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동료의 텀블러에 수차례 자신의 체액을 넣은 공무원이 해임 처분에 불복해 소송을 냈다가 1심에서 패소했다. 그는 자신의 행위에 대해 ‘성적 자기결정권’을 주장했으나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부장판사 신명희)는 해임된 공무원 A씨가 서울특별시장을 상대로 낸 해임처분 취소 소송에서 9일 원고 패소 판결했다.
A씨는 공무원으로 근무하던 2020년 1월20일부터 7월14일까지 6회에 걸쳐 여자 동료 B씨의 텀블러나 생수병을 화장실로 가져가 체액을 넣거나 묻혔다. 이에 서울시가 지난해 2월 품위유지의무 위반에 해당한다며 A씨를 해임했다.
당시 A씨의 행위에 대한 법적 판단은 벌금형으로 그쳐 논란이 일기도 했다. 그해 4월 A씨에 대한 재판에서 서울북부지법은 성범죄가 아닌 재물손괴죄만 적용해 30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성희롱 혐의가 적용되지 않자 "재물손괴 행위에 불과하다"며 해임 처분을 취소해달라고 소송을 냈다.
그는 "자위 행위를 할 때 어떤 기구를 사용할지는 성적 자기결정권과 행복추구권에 속하는 성적 자유"라며 "성적 언동이나 품위손상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A씨가 성적 쾌감을 느낀 지점이 텀블러나 생수병 자체였다기보다는 (동료 직원) B씨 소유라는 점 때문이었다"며 "특정 직장 동료를 성적 대상화한 행동으로 개인의 성적 영역이라고 볼 수 없다"고 했다.
이 사건으로 B씨가 사무실에서 더는 물을 마시지 못할 정도로 큰 충격에 빠졌고 성적 모욕감과 수치심을 느꼈다고 진술했는데, 재판부는 이 점도 판결의 근거로 삼았다.
이어 "공무소 내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상상하기 어려운 행위"라며 "A씨 본인은 물론 공적 사회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실추시킬 정도로 매우 심각하고도, 반복적으로 이뤄져 비위 정도가 심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