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단순한 사고가 이분법적인 흑백논리의 사고다. 고정관념, 흑백논리, 성급한 일반화, 감정에의 호소, 편견, 왜곡 등이 이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이 중 흑백논리는 모든 문제를 두 가지로만 구분하려는 논리이다.
자신의 생각에 동조하지 않으면 적으로 간주하는 흑백논리는 가장 단순한 사고방식으로 민주적인 사고방식이 아니다. 바로 독재적인 사고방식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남북 분단 상황으로 오랫동안 국민들 사이에 흑백논리의 사유가 고착화되어 버렸다.
아주 위험한 사고임에도 독재자들은 이러한 단순한 사고로 다양한 생각의 씨앗을 말살해버렸다. 비근한 예로 정권 유지를 위한 지역감정 유발, 상대 후보의 인신공격 등으로 사람들의 다양한 생각들을 깡그리 망가뜨리고 아군과 적군의 단순한 대결로 사고를 단순화시켜 버렸다. 그래서 사람들은 우리나라 특유의 단순논리에 빠져 여당과 야당의 흑백논리의 창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고정관념의 틀 속에 사람들을 가두어버렸다.
그게 인간의 감옥인 줄 모르고 사람들은 맹목적으로 행동하며 살아가고 있다. 이런 폐쇄된 틀은 우리나라만의 특성이다. 고정된 틀에 국민들의 의식을 가두어둔 공산주의 국가를 제외하고 다른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흑백논리의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 다양한 사고로 자유스럽게 살아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어떤 사회현상을 비판하면 무조건 야당으로 몰아부친다. 교육 현장인 학교가 가장 앞장서서 어린이들의 단순 사고를 일깨워주어야 함에도 교사의 단순 논리에 어린이들의 창의성을 짓밟아 놓는 상황이 종종 발생한다.
교사들이야 흑백논리의 단순 구조로 습성화되었더라도 어린이들은 미래 세계시민으로 살아갈 인재들이다. 그들이 다양한 사고 창의성으로 우수한 상품을 만들고 다른 나라 사람들과의 친교를 통해 나라의 앞날을 개척해나갈 역군들이다. 다른 나라 사람들은 다양한 사고하에 인재를 양성하고 있는데 자신의 구태의연한 사고로 어린이들을 가두어 미래인재를 키워낸다면 우리나라 어린이는 정신적인 면에서 경쟁에서 밀려나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우리사회에 만연한 흑백논리의 사고는 능력을 평준화시키고 능력 없는 사람을 우위에 두는 능력불평등의 사회로 나아갈 개연성이 있다. 능력 없는 자가 얄팍한 처세술로 윗자리에 앉아 떵떵거리게 할 개연성이 충분히 내재되어 있다. 민주주의 사회는 공정한 경쟁에 의해 선발되어야 한다. 능력 있는 자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대 사회는 건전해진다. 능력 없는 자를 윗자리에 앉히면 효율성이 떨어질 뿐 아니라 갖은 문제를 일으켜 국가 경쟁력을 떨어뜨릴 공산이 크다.
민주주의는 능력의 평준화가 아니다. 창의력의 평준화 시대여서도 안 된다. 뒷구멍으로 부정한 방법을 기웃거리는 인물들이 없도록 흑백논리로 공정한 경쟁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불건전한 사회여서도 안 된다. 우리 교사들의 할 일이 너무나 많다. 민주적인 학급운영이야말로 미래의 건강한 대한민국의 인재를 길러내는 일일 것이다. 세계시민으로서의 품격 높은 인간을 육성하기 위해 흑백논리의 사 방식에서 탈피하여 거듭나야 할 것이다.
[김관식 시인]
노산문학상 수상
백교문학상 대상 수상
김우종문학상 수상
황조근정 훈장
김관식 kks4190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