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합격자 배출 상위권 고교와 자율형사립고 3학년의 약 70%가 이과인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권 학생들 사이에서 이과 쏠림이 두드러지며 이른바 ‘문송’(문과라서 죄송합니다)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학교별 응시자 통계를 확인할 수 있는 2015학년도 수능 자료를 보면 이들 학교에서는 문과(사탐 응시)가 46.3%, 이과(과탐)가 53.7%로 거의 반반이었다.
8년 사이 상위권 학생들의 ‘이과 쏠림’ 현상이 확연해진 것이다. 지역별·학교 체제별로 살펴보면 전국단위 자사고 8곳은 8년 사이 이과 비율이 59.0%에서 69.7%로 높아졌고, 서울소재 자사고 또한 55.7%에서 68.6%로 높아졌다.
이과 쏠림이 심화하는 것은 인문·사회계열 전공생의 취업이 어려워지면서 이른바 ‘의치한약수’(의예과·치의예과·한의예과·약학과·수의예과) 전공의 인기가 높은 영향이 크다. 통합 수능에서 미적분 등 이과 선택과목이 고득점에 유리한 점도 크게 영향을 미쳤다.
이들이 이과를 가는 이유는 굳이 문과를 선택할 이유가 없어서다. 선호도가 높은 대부분의 의·약학 계열을 비롯한 상위권 이과 계열은 과탐 등 필수 과목을 지정하지만, 인문 계열은 별다른 제약이 없다. 이과생들은 자유롭게 문과 교차지원이 가능하지만, 그 반대는 여전히 어려운 셈이다.
윤석열 정부가 교육부에 반도체 인력 양성을 주문하면서 이과 선호도는 더욱 강해질 전망이다. 교육부는 반도체학과 정원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문과 취업난이 심각한 상황에서 유망 대기업 취업을 보장하는 계약학과의 인기도 치솟고 있다.
사실상 문과에서 우수 학생 공동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 통합수능 1년차인 지난해 서울대·연세대·고려대 문과 합격점수는 대폭 하락했다. 서울권 소재 대학 문과 선발 비율은 51.9%로 문과 비중이 조금 높은 상태에서 이 같은 문제는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