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기자: 최우주 [기자에게 문의하기] /
저녁의 수채화
폭우가 멈춘 숲
새들이 깃털처럼 가뿐이 난다
참새의 지저귐 소린
물방울 소리같이 탱글하다
먹구름이 석양에
꽃구름인 양 발갛다
너를 비추는 햇살
휘늘어진 수양버들 지나며
햇살 터는 바람
햇살이 우수수 떨어지면
그늘을 흘낏 비춘다
그늘이 깊을수록 꿈도 깊다
먹구름 피워 올리던 강가에서
참새들 종종거리며
여름 하루를 쪼아 먹고
겁도 없는 까치들이
댓잎들을 치고 난다
어제의 무겁던 일들이
구름에 떠내려간다
슬펐던 일들이 햇살에 바래져 흩어진다
지난 일들이 꽃구름 따라
멀어져 가는 저녁
강바람에 수양버들처럼 춤추는
아름다운 당신의
수척한 몸
작아지고 말라가는 가녀린 꿈
[권순자]
포항문학 등단, 심상 등단
한국시인협회 회원, 한국문인협회 회원, 양천문인협회 회장
동서커피문학상 수상, 시홍문학상 수상
아르코문학상 수상, 양천문학상 수상
시집 '우목횟집, '검은 늪', 낭만적인 악수'
'붉은 꽃에 대한 명상', '순례자', '천개의 눈물'
'청춘 고래', '애인이 기다리는 저녁'
수필집 '사랑해요 고등어 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