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청소년의회 기자단 / 현은빈 인턴기자] 지난 24일 부산경남 대표 방송 KNN에서 경남선거 방송토론위원회 주최로 한 경남 교육감 후보들의 양자 토론이 열렸다. 경남 교육감 후보로 나온 김상권 후보와 박종훈 후보는 1시간가량 토론을 펼쳤다.
토론 중 박 후보는 차별 금지법 반대 시위에 초등학생을 데리고 참여한 김 후보를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 후보는 차별 금지법 독소조항은 동성애를 주장하고 있다고 언급하며, 아이들이 동성애를 조장하는 법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김 후보는 동성애가 들어있는 사실은 있어서는 안 된다고 발언했다. 차별 금지법에 이어 박 후보는 자신의 경남 교육감 임기 과정 중 무산된 학생인권조례에 대해 언급했다.
박 후보는 “저는 학생인권조례를 아이들에게 존중과 배려와 책임을 가르치고 싶어서 학생인권조례를 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일부에서 문제 제기가 있었죠”라고 말했다. 그러나 “교육감이 학생들에게 동성애를 가르치고 싶었겠습니까?”라고 말하며, “동성애를 하는 아이조차도 교육에 있어서 차별을 받아서는 안 된다, 배제되어서는 안 된다는 취지입니다.”라고 주장했다. 박 후보의 주장에 김 후보는 “아이들을 동성애를 하면 안 된다고 가르쳐야죠.”라고 반박하며 교육은 아이들을 정상적으로, 정확한 사람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6월 1일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박종훈 후보가 당선되며, 3번 연속 경남 교육감을 지내게 되었다. 이번 지방선거의 투표율은 50.9%로 집계됐다. 지난 지방선거 투표율은 60.2%로 4년 전보다 9.3%나 낮은 수치다.
두 교육감 후보는 동성애를 놓고 혐오 발언을 공적인 자리에서 아무렇지 않게 쏟아냈다. 그러나 이런 발언들이 크게 공론화되지 않았다. 성소수자 혐오는 전혀 문제가 아닌 것 같은 반응이다. 그뿐만 아니라 이번 선거에서 ‘전교조(전국교직원노동조합)’를 이용한 후보들이 다수 있었다. 이에 대해 전교조 측은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혐오가 정치화되며 혐오를 자신의 권력에 편향해 통제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 또한 혐오가 대중화되며 대중들은 쉽게 혐오에 노출되고 있다. 그렇게 혐오는 기득권의 지배 수단과 대중적 동원력을 통해 힘을 키워가고 있다.
기득권들이 정치적으로 혐오를 이용하는 것은 역사적으로 유구하다. 나치 시절 히틀러는 유대인 혐오를 이용해 자신의 권력을 고착화했으며 대중들의 힘을 통해 정당화하였다. 미국 전 대통령인 도널드 트럼프도 혐오를 통해 당선되었고 임기 내내 혐오를 조장했다. 지난 한국 대선에서 국민의 힘이 혐오를 이용해 지지를 높인 것도 마찬가지다.
혐오는 기득권들에 의해서만 움직이는 게 아니다. 대중들은 가짜 뉴스에 의해 선동되거나 직접 가짜 뉴스를 퍼트리기도 한다. 또한 대중이 자주 이용하는 소셜미디어는 풀 미디어(Pull-Mediea) 성격을 가지기 때문에 대중들이 정보를 선택적으로 받아들여 소비한다. 대중들의 수동적인 자세와 함께 비판적 수용 능력이 떨어진 것도 문제다. 이에 더해 언론이 정치적으로 편향된 보도를 하거나 잘못된 정보를 알리는 등 언론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학생인권조례
학생인권조례는 동성애를 조장한다며 아직도 논란이 많다. 그러나 학생인권조례가 정확히 무슨 조례인지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학생인권조례는 “학생의 존엄과 가치가 학교 교육 과정에서 보장되고 실현될 수 있도록 각 교육청에서 제정한 조례”다.
2005년 전국 최초로 광주에서 ‘학생인권조례’ 제정을 위한 움직임이 있었다. 시민단체들이 ‘학생권리조례 제정 추진위원회’를 결성하며 조례제정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그러나 조례를 반대하는 이들 때문에 시교육위원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2006년 3월 13일 민주노동당의 ‘최순영’ 의원이 ‘학생 인권법안’(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하였다. 법안은 ▲정규 수업 시작 이전에 등교시키는 행위 ▲야간의 추가 수업 및 자습 ▲두발 및 복장 검사 ▲개인의 사적 생활에 속하는 물품 검사 ▲일체의 이유에 의한 차별행위 등 학생 인권 침해를 금지하는 규정을 포함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 법안은 2008년 5월 29일 제17대 국회의원 임기 만료로 폐기된다.
2009년 5월 28일 경기도에서 학생인권조례 제정 계획이 수립된다. 전문가, 학생, 교사, 학부모, 시민단체 및 특수 단체 등의 자문을 받아 조례를 만들어갔다. 2010년 10월 5일 경기도에서 학생인권조례가 공포되며 전국 최초로 시행된다. 이후 2011년에 광주와 서울, 2013년에는 전북, 2020년에는 충남, 2021년 제주에서 학생인권조례를 제정했다. 2021년 인천에서 ‘학교 구성원 인권 증진 조례’를 통과시킨다. 이 조례는 학생인권조례와 유사하지만 다르다. 인천의 학교인권조례는 학생뿐만 아니라 교사와 학부모까지 포함한다.
학생인권조례는 그 내용이 지역마다 차이가 있다. 하지만 ▲사생활의 자유 ▲폭력으로부터 자유로울 권리 ▲양심의 자유 ▲종교의 자유 ▲표현의 자유 ▲집회의 자유 ▲차별받지 않을 권리 등 마땅히 지켜져야 할 권리에 대해 말하고 있다.
경남 학생인권조례는 2008년부터 계속 움직임이 있었다. 2012년에 경남 학생인권조례가 주민발의 되었지만, 경남도의회 교육위원회 심의 결과 찬성 4표, 반대 5표로 부결되었다. 2019년 다시 한번 시도했지만, 찬성 3명, 반대 6명으로 부결되었다. 조례 제정이 3번이나 무산되었음에도 경남 학생인권조례를 제정하기 위한 움직임은 멈추지 않고 있다.
인권의 주체로서 학생도 그 권리를 침해받으면 안 된다. 학생이라는 사회적 지위의 특성상 그 권리가 쉽게 침해되고 정당화된다. 학생인권조례는 이같이 모순적인 상황에서 학생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반대자들은 학생인권조례가 오히려 학생을 침해한다며 몰아간다. 또한 교권 침해도 우려된다며 반대하는 실정이다. 그러나 교권 침해가 과연 학생인권조례 때문에 이뤄지는 건지는 의문이다. 교권 침해는 학생들이 권리를 찾아서 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교권 침해’라는 단어가 오히려 남용되어 교권과 학생의 권리, 둘 다 지켜지지 못하고 있다.
어른들은 학생들의 권리를 제대로 지켜주지도 못하며 학생들의 목소리를 듣지도 않는다. 이런 현실에서 조례를 제정해 권리를 지킨다는데 무엇이 문제일까. 그저 혐오를 통해 판단하고 학생을 통제하기 위한 명분이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닌지 어른들은 자신의 의식을 고찰해 볼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