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누구나 어린 아이였다

노키즈존에 대한 성찰

[대한민국청소년의회 뉴스 / 권효민 사무국 인턴 기자] 서울이나 제주 같은 관광지를 중심으로 ‘힙’하고 감성 있는 카페가 성행하면서, 한국은 현재 ‘노키즈존(No-Kids Zone)’ 열풍이다. ‘노키즈존 지도’에 따르면 2020년을 기준으로 전국의 ‘노키즈존’ 매장 수는 400개를 넘어섰다. 2017년에 240여 개였던 것을 고려하면 3년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무려 50% 이상 증가한 것이다.


2011년에 부산의 모 음식점에서 뜨거운 물을 들고 가던 종업원과 부딪혀 10세 아이가 화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했는데, 2013년 부산지방법원은 종업원의 부주의와 식당 주인의 직원 안전 교육 미흡을 이유로 ‘아이 측에 4,1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이 사건 이후로 ‘노키즈존’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기 시작했고, 영업상의 이익을 위해 음식점이나 카페를 ‘노키즈존’으로 전환하는 일이 크게 확산되었다. 또한 사회적으로 개인주의가 만연해지고 점점 개인의 자유를 중시하는 풍토가 나타난 것도 ‘노키즈존’이 확산된 주요 원인이라고 볼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 사회는 노키즈존에 매우 우호적인 편이다. 


그런데, 노키즈존은 정말 업주와 고객의 자유이며, 필요한 것일까? 노키즈존이 아이에게 끼치는 영향은 어떠할까? 우리 사회는 아동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가?


부모와 사회는 아이가 타인을 배려하는 법을 배울 수 있도록 아이의 행동에 맞게 적절한 지지나 제재를 해줘야 한다. 공공장소에서 아이들이 너무 소란스럽게 하면, 부모와 사회는 적절한 조치를 통해 그들이 사회적 기술을 발달시키도록 도와줘야 한다. 그런데 아이들이 주도적으로 어떤 행동을 하기 전부터 ‘입장을 금지’시킴으로써 과도한 제재를 행하면 아이들은 본인의 행동이 아닌 존재 자체에서 부정적인 자아상과 자아정체감을 형성할 수 있다. 


아이들은 ‘배제됨’으로 사회화되고 이를 통해 부정적 자아정체감을 형성하여, 바람직한 사회적 기술을 익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올바른 공공예절을 제대로 배우지 못할 수 있다. 또한 본인들이 배제되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이러한 차별적인 사회적 구조를 답습할 가능성도 농후하다. 


노키즈존은 정당한 자유 행사가 아니다. 모든 사람에게 동일하고 평등하게 주어진 자유는 ‘공공장소에서 조용히 있을 자유’가 아니라 ‘원하는 곳에 있을 자유’이다. 성인들은 그 장소를 스스로 선택하여 입장한 것에서 이미 자유를 보장받았다. 장소가 자신의 목적에 맞지 않게 ‘시끄럽다’면 다른 장소로 옮겨갈 자유도 가지고 있다. 그런데 본인의 편의를 위해 아이들이 원하는 장소에 입장할 자유까지 빼앗는다면, 이것은 정당한 권리 행사가 아닌 자유 권리의 남용이다. 또한 업주들이 주장하는 ‘영업의 자유’도 아이들의 기본권을 침해하면서 보장받을 수 없다. 업주 및 일반 소비자들에게 있는 행복추구권은 당연히 아이들도 가져야 한다. 


‘노키즈존’은 아이들을 철저히 객체로 여기고, 그들의 주체성을 무시한 매커니즘이다. ‘나도 한 때 고집스럽고 시끄러운 어린 아이였다.’는 사실의 사회적 망각이며, 아동이라는 소수자에 대한 혐오이고 차별이다. 


영유아기와 아동기를 거치지 않은 사람은 없다. 우리는 누구나 어린 아이였다. 우리는 누구나 시끄러웠고, 울음을 터뜨렸으며, 때로는 지저분했고, 성가신 존재였다. 우리는 지금도 누군가에게는 필연적으로 피해를 끼치며 살아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존엄한 이유는 이 세상에서 천부인권을 가진 유일한 존재, 인간이기 때문이다. 인간 중에서도 유일한 ‘나’라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아동은 어른과 동등한 동료 시민이다. 한 성인이 ‘어른’이라는 하나의 집단으로 묶여 배제되지 않고, 또 그럴 수 없듯이 아이도 ‘아동’이라는 개념에 묶여 통째로 배제될 수 없다. 어떤 아이는 조용하고 착하고, 어떤 아이는 시끄럽고 예민하다. 그러한 기질들이 그 아이를 어떤 집단에 속하게 하고, 아이가 배제될 정당성을 부여할 수 없다. 그들의 이름처럼 아이들은 각자가 모두 다른 한 개인으로서,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존중받아야만 한다. 


우리 사회에서 아이들이 그들의 나이에 상관없이 사회를 구성하는 한 주체로서 대우받기를 소망한다. 그리하여 미래에 그들이 또 다른 아이들을 이해하며 존중하고 더 아름다운 사회를 만들어 가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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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효민 사무국 인턴 기자 vicky0616@naver.com
작성 2022.06.24 10:19 수정 2022.06.24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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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