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유스 / 김주연 기자] 아이들 장난감 매장에서 일하면서 느낀 바가 있다. 평소 나는 관찰하는 것을 좋아하는 편인데 4개월간 주 5일 6시간 동안 아이들을 볼 수 있다는 것은 굉장히 즐거운 일이었다. 맨 처음에는 장난감 매장이다 보니 아이들이 장난감을 사달라고 떼를 쓰거나 우는 일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일하는 기간 동안 장난감을 사달라고 바닥에 주저앉아 우는 아이는 손에 꼽을 정도였고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했다. 이는 예상을 깨는 일이었다. 나의 생각보다 장난감은 아이의 의지보다는 부모의 여유를 바탕으로 구매하러 오는 물건이었던 것이다.
장난감은 양육에 있어서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물건은 아니다. 아이에게 발달과정에 맞는 자극들을 더 효과적으로 알려주기 위한 물건일 뿐이다. 내가 생각하기에 아이들 장난감의 가격은 굉장히 고가의 물건에 속한다. 유행하는 캐릭터가 들어가는 장난감은 품질에 관계없이 그 인기에 맞먹는 가격대를 형성하기도 한다. 또한 내가 일했던 매장은 장난감들의 가격대가 높은 편 이었다. 같은 건물의 다른 층으로 가면 더 커다란 매장에서 더 싼 가격으로 같은 물건을 판매하고 있었고, 아이가 원하면 장난감을 덜컥 사주기도 하는 손님들이 꽤 많이 오는 매장이었다.
우리 매장의 주 고객은 아마도 경제적으로 어느 정도 여유가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매장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제적 여유가 곧 마음의 여유로 이어지지는 않는 것 같았다.
장난감 매장에서 양육자와 아이를 마주하는 찰나의 순간에 올바르게 양육하고 있는 부모님과 그렇지 않은 부모님이 보일 때가 있다. 그 예시들을 간단하게 적어보자면 다음과 같다.
첫 번째 사례로, 아이한테 장난감을 사주려는데 아이가 어떤 것을 골라야 할지 몰라서 매장에 굳어져서 긴장하고 있는 상황이 있다. 성숙한 양육자는 양육자가 먼저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시늉을 하고 과장된 반응을 하여 아이의 관심을 끌어낸다. 반대로 미숙한 양육자는 이렇게 행동하곤 한다. 장난감이 생길 기회가 왔고 충분한 시간도 주었다고 생각했는데 고르지를 않으니 답답하여 직접 본인이 괜찮아 보이는 장난감을 보여주며 이것을 살 것이냐 묻는다.
두 번째 사례로, 아이가 갖고 싶은 장난감이 두 개인데 둘 중에 어떤 것을 골라야 할지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 있다. 성숙한 양육자는 모든 것을 다 사줄 수는 없는 것이라는 이야기를 아이의 입장에서 이해하기 쉽고 명확하게 설명한다. 그리고 둘 중에 어떤 것이 더 갖고 싶은지에 대해 이야기를 충분히 나눈 후 아쉽지만 나머지 하나는 나중에 칭찬 스티커를 다 모으면 사준다거나 생일 혹은 어린이날 등 특별한 날에 사주겠다는 약속을 한다. 반대로 미숙한 양육자는 아이가 원하는 것을 다 이뤄줘야 한다고 생각하여 두 가지 물건을 모두 덜컥 사주는 경우가 있다. 혹은 안된다는 말만 되풀이하며 아이가 이해하기 어려운 방식으로 설명하거나 날이 선 어조로 설명하여 아이를 불안하게 만드는 경향이 있다.
양육자의 소통 방식에 따라 똑같이 장난감을 사러 왔더라도 사는 과정에 따라서 아이가 느끼는 행복감은 천차만별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양육자라면 아이들을 행복하게 키울 것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겠지만 사실은 꼭 그렇지는 않다. 사회적으로 성공하는 것과 생명체와 교감하는 것은 전혀 다른 능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아이를 키우는 일에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고 끊임없는 공부가 필요하다. 작은 인격체가 어른이 되어 세상을 어떤 눈으로 바라보고 살아가게 될지는 양육자의 양육환경에 많은 영향을 받기 때문에 아이와 끊임없이 상호작용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하고 그 방식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기울여야 한다.
대화의 방식을 부정적인 것보다는 긍정적인 것에 초점을 맞춰 말하는 말하기 방식, 아이를 부모의 단순한 보호 대상이 아닌 인격체로서 존중하는 말하기 방식, 닫힌 질문보다는 열린 질문을 하여 아이의 생각을 자유롭게 펼칠 수 있도록 하는 말하기 방식을 사용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