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 고사(古泗)마을과 모천(慕川)마을 이야기

공자를 사모하는 고사마을과 물을 사모하는 모천마을

고사 마을

 

남해 고사마을은 예전에 고사(高士)라고 했었다. 직역하면 높은 선비쯤 될 것 같다. 그런데 이 마을 사람들이 공자님을 좋아하여 공자의 고장인 중국의 사천성(泗川省)을 연상하며 지금의 한자로 바꾸었다고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공자 예찬은 참으로 대단하다. 고사마을은 박 씨들의 집성촌이다. 박 씨 성을 가진 분 중에 대학교수도 많고 학자들도 많다. 

 

고사마을의 유래를 읽으면서 나도 생각나는 이야기가 하나 있어 옮겨본다. 여고 1학년 때 국어 선생님께서 이런 말씀을 해 주셨다. “공자님께서는 나이 스물에 학문에 뜻을 두었고, 서른에 학문에 일가를 이루었고, 마흔에는 어떤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았고 나이 쉰에는 하늘에 뜻을 알았고, 예순에는 귀로 듣는 모든 것을 이해했고, 일흔에는 마음먹은 일을 행동으로 옮기면 법도에 어긋나는 일이 없었다고 한다. 너희들도 지금 좀 못 나도 좋은 생각, 바른 행동을 하다 보면 나이 마흔이 되면 고와 보일 것이다. 그래서 나이 마흔에는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

 

선생님의 말씀을 들은 그날부터 공자님을 좋아하게 되었는데 그 영향인지 정말 길거리에 껌종이 하나 버리지 않고 살았다. 그러다가 36살에 충무공 이순신에 반하면서 공자님은 네게서 멀어져 갔지만 어쩌면 인문학적인 첫사랑이 공자가 아닌가 싶다.

 

모천마을

 

그리고 모천마을은 천이 없어 물을 사모한다는 의미로 사모할 모(慕)를 쓰게 되었는데 지금은 저수지가 두 개나 있어 사모한다는 의미가 퇴색되었지만 그래도 얼마나 물에 대한 마음이 간절했으면 물을 사모한다는 사모할 모(慕)를 마을 이름으로 가져왔을까. 

 

세상사는 무언가 절실하면 이름이나 지명에도 그 뜻을 담는 것을 보면 우리네 인간은 참 나약한 존재라는 생각이 든다. 물이 부족했던 사람들은 물을 사모한다는 뜻으로 마을 이름을 지어 부르게 되어 그 간절함이 닿아 큰 저수지가 두 개나 생기는 것을 보니 말이나 글이 참으로 중요하다는 것을 또 알게 된다. 

 

아름다운 남해에는 공자를 사모하는 고사마을과 물을 사모하는 모천마을이 있다.

 

[서재심] 

시인

남해군문화관광해설사

코스미안뉴스 객원기자

서재심 alsgml-2@hanmail.net

 

작성 2022.10.06 10:49 수정 2022.10.06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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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