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상 칼럼] 신비한 수수께끼

이태상

 

2022년 6월 22일 미주 뉴욕판 한국일보 오피니언 [단상] 칼럼 '새로운 우주' 필자 김강식 씨는 "하나의 우주인 우리들, 우주를 다 알 수 없듯이 우리는 서로를 다 알 수가 없다. 이렇듯 무한한 우주 속에 먼지처럼 작지만 아름다운 지구, 그 속에 어떻게 표현할 수 없이 작으며 찰나를 살고 있는 우리가 참혹한 전쟁으로, 인종혐오 범죄로, 우리가 만든 살상무기로 아름답고 신비하고 독특한 존재인 우주를 안타깝게도 사라지게 한다."고 이렇게 탄식한다.


자, 이제, 지난 2020년 12월 18일자 코스미안뉴스에 올린 우생의 칼럼을 다시 한 번 반추 재음미해볼거나.


[이태상 칼럼] 우주, 영혼 그리고 사랑


인생은 네 의식(意識진화(進化)에 가장 도움이 되는 경험을 네게 줄 것이다. Life will give you whatever experience is most helpful for the evolution of your consciousness.”

 

수용(受容/受用)하고 행동(行動)하라현재 이 순간마치 네가 선택한 것처럼 무엇이든 받아들이라언제나 현재 있는 것을 악용하지 말고 최대한으로 선용할 일이다네 적()이 아닌 네 친구우군(友軍), 우방(友邦)으로 삼으면 네 전(인생이 기적적으로 달라질 것이다. Accept, then act. Whatever the present moment contains, accept it as if you had chosen it. Always work with it, not against it. Make it your friend and ally, not your enemy. This will miraculously transform your whole life.”

 

우주가 잠시 한 인간으로 표출(表出)된 것이 바로 너라는 사람이다. You are the universe, expressing itself as a human for a little while.”

-에크하르트 톨레(Eckhart Tolle, 1948 - )

 

영적(靈的)으로 유명한 독일 태생의 캐나다인 에크하르트 톨레의 이 세 마디를 세 단어로 줄인다면 우주지구 그리고 나(Cosmos, The Earth and I)가 되리라.

 

우주이 얼마나 인간의 상상을 초월하는 무궁무진한 신비의 존재인가.

 

지구대우주 코스모스바다의 물방울 같고 모래사장의 모래알 같은 작은 별이 얼마나 슬프도록 아름다운 신비의 존재인가!

 

그리고 나소우주 지구의 소우주인 라는 존재이 얼마나 경이롭고 기적 같은 신비의 존재인가!

 

칼릴 지브란(1883-1931)의 우화집 '광인(狂人)'에 한 천문학자가 나온다이를 인용해 본다.

 

벗과 내가 사원 그늘에 혼자 앉아 있는 장님을 만났다벗이 말하기를 이 땅의 제일가는 현자(賢者)를 보라.” 나는 장님에게 다가가 인사를 하고 대화를 나누었다잠시 후 조심스럽게 물었다. “언제부터 앞을 못 보셨습니까?” 그는 태어나면서부터라고 대답했다내가 다시 묻기를, “어떤 지혜의 길을 따르십니까?” 그러자 그가 말하기를, “나는 천문학자라오.” 그는 손을 가슴에 얹고 말하기를, “나는 저 모든 해들과 달들과 별들을 본다오.”

Cosmos, The Earth, and I

‘Cosmos’: What an infinitely mysterious entity absolutely and utterly beyond human imagination!

 

‘The Earth’: What a stunningly and sorrowfully beautiful entity of pure mystery, a droplet of (or mist over) the Sea of Cosmos, or a grain of sand at the beach thereof!

‘And I’: What a breathtakingly wonderful entity of pure miracle, as a microcosmos of The Earth, the microcosmos of Cosmos, the macrocosmos!

There is The Astronomer from THE MADMAN: His Parables and Poems (1918) by Kahlil Gibran (1883-1931).

IN the shadow of the temple my friend and I saw a blind man sitting alone. And my friend said, “Behold the wisest man of our land.”

Then I left my friend and approached the blind man and greeted him. And we conversed.

 

After a while I said, “Forgive my question, but since when hast thou been blind?”

“From my birth,” he answered.

Said I, “And what path of wisdom followest thou?”

Said he, “I am an astronomer.”

Then he placed his hand upon his breast saying, “I watch all these suns and moons and stars.”

 

우주의 본질은 무엇일까그리고 우주의 본질이 영혼(靈魂)이라면 영혼이란 무엇일까영혼이 대체 무엇일까영혼의 개념은 동서양 문화권마다 다르고 사람마다 다 다르다동아시아에서는 혼()은 기()로 이루어져 있으며사람이 죽으면 육체가 썩어 없어지듯 이 영혼도 하늘에서 흩어진다고 생각했다혼백(魂魄)이 영혼과 같은 뜻이라고 알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원래 혼백 중에서 혼()만 영혼과 비슷한 뜻이고()은 육체에 가까운 개념이다.

 

내가 다섯 살 때 아버님이 돌아가셨다관속에 누워계시는 아버님의 모습은 여느 때와 같았다그렇다면 살아 있는 사람과 죽은 사람의 차이는 무엇일까한동안 궁리(窮理)와 고심(苦心)을 거듭한 끝에 내가 얻은 결론은숨을 쉬는 동안은 살아 있는 것이고 숨쉬기가 그치면 죽은 것이다그렇다면 숨이 곧 생명이고 영혼이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영혼을 영어로 'soul'이라고 하는데 이 단어는 고대 독일어 ‘See’에서 유래한 바다 'sea'라는 뜻으로 생명과 영혼이 바다에서 왔다가 바다로 돌아간다는 믿음에서 생겨났다고 한다그리고 10세기경부터 이 'soul'에서 죽은 사람의 넋이라는 의미의 'spirit'이란 말이 처음 생겼다이 'spirit'은 13세기 중반부터 고대 불어에서 쓰이기 시작하였으며라틴어에 뿌리를 둔 말로 '곧 '신의 숨결'이란 뜻이다.

 

프랑스의 비행작가 앙투안느 드 생텍쥐페리(Antoine de Saing-Exupery1990-1944)의 '어린왕자(The Little Prince)'는 잠시 지구별에 착륙했다가 사막에 사는 독사의 도움으로 육신의 탈을 벗고 제 별로 돌아갈 수 있었다우주에는 수많은 별과 은하계가 있다이 무한한 공간의 은하계들이 파도처럼 출렁이면 코스모스바다가 된다그 코스모스바다의 마음인 해심(海心)이야말로 나자신을 포함해 우주만물의 본질이 아닐까그것을 신()이라고 하든 귀신(鬼神)이라고 하든영혼(靈魂)이라고 하든 혼백(魂魄)이라고 하든 상관없다아니면 숨(또는 생명(生命)이라고 해도 된다그래서 나는 그 어린 나이 열 살 때 '바다'라는 동시를 지었고 '해심'이란 자작 아호(雅號)를 갖게 되었나 보다.

 

바다

 

영원과 무한과 절대를 상징하는

신의 자비로운 품에 뛰어든 인생이련만

어이 이다지도 고달플까.

 

애수에 찬 갈매기의 고향은

출렁이는 저 파도 속에 있으리라.

 

인간의 마음아 바다가 되어라.

내 마음 바다가 되어라.

 

태양의 정열과 창공의 희망을 지닌

바다의 마음이 무척 부럽다.

 

순진무구한 동심과 진정한 모성애 간직한

바다의 품이 마냥 그립다.

 

비록 한 방울의 물이로되

흘러흘러 바다로 간다.

 

What is the soul? One has to wonder.

 

The concept of the soul may vary, from the East to the West, from a person to another.

 

In East Asia, it’s generally understood that the soul consists of breath, which will be scattered into the sky as the dead body turns into dust.

 

When my father died, I was five years old. When I looked at him in the coffin, his physical appearance, alive or dead, was the same to me.

 

Then what’s the difference between the two, I started wondering. After much thought, I concluded that as long as one keeps breathing, you’re alive, and that as soon as one stops breathing, you’re dead. If so, then we have to say that breath, life and soul are one and the same. Isn’t it?

 

The English word ‘soul’ is said to have come from an old German word ‘See,’ meaning the sea, based on the belief that life arises from and returns to the sea. And from about the 10thcentury, it’s also said that the word ‘spirit,’ meaning the soul of a dead person as God’s breath, has come in to use.

 

No doubt, we all are like The Little Prince of Antoine de Saint-Exupery, who happened to land on the planet Earth as a brief sojourner and returned to his star, getting rid of his physical body with the assistance of a snake in the desert.

 

There are innumerable galaxies and stars, universes and multiverses in the cosmos. When all these cosmic waves rise and fall, they become the Sea of Cosmos. Wouldn’t the core, the Heart of the Sea, be the very essence of us all in the Cosmos? It wouldn’t matter whether it’s called ghost, phantom, spirit, soul or God. Would it?

 

Ah – ha – that’s how and why I must have composed this little poem as a ‘little prince’ myself at the tender age of ten, giving myself a new name ‘해심’ in Korean and ‘海心’ in the Chinese character, meaning ‘the heart of the sea.’ I have been using it as my pen-name ever since.

 

The Sea

 

Thou

Symbolizing

Eternity, infinity and the absolute

Art

God.

 

How

Agonizing

A spectacle is life in blindness

Tumbled into Thy callous cart

To be such a dreamy sod!

 

A dreamland of the gull

Of sorrow and loneliness full

Where would it be?

Beyond mortal reach would it be?

 

May humanity be

A sea of compassion!

My heart itself be

A sea of communion!

 

I envy Thy heart

Containing

Passions of the sun

And

Fantasies of the sky.

 

I long for Thy bosom

Nursing

Childlike enthusiasm

And

All-embracing mother nature.

 

 

Although a drop of water,

It trickles into the sea.

 

그렇다면 또 영혼의 본질은 무엇일까?

 

2015년 말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한일 양 국간 합의에 최종적이며 비가역적인 해결이란 단서에 사용된 이 비가역이란 단어의 사전적 의미는 변화를 일으킨 물질이 본디의 상태로 돌아갈 수 없는 일로 되돌릴 수 없다는 뜻이다.

 

2016년 1월 8일 아돌프 히틀러(Adolf Hitler1889-1945)의 저서 나의 투쟁(Mein Kampf, 1925)’이 절판 70년 만에 재출간됐다이 책은 1925년 36세의 히틀러가 뮌헨 폭동으로 투옥됐던 당시 나치즘의 사상적 토대를 정리한 자서전이다그간의 출간 금지는 반성할 줄 모르는 일본과는 달리 뉘우칠 줄 아는 독일 양심의 상징처럼 묘사돼 왔는데이 악명높은 책이 다시 나오게 되자 세계 언론에선 나치즘을 제대로 비판하기 위한 조치라고 합리화하며 미화했다.


일본군이 우리 윤동주를 비롯해 수많은 한국인과 중국인을 생체실험했다지만 독일도 1904년 식민지인 아프리카 나미비아에서 땅을 뺏기 위해 헤레로족(Herero people)과 나마족(Nama people) 수만 명을 무참히 살해하고생존자 2,000여 명을 강제수용소에 쳐넣고는 생체실험을 한 후 시체는 연구용으로 썼다지 않나.

 

그런데도 독일은 거듭되는 나미비아(Namibia) 정부의 사과 요구에도 100년이 지난 2004년에야 학살 사실을 인정했지만 그것도 총리가 아닌 경제 개발 장관이 연설을 통해 한마디 한게 전부고경제적 배상은 계속 거부하고 있다그런데 독일은 왜 유대인에게만 고개를 숙이나말할 것도 없이 미국 내 유대인의 영향력은 크고 강하지만 나미비아인은 미약하고 무시할 만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와 같은 불편한 진실은 국제사회 인간 세계에서뿐만 아니라 자연계에서도 항상 통용되고 있는 약육강식과 적자생존의 자연법칙이 아닌가우리가 가축을 사육해서 잡아먹고의료약품이나 미용에 필요한 화장품 개발을 위해 동물생체실험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어디 그뿐인가물질문명의 개발로 자연생태계를 파괴하면서 기후변화를 초래해 지상 모든 생물의 멸종 현상을 재촉해 오지 않았는가어쩜 현재 창궐하고 있는 코로나19 범유행 역병이 급기야 자연의 자가 치유의 자정 능력이 발휘되고 있는 것인지 모를 일이다그렇다면 뭣보다 인간이 먼저 멸종되어야만 한단 말인가?


그 해답의 열쇠는 우리 자신에게 주어진 게 아닐까그야말로 반신반수(半神半獸)라 할수 있는 인간이 불가역적’ 짐승으로 전락해 버릴 것인가 아니면 가역적으로 신격(神格)으로 우리 인격(人格)을 높여 볼 것인가 하는 선택지가 있지 않는가영어로 개를 ‘dog’이라 하지만 이 단어를 거꾸로 보면 신() ‘god’이 되듯이 말이다.

 

실존과 당위를 뜻하는 말로 독일어로는 자인(sein)’과 졸렌(sollen)’이 있고영어로는 투비(to be)’와 옷트투비(ought to be)’란 기본 동사가 있는데주어진 본능대로만 살아야 하는 짐승의 삶이 전자라면 본능을 사랑으로 승화시켜야 하는 인간의 삶은 후자이리라.

 

우리 냉철히 한 번 깊이 생각 좀 해보자우선 가역불가역할 때 ()’이란 한자 거스를 을 바꿀 으로 대치해서 생각해보도록 하자동물처럼 바꿀수 없는 불가역(不可易)의 삶을 살지 않고창조적 가역(可易)의 자유라는 엄청난 특전을 받은 우리 인간이라면이보다 더한 축복이 있을 수 있을까.

 

이야말로 인간에게 부여된 권리이자 의무가 아니겠는가이렇게 선택받은 인간으로서의 우리 실존 ‘What We Are’가 조물주가 우리 인간에게 준 선물이라면우리의 당위 ‘What We Become’은 우리가 우리의 조물주에게 바치는 우리의 선물이 돼야 하리라.

 

몇 년전 미국 CBS 방송은 당시 49세의 구글의 컴퓨터 엔지니어 토드 화이트 허스트(Tod d White hurst) 씨가 매사추세츠주(케이프 코드(Cape Cod)에서 자신의 정자 기증으로 태어난 생면부지 8명의 자녀들과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여 만난 이야기를 전했다그는 자녀들을 번갈아 껴안은 후 매우 경이로운 순간이라며 비록 내가 현재 이 아이들의 (법적이고 사회적인아버지는 아니지만 나 역시 앞으로 이 아이들의 삶에 대해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1998년 스탠퍼드대학과 대학원 재학 시절 젊은 남성의 정자를 구한다는 교내 광고를 접한 뒤 정자기증을 결심했다젋은 백인이자 명문대 재학 중인 학생의 정자는 특히 인기가 높았기에 그는 4년간 같은 클리닉을 통해 약 400회 정도 정자를 기증했다정자 기증은 철저히 익명으로 실시됐으며 그에게는 기증자 아이디(ID)가 주어졌다.

 

정자를 제공 받는 여성 역시 기증자의 나이나 인종출생지 등 기본적인 정보만 제공받았다화이트 허스트와 8명 자녀들의 만남은 그의 자녀 중 한명인 사라(Sarah, 당시 20)가 정자기증 출생 형제자매 찾기(The Donor Sibling Registry)’를 통해 생물적인 아버지와 형제들을 찾으면서 추진되었다.


이 뉴스를 접하면서 나도 그럴 수 있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소년 시절부터 자위행위로 허무하고 헛되게 내쳐버린 수많은 내 정자들심히 후회스럽고 안타깝게 아쉽지만다시 좀 생각해보니꼭 그렇지만도 아닐 것 같다.

 

내 생리적인 씨 못지않게아니 어쩌면 더 중요한 게 내 정신적 또는 내 영적(靈的)인 씨라면지난 84년간 살아오는 동안 사랑으로 내 쉰 숨 하나하나내뱉은 말 한마디 한마디내디딘 발 한 걸음 한 걸음써 재낀 글 한줄 한줄내 언행 하나하나가 모두 다 내가 뿌린 씨들이 아닌가.

좋은 씨도 나쁜 씨도잘 뿌린 씨도 잘못 뿌린 씨도비옥한 땅에 아니면 가시덤불 또는 모래밭이나 자갈밭에 떨어진 씨도 있었겠지만얼마만큼이라도 열매를 맺게 된다면 그 열매를 내가 직접 거두게 되든 아니든 더 할 수 없이 다행스럽고 감사할 일이다.

 

어떻든 사랑의 씨를 뿌리면 사랑의 열매가 맺힐 테고많이 뿌릴수록 수확도 커지리라따라서 생리적이든 아니든성적(性的)이든 아니든우리 모두 사랑의 대자녀(godson/ goddaughter of love)’ 그리고 사랑의 대부모(godfather/ godmother of love)’가 되어보리.

 

2013년 개봉된 미국영화 월터미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The Secret Life of Walter Mitty)’에 나오는 노래 스페이스 오디티(Space Oddity)’와 1986년 개봉된 영화 미숀(The Mission)’에 수록된 스타맨(Starman)’을 글램록(Glam rock)의 전설 데이비드 보위(David Bowie 1947-2016)가 불렀다.

 

수천 마일 떨어져 있는 사물들벽 넘어그리고 방안에 숨겨져 있는 사물들접근하기 위험한 사물들을 보고 놀라워하기… 이것이 바로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목적이다.”

 

“To see things thousands of miles away, things hidden behind walls and within rooms, things dangerous to come toto draw closerto see and be amazed

 

이 문구는 월터미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속 배경이된 미국의 유명 잡지라이프(LIFE)의 모토다월터미티는 라이프 잡지에서 필름을 관리하는마흔이 넘도록 결혼은커녕 여자친구도 없지만 다른 부서에서 일하는 셰릴을 짝사랑하는 남자이다도무지 용기를 내지 못하는 그는 상상으로만 그녀에게 다가간다.

 

평생을 살면서 뭔가를 제대로 해본 적도 없고 어딘가를 가본 적도 없이 상상만 해오던 그에게 늘 그와 같이 작업하던 사진작가로부터 필름이 배달된다라이프는 오프라인 잡지를 폐간하고 온라인 회사로 거듭나기 위해 구조조정에 들어가고경영진은 전설의 사진작가 숀오코넬의 사진으로 마지막호의 표지 사진을 장식하기로 결정한다그러나 숀이 필름 가운데 삶의 정수를 담고 있다는 필름은 어디에도 없다월터는 그필름을 얻기 위해 숀을 찾아 나선다.

 

개봉 당시 이 영화의 홍보문구 꿈꾸기를 멈추고 살기 시작하라(Stop Dreaming, Start Living)’가 이 영화가 주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가 아닐까상상이 현실이 되게 하려면 행동의 삶 곧 모험을 감행하라는 뜻이리라.

 

아일랜드의 시인이자 철학자인 존 오도노휴(John O’Donohue 1956-2008)의 2004년에 나온 책 아름다움모든 걸 품는다(Beauty: The Invisible Embrace’에 아름다움을 축복함(A Blessing for Beauty)’이란 기도문이 있다.

 

아름다움을 축복함

 

네 자연의 신성(神性)을 네가 볼 수 있도록,

네 삶의 아름다움이 네게 잘 보이기를.

 

지상의 모든 경이로움이

네 모든 작은 비밀의 감옥으로부터

너를 불러내 가능성의 초원으로 인도하기를

 

하루가 얼마나 큰 기적인지 볼 수 있도록

동트는 새벽빛이 네 눈을 뜨게 해주기를

황혼의 저녁기도가

네 모든 두려움과 어둠을

편안함으로 감싸주기를

 

어려움을 겪을 때면

기억의 천사가 지난날의 수확을

뜻밖의 선물로 갖고 널 찾아주길

 

네 가슴속 희망의 촛불을

어떤 검은 구름이 꺼버리지 않기를

 

너 자신에게 너그럽고

네 삶을 하나의 큰 모험으로 여기기를

외부의 공포와 절망의 소리가

네 안에 메아리치지 않기를

 

절실한 네 정신의 지혜를

네가 언제나 따를 수 있기를

 

네가 한 모든 선행과 사랑 그리고

네가 겪은 모든 고통이 깨우침으로

네 삶을 천만 배로 축복해주기를

 

그리고 사랑이 네 문을 두드리거든

온 세상이 새벽을 반기듯

네가 그 찬란한 빛을 받아들이기를

 

네 영혼에 닿는 신()의 입김을 느끼면서

너를 영원토록 빚고 지켜주며 부르는 네 영원성의 기쁨을

네가 고요와 정적 속에서 찾을 수 있기를

 

혼란과 걱정과 공허함이 있다 해도

네 이름이 하늘에 적혀 있음을 알기를

 

네 삶이 네가 조용히 바치는 성찬으로

네 주위로 베풀어져 의심이 경외심으로

거북함과 긴장됨이 우아함과 고상함으로

좌절된 희망이 날개를 달고 고뇌가 마침내

평안의 경지에 도달할 수 있기를

신성한 아름다움이 너를 축복해주리

 

A Blessing for Beauty

 

May the beauty of your life become more visible to you,

that you may glimpse your wild divinity.

 

May the wonders of the earth call you forth from all your small, secret prisons and set your feet free in the pastures of possibilities.

 

May the light of dawn anoint your eyes that you may behold what a miracle a day is.

 

May the liturgy of twilight shelter all your fears and

darkness within the circle of ease.

 

May the angel of memory surprise you in bleak times

with new gifts from the harvest of your vanished days.

 

May you allow no dark hand quench the candle of hope

in your heart.

 

May you discover a new generosity towards yourself,

and encourage yourself to engage your life as a great adventure.

 

May the outside voices of fear and despair find no echo

in you.

 

May you always trust the urgency and wisdom of your

own spirit.

 

May the shelter and nourishment of all the good you have

done, the love you have shown, the suffering you have

carried, awaken around you to bless your life a thousand times.

 

And when love finds the path to your door may you open

like the earth to the dawn, and trust your every hidden color to wards its nourishment of light.

 

May you find enough stillness and silence to savor the kiss of God on your soul and delight in the eternity

that shaped you, that holds you and calls you.

 

And may you know that despite confusion, anxiety and emptiness, your name is written in Heaven.

 

And may you come to see your lifeas a quiet sacrament of service, which awakens around you a rhythm where doubt gives way to the grace of wonder, where what is awkward and strained can find elegance, and where crippled hope can find wings, and torment enter at last unto the grace of serenity.

 

May Divine Beauty bless you.

 

아름다움이란 어떤 것인지 우리 생각 좀 해보리라.

아름다움이란 어린아이의 천진난만함이요.

아름다움이란 꾸밈없이 자연스러움이요.

아름다움이란 억지 없는 순조로움이요.

아름다움이란 오해 없는 이해심이요.

아름다움이란 조건없는 베풂이요.

아름다움이란 악의 없는 선심이요.

아름다움이란 거짓 없는 진심이요.

 

이상의 일곱 마디를 한마디로 줄인다면 진((()는 셋이 아니라 같은 하나이며 셋중에 그 으뜸은 미()인데()는 모든 것의 아름다움이리라.

 

여성미남성미인간미자연미나체미의상미조형미통속미풍속미미숙미성숙미열정미노련미내성미외향미정물미동작미반전미(反轉美), 역전승패미(逆轉勝敗)의 미(등 부지기수이리라.

영원 속에 찰나 같은 순간,

우주 속에 티끌 같은 세상,

우리 모두의 덧없는 인생,

 

모든 게 더 할수 없이

한없이 가슴 아프고

저리게 슬프도록

아름다움이어라.


김소월의 시 못 잊어의 셋째 구절

 

그러나 또한긋 이렇지요,

그리워 살뜰히 못 잊는데,

어쩌면 생각이 떠나지요?”

 

이 시의 첫구 그러나 또한 긋이렇지요를 빌려서 아름다움이란 보는 사람 눈 속에 있다(Beauty is in the eye of beholder)는 서양속담처럼 사랑이란 색안경을 쓰고 보면 다 이뻐 보이지 않던가그렇다면 사랑은 어디에서 생기는 것일까.

 

2016년 미국에서 출간된 과학서적 치유육체를 지배하는 정신과학탐구(A Journey Into the Science of Mind Over Body)’의 저명한 영국의 언론인으로서 과학서적 저술가인 저자 조마천트(Jo Marchant, 1973 - )는 서론에서 기존 서구 의학계의 상반되는 대표적인 두 가지 이론을 대치시켜 독자의 주의를 환기시킨다.

 

한쪽에는 육체가 기계와 같아 질병 치유에 사상이나 신앙이나 감정이 개입할 여지가 별로 없다는 것이고다른 쪽에는 모든 비과학적이고 미신적이며 통속적인 재래식 대체민간요법 등을 열거한다그러고 나서 유전학과 의료미생물학박사 학위 소지자인 저자는 최근에 와서 서양의 학계에서도 인정하게 된 플라시보 효과(placebo effect)’를 예로 든다.

 

마취도 하지 않은 모의외과수술(fake surgery)’이 시술되는가 하면아무런 약성분이 들어있지 않은 가짜약도 그 알약의 크기가 작은 거 보다 큰 게 더 효력이 있고먹는 약이 진짜가 아닌 플라시보임을 환자가 알고 있을 때에도 그 효력이 발생하며심지어는 플라시보가 단순히 환자의 주관적인 심리상태를 반영해 주지 않고 인체 내 면역체계(immune system)에 영향을 주고 있음이 여러 실험을 통해 과학적으로 입증되고 있다.

이것이 돌팔이 사기극이나 희망 사항 또는 모든 게 생각 나름이 아니라는 것이다어느 약품의 효과와 같이 구체적인 물리적 효과라고 플라시보효과의 생물학적 근거를 저자는 설명한다우리가 복용하는 어떤 알약이든 약이라기보다는 이 알약을 삼키면 내 병이 나을 거라는 하나의 믿음만으로도 우리가 실제로 약을 먹었을 때처럼 우리 몸속에서 자연적으로 엔도르핀 (endorphins)이나 도파민(dopamine) 같은 화학성분 물질이 분출된다는 얘기다.

 

이렇게 플라시보효과를 검토한 후저자는 사람들이 느끼는 만성피로감이나 소화기능장애나신체적인 고통 등을 어떻게 정신적으로 극복할 수 있는지를 최면 혹은 인지 행위요법의식요법심리요법아니면 가상현실 등 여러 분야의 연구조사 리서치를 통해 다루고 있다.

 

결론적으로 내가 이 책 내용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몸 상태가 좋다 안 좋다의 차이는 내가 어디에다 신경을 쓰고 정신을 어디에다 쏟느냐몸이 아니라 맘이라는 것이고아픈 사람에겐 사랑 이상의 약이 없다는 거다.


그렇다면 앞에 제기한 물음: ‘사랑은 어디에서 생기는 것일까로 돌아가 보리라사랑은 몸에서 생기는 것일까아니면 맘에서 생기는 것일까맘과 정신은 같은 것일까 다른 것일까영혼이 맘과 정신과 같은 것일까 다른 것일까영혼이 있다면 몸 안에 아니면 몸 밖에 어디에 존재하는 것일까영혼이 몸 안에 존재한다면 몸 어디에 깃들어 있을까.

 

고대 이집트인들은 영혼이 가슴 심장 속에 있는 것으로 믿었고중세유럽에서는 머릿 속에 있다고 생각해 영혼을 찾겠다고 두뇌를 절개하기도 했다심장이식수술까지 하게된 오늘날에 와서는 세포기억설(Cellular Memory)’이란 것도 있는데장기세포에도 기억 능력이 있어 이식수술 시 기증자의 개성적인 특성이 따라간다는 이론이다세포기억설의 창시자 게리슈워츠(Gary Schwartz, 1944 - )박사는 지난 20여 년 간 70여건의 사례를 기록해 놓았다.

 

이탈리아의 신경외과전문의 세르조카나베로(Sergio Canavero, 1964 – )는 미국의 신경과학회 콘퍼런스에 참석해 사람의 머리를 다른 사람의 몸에 이식하는 계획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렇게 머리 이식수술이 머지않아 현실화한다면 그야말로 몸과 머리가 뒤바뀌는 전설이나 신화 같은 일이 벌어지는 것이다. 2014년 12월에 출간된 나의 역서로 독일작가 토마스만(Thomas Mann 1875-1955)의 중편소설 뒤바뀐 몸과 머리(The Transposed Heads, 1940)’에서처럼 말이다.

 

몸과 맘과 정신과 영혼이 같은 것이든 아니든어떻든 인간 그리고 더 나아가 우주의 본질은 사랑임이 틀림없어라.


[이태상]

서울대학교 졸업

코리아타임즈 기자

합동통신사 해외부 기자

미국출판사 Prentice-Hall 한국/영국 대표

오랫동안 철학에 몰두하면서

신인류 코스미안'사상 창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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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22.06.25 11:02 수정 2022.06.25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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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