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상 칼럼] 어떤 삶이 코스미안의 삶일까

이태상

 

오늘 새벽하늘에 떠 있는 둥근 달이 유난히 밝았습니다겨울 하늘에 또렷이 빛나는 별들도 반가웠고우리 집 뒷 마당에 와서 반갑다고 내게 먼저 굿모닝을 하듯 조잘대는 새들도 사랑스러웠습니다있는 그대로생긴 그대로이해하고고맙고애잔하고지켜보고믿어주고하나 되고… 사랑이란 이런 마음들의 집합체들이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왜냐하면 그것은 헤아릴 수 없이 크기 때문에 바다 같고하늘 같은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상은  코스미안뉴스 우생(愚生)의 칼럼 귀향송(歸鄕誦)’에 인용한 바 있는 영국 런던 거주 코스미안뉴스 애독자 김미형(金美炯 영어 이름은 May Kim) 여사님의 이메일 편지 일부이다.

 

요즘 미국과 한국에서 사람들 입에 자주 오르내림을 이르는 말로많이 회자(膾炙)되는 단어가 한두 개 있다그 하나는 포모 FOMO-fear of missing out’, 이와 반대되는 말은 조모JOMO-joy of missing out’, 또 하나는 가면 증후군 Imposter Syndrome’이다.

 

전자(前者)는 다른 사람들이 하는 재미있거나 유익한 일에서 나만 빠지나 하는 소외감을 일컫는다이를테면 남들은 주식으로 떼돈을 번다는데 나만 일확천금의 좋은 기회를 놓치는 건 아닐까 하는 공포심 말이다이는 전에 서구 사회에서 한동안 유행하던 표현으로 남 따라 하기 keeping up with Joneses’나 남들이 하는 대로 따라 인기 있는 쪽에 가담한다는 뜻으로 행렬 선두 마차에 올라탄다. jump on the bandwagon’는 말과 일맥상통하는 것이리라.

 

우리 말로는 우렛(천둥)소리에 맞춰 만물이 함께 울린다는 뜻으로 아무런 자기 주관 없이 남의 의견을 그대로 받아들여 따르거나 덩달아 같이 행동하는 것을 이르는 한자(漢字)로 부화내동(附和雷同)이란 사자성어(四字成語)가 있지 않나이는 정치와 경제 종교와 문화 할 것 없이 각 분야에서 특히 우리 한국인들 골(속에 뿌리 박힌 사대주의(事大主義사상을 비롯해 모든 골빈당들의 공통된 특징이 아니랴.

 

이와 반대로 다른 사람들이 무엇을 하든 상관하지 않고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추구하면서 기쁨과 보람을 느끼는 삶다시 말해 있는 그대로생긴 그대로이해하고고맙고애잔하고지켜보고믿어주고하나 되고’ 이런 사랑, ‘헤아릴 수 없이 크기 때문에 바다 같고 하늘 같은’ 삶을 사는 것이 가슴찬당’ 코스미안의 삶이 아닐까.

 

그리고 앞에 언급한 후자(後者) ‘가면 증후군은 소위 사회적으로 크게 성공하고 출세해 만인의 선망(羨望)의 대상이 되어 온 유명 인사들이 공통적으로 앓는 정신 심리적인 병적 증상인 자신감 결핍불안감무한경쟁의 성과주의와 완벽주의에 몰입된 강박관념등을 가리키는 데 자신들의 성공 요인을 자신이 아닌 외적 조건이나 외부 덕으로 돌리고 자신을 자격 없는 사기꾼으로 여긴다는 점에서 사기꾼 증후군으로도 불린다최근 보도를 통해 밝혀진 몇몇 사례만 보더라도 이들의 삶이 얼마나 공허한 것인지 알 수 있지 않은가.

 

지난 1월 19일 피플지와 인터뷰에서 미국의 유명 배우이자 모델인 제시카 알바 (Jessica Alba, 1981 - )는 자신이 꽤 오랫동안 가면 증후군을 앓아왔다라고 했고저신다 아던(Jacinda Ardern 1980 - ) 뉴질랜드 총리도 얼마 전 가면 증후군이 있다고 고백했으며유대계 미국 여배우 나탈리 포트만(Natalie Portman, 1981)도 2015년 5월 30일 모교 하버드대 졸업식 연설에서 똑똑하지 않은 내가 입학할 수 있었던 것은 실수이지 않았을까내가 입을 열 때마다 내가 백치(白癡같은 멍청한 배우가 아닌 걸 증명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렸다. I felt like there had been some mistake, that I wasn’t smart enough to be in this company, and that every time I opened my mouth I would have to prove that I wasn’t just a dumb actress.”라고 실토(實吐)했다.

 

최근 트위터의 설문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7%가 가면 증후군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2020년 7월 실리콘밸리 재직자 약 3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결과에서도 응답자의 62%가 내가 유능하지 않다는 걸 회사 사람들이 알아채는 것이 두렵다고 했고이 같은 답변은 아마존에선 72%, 구글 71%, 리프트 69%, 페이스북이 66%였다.

 

영국의 저명한 신경생물학자 해롤드 힐만(Harold Hillman, 1930 - )은 2013년 출간된 그의 저서 가면 증후군진순(眞純)한 지도자가 된다는 것 The Imposter Syndrome: Becoming an Authentic Leader’에서 가면 증후군을 극복함에 있어 최선의 치료법은 자신에 대해 솔직해지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인간의 약점이 있어 인간미(人間美/)도 있고아무도 항상 옳지만 않을 수 있으며사람은 누구나 다른 사람의 도움을 필요로 하다는 가장 중요한 사실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 It’s ok to be human, it’s ok to be not always right and most importantly it’s ok to need others.”

 

가면 증후군’ 연구 권위자 발레리 영(Valerie Young) 교육학 박사가 제시하는 10가지 대처법이 있다.

 

1. 혼자서 고민하지 말고다른 사람들도 같은 고민을 한다는 사실을 알면 그 고민에서 해방된다. Break the silence. Shame keeps a lot of people from “fessing up” about their fraudulent feelings. Knowing there’s a name for these feelings and that you are not alone can be tremendously freeing.

 

2. 감정과 사실을 구별하라사람들은 누구나 때때로 자신이 바보 같다고 느낀다당신이 바보 같다고 느낀다고 해서 당신이 바보는 아니란 사실을 알아야 한다. Separate feelings from fact. There are times you’ll feel stupid. It happens to everyone from time to time. Realize that just because you may feel stupid, doesn’t mean you are.

 

3. 당신이 언제 소외감을 느끼게 되는지 인지하라소속감이 자신감을 키워준다어떤 모임이나 강의실 또는 직장에서 당신이 다른 사람들보다 나이가 많거나 적어서아니면 첫 여성유색인또는 장애인으로서 부사장, 우주비행사, 판사감독관소방서원수상자일 경우 느끼게 되는 생소감(生疎感)은 자연스러운 것이다그렇다고 자신의 능력과 지능상 위축감을 느낄 필요는 없다. Recognize when you should feel fraudulent. A sense of belonging fosters confidence. If you’re the only or one of a few people in a meeting, classroom, field, or workplace who look or sound like you or are much older or younger, then it’s only natural you’d sometimes feel like you don’t totally fit in. Plus if you’re the first woman, people of color, or person with a disability to achieve something in your world, e.g. first VP, astronaut, judge, supervisor, firefighter, honoree, etc. there’s that added pressure to represent your entire group. Instead of taking your self-doubt as a sign of your ineptness, recognize that it might be a normal response to being on the receiving end of social stereotypes about competence and intelligence.

 

4. 매사에 긍정적으로 임하라당신이 완벽주의자란 사실은 그만큼 당신이 하는 일에 철저하고 우수하다는 뜻이지만 일상적인 일에 매달리지는 말고 설혹 불가피하게 실수가 생겨도 자신을 용서할 줄 알아야 한다. Accentuate the positive. The good news is being a perfectionist means you care deeply about the quality of your work. The key is to continue to strive for excellence when it matters most, but don’t persevere over routine tasks and forgive yourself when the inevitable mistake happens.

 

5. 실패나 실수에 역발상으로 대처하라일찍이 헨리 포드는 말했다실패는 다시 더 잘 시도해볼 기회를 줄 뿐이다.” 마치 운동경기에서 진 팀의 선수들이 자신들의 부족했던 점을 깨닫고 다음 경기에선 승리를 다짐하듯 말이다. Develop a healthy response to failure and mistake making. Henry Ford once said, “Failure is only the opportunity to begin again more intelligently.” Instead of beating yourself up for falling short, do what players on the losing sports team do and glean the learning value from the loss and move on reminding yourself, “I’ll get ’em next time.”

 

6. 올바른 규칙을 세워라당신이 나는 언제나 정답을 알아야 한다.”든가 절대로 남에게 도움을 청해선 안 된다” 하는 식의 오도(誤導)된 규칙 하에 행동해 왔다면 이와는 정반대로 당신도 실수할 수 있고쉴 수도 있으며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청할 권리가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 Right the rules. If you’ve been operating under misguided rules like, “I should always know the answer,” or “Never ask for help” start asserting your rights. Recognize that you have just as much right as the next person to be wrong, have an off-day, or ask for assistance.

 

7. 각본을 새로 짜라당신 머릿속에 가면 증후군 증상이 일어나거든 당신 내부의 이 각본을 집어치우고 사람은 누구나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 처음에는 좀 어설퍼도 나는 잘 해낼 거야란 각본을 새로 짜고주위 사람들을 둘러보면서 우와 다들 나보다 똑똑해 보인다고 주눅 드는 대신 우와 이 똑똑한 사람들한테서 나는 많이 배울 수 있겠구나’ 하는 것이다. Develop a new script. Become consciously aware of the conversation going on in your head when you’re in a situation that triggers your Impostor feelings. This is your internal script. Then instead of thinking, “Wait till they find out I have no idea what I’m doing,” tell yourself “Everyone who starts something new feels off-base in the beginning. I may not know all the answers but I’m smart enough to find them out.” Instead of looking around the room and thinking, “Oh my God everyone here is brilliant. and I’m not” go with “Wow, everyone here is brilliant – I’m really going to learn a lot!”

 

8. 성공을 사전시각화(事前視覺化)하라프로 선수들이 그러듯이 사전에 예행연습을 하고 패배하지 않고 승리하는 장면을 상상하며 시각화하는 거다. Visualize success. Do what professional athletes do. Spend time beforehand picturing yourself making a successful presentation or calmly posing your question in class. It sure beats picturing impending disaster and will help with performance-related stress.

 

9. 당신 자신에게 포상(褒賞)하라외부의 인정을 추구했다가 포기하는 악순환에서 벗어나 자신 스스로를 자신이 인정하는 법을 익히도록 하는 거다. Reward yourself. Break the cycle of continually seeking °© and then dismissing °© validation outside of yourself by learning to pat yourself on the back.

 

10. 될 때까지 시늉을 해라날기 전에 날갯짓부터 해야 한다하다 보면 점차로 자신감과 용기도 생겨 모험을 하게 되며 모험을 하다 보면 기적이 일어난다. Fake it ‘til you make it. Now and then we all have to fly by the seat of our pants. Instead of considering “winging it” as proof of your ineptness, learn to do what many high achievers do and view it as a skill. The point of the worn-out phrase, fake it til you make it, still stands: Don’t wait until you feel confident to start putting yourself out there. Courage comes from taking risks. Change your behavior first and allow your confidence to build.

 

[You are welcome to reprint this post with the bio below.]

 

Valerie Young

About Valerie Young

 

Valerie Young, Ed.D. is an internationally-recognized expert on impostor syndrome and author of the award-winning book The Secret Thoughts of Successful Women: Why Capable People Suffer from Impostor Syndrome and How to Thrive in Spite of It (Crown/Random House) now available in six languages. She has delivered her highly solution-oriented to hundreds of thousands of organizations including IBM, Merck, Google, Boeing, Procter & Gamble, Facebook, Microsoft, Intel, Chrysler, Blizzard Entertainment, Dell, BP, Deloitte, Ernst & Young, McDonald's, NASA, The Space Science Telescope Institute, National Cancer Institute, Society of Women Engineers, and The Conference Board. Valerie has also spoken at over 95 colleges and universities in the US, Canada, Japan, Europe, and the UK including Stanford, Harvard, MIT, Princeton, and Oxford. And her career-related advice has been featured in business and popular media outlets on five continents including The BBC, Yahoo Finance, Newsweek, Time, O magazine, Fast Company, Science, and many more. You can learn more at ImpostorSyndrome.com

 

이상의 열 가지 대응법을 내가 한 마디로 줄인다면 이렇게 말할 수 있으리라.

 

나는 아주 어렸을 때부터 위인전이나 소설을 읽거나 영화를 보면서 나는 왜 저 주인공 인물들처럼 위대하고진실하고멋질 수 없나 하는 극심(極甚)한 자괴 지심(自愧之心)이라 할지 자기혐오감(自己嫌惡感)에 사로잡혀 고민에 고민을 해 온 끝에 궁하면 통한다고 궁즉통(窮卽通)이라 했던가하나의 정신적인 자위책(自慰策)으로 내 나름의 결론을 내렸다사람은 누구나 자기 자신에게 솔직한 것 이상으로 순수하고 진실할 수 없다는이를 다시 말하자면 앞에 인용한 김미형 님의 표현대로

 

있는 그대로생긴 그대로이해하고고맙고애잔하고지켜보고믿어주고하나 되고… 사랑이란 이런 마음들의 집합체들이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왜냐하면그것은 헤아릴 수 없이 크기 때문에 바다 같고하늘 같은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럴 때 사람은 누구나 다 각자대로의 자긍심과 자존감을 느끼며 자중자애(自重自愛)함으로써 자족감과 행복감을 만끽하는 코스미안의 삶을 살 수 있게 되리라.

 

[이태상]

서울대학교 졸업

코리아타임즈 기자

합동통신사 해외부 기자

미국출판사 Prentice-Hall 한국/영국 대표

오랫동안 철학에 몰두하면서

신인류 코스미안'사상 창시

1230ts@gmail.com

 

작성 2022.07.09 10:46 수정 2022.07.09 10:48
Copyrights ⓒ 코스미안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한별기자 뉴스보기
댓글 0개 (/ 페이지)
댓글등록- 개인정보를 유출하는 글의 게시를 삼가주세요.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