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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넛마을 다래골 미순이
벌초하러 고향에 갔다
친구들과 점심을 먹는데
중년 여자 한 명이 다가온다
대뜸
오빠, 내가 눈군지 맞춰보세요
누구더라?
알 길 없어 난감하다
저 건너 다래골 미순이에요
그래도 가물가물하여 미안하다
어, 그래 기억난다
거짓말을 해서 더욱 미안하다
대처에서 살다가 혼자되어 돌아왔다고
친구가 귀띔을 한다
혼자면 어떻고 둘이면 어떠랴
혼자 살다가 둘이 살기도 하고
셋이 살다가 혼자 살기도 하는 거지
너는 나를 아니?
나도 대처에 살다가 잠깐잠깐 들러
나를 기억하는 이도 없단다
너나 나나 흐르고 흘러 잊히고 있구나
행여 잊힐까 두려운지
여자는 재차 묻는다
오빠, 이제 제가 누군지 알겠지요?
[이남섭]
강원도 양구 출생
한국문인협회 회원
마음의 행간 동인
양천문인협회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