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선을 뚫고 근 14년 만의 최고치인 5.4%까지 치솟았다.
이는 2008년 9월 이후 최고치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 만큼 물가가 치솟았다는 뜻으로, 대내외 악재가 산적한 한국 경제에 비상등이 켜졌다.
윤석열 대통령은 “경제 위기를 비롯한 태풍 권역에 우리 마당이 들어와 있다”며 강한 경계감을 나타냈다. 물가가 6%를 돌파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면서 고금리, 고환율까지 겹친 ‘3고(高)’ 위기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한국 경제가 장기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상승률은 2008년 8월(5.6%) 이후 13년 9개월 만에 가장 높다. 지난달에는 전월(4.8%)보다 상승 폭이 0.6%포인트 확대됐다. 5%대 물가 상승률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대로 올라선 것도 2008년 9월(5.1%) 이후 처음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작년 1월 0.9%에 불과했으나 이후 꾸준히 올라 작년 10월(3.2%) 3%대에 진입한 데 이어 올해 3월(4.1%)과 4월(4.8%)에 4%대로 치솟았다.
장바구니 제품부터 석유류, 전기·가스, 외식, 개인서비스 등 종류를 가리지 않고 상승폭이 커졌다.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차질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수그러들면서 보복소비가 폭발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은 오는 7월까지 5%대 물가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6%대로 진입하는 것 아니냐는 공포 섞인 관측도 제기된다.
자주 구매하는 품목 위주로 구성돼 체감물가에 더 가까운 생활물가지수는 6.7% 올라 2008년 7월(7.1%)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 상승률은 4.1%로 2009년 4월(4.2%) 이후 최고치다.
고물가 상황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이날 이승헌 부총재 주재로 물가 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5월뿐 아니라 6월, 7월까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대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한은은 국제 유가와 식량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최근 거리두기 해제 등으로 수요 측의 압력이 더 커지면서 높은 물가 상승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제 유가와 관련해서는 유럽연합(EU)의 러시아산 석유 수입 부분금지, 중국 내 봉쇄조치 완화, 주요 산유국의 증산 규모 확대 등의 상황이 이어지며 고공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파종 및 재배 등으로 회복에 시간이 더 걸리는 식량 가격도 우크라이나 사태에 이은 주요 생산국의 수출제한 등으로 상당기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이 부총재는 “중장기 물가 안정 기조가 흔들리지 않도록 경제주체의 인플레이션(물가상승) 기대심리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자주 구매하는 품목 위주로 구성돼 체감물가에 더 가까운 생활물가지수는 6.7% 올라 2008년 7월(7.1%)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 상승률은 4.1%로 2009년 4월(4.2%) 이후 최고치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석유류와 가공식품 등 공업제품과 개인서비스 가격이 높은 오름세를 지속한 가운데 농축수산물 가격 등 오름폭도 확대됐다"며 "농축수산물과 석유류 등 공급 측면의 물가 상승 요인이 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