어 모든 총에는 평소 자물쇠를 채워놓아야 하며 총알을 장전해두는 것은 금지된다. 또 총기 구입을 희망하는 이들은 먼저 광범위한 신원조사부터 받아야 할 의무가 있다.
자연히 총기를 이용한 범죄 역시 캐나다가 미국보다 훨씬 적다. 그렇다고 캐나다가 총기난사 범죄의 ‘무풍지대’이냐 하면 그렇지는 않다. 2020년 4월 캐나다 남동쪽 끝에 있는 노바스코샤주에서 경찰관으로 위장한 괴한이 시민들에게 무차별 사격을 가해 무려 22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벌어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