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청소년의회 뉴스 / 권효민 사무국 인턴 기자] 성매매 산업에 종사하는 성 판매 여성들은 사회로부터 굉장히 부정적인 평가를 받는다. ‘돈을 쉽게 벌기 위해 몸을 파는 여성’으로 인식되고, 그렇기에 성매매 여성들에 대한 나라의 지원 사업은 큰 반발을 낳기도 한다. 그런데, 과연 성매매는 여성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것일까?
이에 답하려면 우선 여성들이 성매매 산업으로 유입되는 시작점을 조명해봐야 한다. 성매매 여성은 청소년부터 일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은데, 2016년 여성가족부 ‘성매매 실태조사’를 살펴보면, 성매매·가출 등을 경험한 위기 청소년 198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7.8%가 부모 또는 보호자로부터 폭행, 감금, 굶김 등의 학대 경험이 있다고 대답했다. 학대는 가출로, 가출은 성매매로 이어진다. 부모 동의 없이 경제 활동이 불가능한 청소년들은 당장 먹고살 방법이 없으므로, 신분증을 위조해주는 업소에 발을 들이기 쉽다. 그들은 성매매를 직업으로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오직 생존을 위해, 잠잘 곳을 구하기 위해, 남자친구의 알선 때문에, 또는 성매매가 아니라는 업주의 말에 속아서 성매매 산업에 유입된다.
절박한 여성들의 취약성을 철저히 이용하는 검은 손들이 곳곳에 존재하는 것이다. 그 과정에 자발성은 없다. 취약 계층의 여성 청소년이 보호되지 못하는 사회 구조적 문제와 여성은 사고 팔릴 수 있다는 여성 혐오적 관념만이 존재한다.
성매매로의 유입은 한순간이지만 탈성매매는 굉장히 어렵다. 이렇게 성매매를 시작한 여성들은 신체적, 경제적, 심리적으로 성매매라는 감옥에 갇히게 된다. 실제로 과거에는 업소에 잠금장치를 달아 여성들이 탈출하지 못하도록 하는 곳이 많았다. 현재는 그러한 물리적인 감금보다는 더욱 교묘한 수법으로 성 판매 여성들을 옭아맨다.
먼저, 경제적인 방법이다. 2016년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 발간자료에 따르면 성매매 피해 여성들은 외면적으로는 돈을 많이 버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높은 이자, 각종 벌금, 옷값, 방값 등 온갖 형태의 채무 등으로 더욱 어려운 처지에 놓이게 된다. 3650%의 고리대를 매기는 업주도 있다고 밝혀졌다. 성매매를 시작하게 되면서 동시에 끝없이 불어가는 빚의 굴레에 갇히게 되는 것이다.
다음으로, 심리적인 방법이다. 업주와 구매자들은 성매매 피해 여성들이 자신을 인간으로 생각하지 못하도록 만들며, 업소 밖으로 나가면 결코 자립하여 살아갈 수 없을 것이라는 인식을 심는다. 그럼으로써 물리적으로, 심리적으로 성매매라는 일에 정착하게 만든다. 이 과정에서 여성들은 자신을 혐오하게 되며, 자기혐오에서 벗어나기 위해 일을 좋아서 하는 것이라는 방어기제를 가지게 된다.
이렇게 성매매 여성들은 자발성이라고는 전혀 없는 과정에서 스스로 이 직업을 자발적으로 선택했다고 착각하며 고통스러운 생활을 한다. 성 구매자들은 돈으로 여성을 소유했다고 생각하며 여성들에게 신체적, 언어적, 성적 폭력을 서슴지 않고 가한다. 명백한 폭력임에도 불구하고 성 판매 여성들은 저항하지 못하고 받아들인다.
일각에서는 성매매 여성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성매매를 전면 합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그러나, 성매매 비범죄화는 성매매를 해결하는 방법이 아니다. 성매매 여성들에 대한 폭력은 그것이 불법이기 때문이 아닌, 성매매의 본질이 성 착취기 때문에 발생한다. 음지의 것을 양지로 꺼낸다 해서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더 많은 여성이 ‘합법적인 산업’이라는 명분으로 착취당하는 구조가 형성된다.
이제 우리 사회는 성매매 여성을 ‘자발적 종사자’가 아닌, 명백한 ‘피해자’로 규정해야 한다. 성 구매자와 알선자만 처벌하고, 성매매 피해 여성은 보호해야 하며 그들의 자립을 국가적 차원에서 도와야 한다. 실제로 스웨덴에서 성매매 여성을 비범죄화하고 성 구매자와 알선자만 처벌한 결과 성매매 발생이 유의미하게 감소하였다. 성매매 문제는 여성의 인권을 위협하는 사회악으로, 여성의 인권 신장을 위해 매우 중요하게 다뤄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