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봉수 칼럼] 야구 용어 '할 푼 리'를 퍼센트로 고치자

이봉수 논설주간

사진=마산고 야구부 제공 / 2021년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장기 경기에서 우승한 야구 명문 마산고 야구부


1970년대에 고교야구가 전 국민을 열광시킨 적이 있었다. 동대문구장에서 고교야구 결승전이 벌어지면 상가는 거의 철시를 하고 택시 기사들도 운행을 멈추고 전파상 앞에서 고교야구 중계방송을 보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여고생들이 동대문구장으로 몰려와 선생님들과 경찰이 단속한다고 진땀을 빼기도 했다.

그 시절에 부산고와 군산상고의 9회말 역전 명승부가 있었고, 황금사자기, 청룡기, 대통령배, 봉황기 대회가 펼쳐졌다. 경북고, 경남고, 광주일고, 마산고, 신일고, 부산상고, 대구상고, 선린상고, 공주고, 충암고, 광주상고, 마산상고, 북일고, 제물포고, 동산고 등의 야구 명문들이 있었다. 

당시 야구 중계방송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해설자가 투수를 핏차(pitcher)라 했고 포수는 캣차(catcher)라고 했다. 주자는 란나(runner), 1루수는 퍼스트베이스맨 2루수는 세칸드베이스맨 등으로 불렀다. 유격수는 숏스탑(short stop), 좌익수는 레프트필더( left fielder), 중견수는 센타필더(center fielder), 우익수는 라이트필더(right fielder) 등으로 불렀다. 안타는 히트(hit), 치고 달리기는 히텐드랑((hit and run), 홈런을 호무랑(home run)이라고 소리치는 해설자의 목소리가 전파를 타고 울려퍼졌다. 

타자가 친 공이 외야 장내에 떨어져 한번 튕겨서 관중석으로 넘어가면 엔타이틀 투베이스(entitled two base인정2루타)라고 해설자는 소리쳤다. 어중간하게 빗맞은 공을 수비수들이 서로 미루다가 못 잡고 안타가 되면 텍사스히트(texas hit)라고 했다. 스틸(steal 도루)이나 겟투(get two 더블 플레이), 뻔트(bunt 희생타), 포볼(four ball 볼넷), 데드볼(dead ball 사구), 쓰리 스트라이크 아웃(three strike out 삼진 아웃) 등도 익히 들었던 야구 용어다.

그 때도 타자의 타율이 3할을 넘어서면 강타자로 불렸다. 4번 타자도 4할을 넘는 선수는 거의 없었다. 지금도 4할대를 치는 타자는 거의 없다. 투수가 던지는 10개의 공 중에서 평균 4개 이상의 안타를 쳐야 타율 4할 이상의 타자가 된다. 

타율이 2할 6푼 5리라고 하면 타수가 타석에 들어서서 안타를 칠 확률이 26.5%라는 뜻이다. 이처럼 백분율로 해서 퍼센트로 표시하면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는데 왜 굳이 야구에서는 할 푼 리를 썼던 것일까? 그 이유는 야구가 일본을 통해서 우리나라로 들어왔기 때문이다. 

위에서 나열한 피차, 캐차, 란나, 호무랑, 히텐드랑 등은 일본식 발음이고 타율을 나타내는 할 푼 리도 일제의 잔재라고 할 수 있다. 지금은 야구 용어가 많이 순화되어 투수, 포수, 주자, 1루수, 2루수,안타, 도루, 희생타 등으로 바뀌었다. 그런데 아직도 타율을 나타내는 할 푼 리는 그대로 남아 있다. 이것도 알기 쉬운 국제통용 단위인 퍼센트로 고칠 때가 되었다.



[논설주간 이봉수]



작성 2022.08.16 10:16 수정 2022.08.16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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