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를 외면한 가장 큰 대가는 가장 저질스러운 인간들에게 지배당하는 것이다.” 이 말은 기원전 삼사백 년대 그리스의 철학자요 사상가로 서양의 다양한 학문에 영향을 끼친 플라톤의 말이다. 그는 소크라테스의 제자이기도 하고 아리스토텔레스의 스승이기도 했다. 철인정치론을 편 「국가」, 이데아론 등 서양의 형이상학 관념론 철학의 창시자이기도 한 플라톤이 살았던 당시의 세계도 사람이 살아가는 모습은 똑같았던 모양이다.
개인의 사회에서도 어떤 단체에서 권력의 자리에서 물러나면 힘을 잃게 된다. 그 자리에 있을 때 덕을 쌓고 좋은 일을 했더라면 그래도 존경을 받겠지만 악덕과 악행을 저질렀다면 그야말로 지탄과 멸시의 대상이 된다. 정치의 세계야 오죽하겠는가. 정치권력의 실세에서 멀어지면 자신의 밑에서 고개 숙이고 머리를 조아렸던 형편없는 친구들이 권력을 차지하고 지배하려들 때 그 심정이 오죽하였겠는가.
오늘날도 개인의 인간관계, 직장관계, 단체관계 등에서도 이러한 사례는 우리가 늘 겪는다. 어떤 사람이 자신이 운영하는 가게의 종업원에게 장사노하우를 전수하였는데 배신하고 나중에 동종업종의 큰 업체의 사장이 되어 주인을 짓밟은 사례가 있을 수도 있고, 어떤 정치가의 밑에서 수족이 되어 따라다니던 사람이 그 정치가를 배신하고 짓밟는 사례 등 우리 사회의 곳곳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이 모두 권력의 주도권 쟁탈전에서 빚어진 현상인데, 권력이란 속성 자체가 속물적이다. 비인간적이기 때문에 그렇다.
오늘날 물질만능주의 가치관의 시대에서야 더욱 그렇다. 돈이 권력이다. 돈이 없으면 아무리 학식덕망이 뛰어난 학자도 대접을 받지 못한다. 어쭙잖은 실력을 가진 사람이 학문의 최고인 것처럼 행세하기 마련이다. 교사들도 마찬가지다. 자기 연수는 게을리 하고 교직자로서의 사명감보다는 출세에 급급하여 윗사람 비위 잘 맞추고 권력의 실세의 뒤꽁무니 따라다니다가 출세하게 되면 안하무인이 되는 사례들을 교육현장에서 많이 본다. 실력도 없으면서 거짓으로 실력이 있는 체, 진실한 교육자인체 떠벌리고 행세하고 다니는 교육 행정가들도 종종 있다. 그런 사람의 처세술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처세의 달인이다.
탁월한 처세술과 임기응변으로 권력의 자리에 오른 사람들에 의해 단체나 직장, 사회가 움직이면 그 권력자의 한계가 드러나기 마련이다. 이런 사람들이 많은 사회는 건강한 사회라고 볼 수 없다. 정말로 그 자리에 올라야 할 사람이 올라 바르게 사회를 이끌어가야 사회가 정상적으로 돌아가는 법이다.
그러나 실제로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단체나 사회가 이끌어 가면 많은 사람에게 도움이 되기보다는 소수 사람에 의해 다수의 사람이 희생되어야 하는 불건전한 사회가 된다. 내가 소속하는 집단, 모임의 우두머리는 그 집단에 봉사하는 자리이지 군림하는 자리가 아님을 늘 명심해야 한다. 교사가 어린이들의 성장을 돕는 조력자이지 그들의 우두머리가 아니다.
관리자는 교사와 어린이들을 돕는 사람이지 그 위에 군림하는 사람이 아니다. 학교의 많은 교육 보조 행정원들은 교사들이 어린이들의 교육을 잘 하도록 인적, 물적 지원과 돕는 사람들이다. 본질을 망각할 때 본질과 동떨어진 일을 하게 되고, 그렇게 될 때 교육활동과 무관한 엉뚱한 일을 하게 된다. 교사들도 교육의 본질을 떠나 다른 활동에 치중할 때 교육적인 효과를 거둘 수 없다.
교육가족 모두가 교육본질을 잃지 말아야 한다. 내가 소속한 집단, 단체, 모임에서 혹 본질을 떠난 권력을 행사하고 있는지 늘 자성을 해보아야 할 것이다.
[김관식 시인]
노산문학상 수상
백교문학상 대상 수상
김우종문학상 수상
황조근정 훈장
김관식 kks4190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