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금리 인상, 보통 일이 아니다

시급한 물가부터 잡고, 서민 주거안정을 위한 중장기 대책 수립해야


미국의 연방준비제도(Fed)가 지난 5월 22년 만에 기준금리를 0.5% 포인트 인상하는 '빅 스텝'을 단행했고, 6월에는 0.75% 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까지 밟았다. 이로써 한국과 미국은 기준금리가 1.75%로 같아졌었다. 이후 7월 13일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0.50% 포인트 올리는 빅 스텝을 단행하여 2.25%가 되었다. 그러나 7월 중 미국이 다시 한번 빅 스텝 이상의 조치를 취할 것으로 예상되어 한미 간 금리가 다시 역전될 가능성이 있다. 

미 연준은 오는 27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다시 대폭 인상하는 조치를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분위기는 이번에도 미국이  기준금리를 0.75% 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밟거나, 이보다 더한 1.00% 포인트 올리는 울트라 스텝 조치를 취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은 당면한 정책목표인 인플레이션 대응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의 기준금리가 한국보다 높아지면 제일 먼저 타격을 받는 곳은 국내 금융시장이다. 자칫 국내 주식시장에 투자하고 있는 외국자본이 대거 빠져나갈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원화 가치는 떨어지고 환율도 올라갈 것이다. 벌써부터 환율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이런 국면에서 한국은행의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금리를 올리자니 경기 침체가 우려되고 현재의 금리를 고수하자니 미국과의 금리 역전으로 최악의 경우 금융시장 붕괴도 염두에 둬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금리 역전을 방어하기 위하여 한국은행도 빅 스텝 이상의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럴 경우 부동산시장은 어떻게 될까. 당장 타격을 받을 사람들은 과도한 빚을 내어 집을 산 사람들이다. 월급을 받아 대부분을 원리금 상환에 지출하는 소위 하우스푸어가 속출할 것이다. 이들이 견디지 못하고 집을 매물로 내놓을 것이지만, 매수자는 당분간 실종될 가능성이 크다. 그렇게 되면 집값이 폭락할 수도 있다. 국책연구원에서 30~40% 하락을 예측한 것도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경제정책은 일정한 시차를 두고 그 효과가 발생된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폭발적인 인플레이션과 물가인상, 원자잿값 상승 등은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해 무제한으로 돈을 찍어 경기부양책을 쓴 것이 그 원인이다. 미국이 달러를 찍어 시중에 풀어 가장 적극적인 부양책을 썼고, 우리나라도 시도 때도 없이 추경을 편성하여 무작정 퍼주기 식의 포퓰리즘 정책을 쓴 것이 지금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

산이 높으면 골이 깊은 법이다. 지난 3~4년 동안 시중에 너무 많이 풀렸던 돈은 갈 곳이 없어 주식과 코인과 부동산으로 쏠렸다. 국가 경제의 기초체력과는 무관한 돈 놓고 돈 먹기 식의 투전판에 끼어들지 못하면 벼락 거지가 될 것이라는 조바심에 막차를 탄 사람들이 지금 밤잠을 설치고 있다. 정부는 가장 시급한 물가부터 안정시키고 나서 서민 주거안정을 위한 중장기 대책을 수립하기 바란다. 경제정책은 표를 의식하거나 인기에 영합하지 않아야 한다.



작성 2022.07.26 12:46 수정 2022.07.26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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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