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봉수 칼럼] 정치인들은 더 이상 이순신 장군을 욕되게 하지 마라

이봉수

자신의 잘못된 처신으로 궁지에 몰리면 너도 나도 이순신 장군을 들먹이는 정치인들을 많이 보았다. 가장 많이 인용하는 말은 명량해전 직전에 이순신 장군이 했던 "필사즉생必死則生 필생즉사必生則死"이다. 나라와 국민이야 어찌 되건 자신의 살길만 도모하는 사람들이 이런 말을 거리낌 없이 쓰고 있는 것을 보면 가증스럽다. 

어제는 또 어떤 정치인이 "물령망동勿令妄動 정중여산靜重如山"이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가볍기가 깃털 같은 사람이 이런 말을 함부로 차용해 쓰는 것은 이순신 장군을 욕되게 하는 짓이다. 이순신 장군의 이 말 뜻이나 제대로 알고 쓰는지도 의심스럽다.

"가볍게 움직이지 말고 침착하게 태산같이 신중한 행동을 취하라 勿令妄動 靜重如山"는 말은 이순신 장군의 최초 승첩 장계인 옥포파왜병장(玉浦破倭兵狀)에 나온다. 해당 부분의 원문 번역문을 그대로 인용하면, "거제도 송미포 앞바다에 이르니 날이 저물어 밤을 지냈습니다. 5월 7일(음력) 새벽에 일제히 발선하여 적선이 유박하고 있다는 천성 가덕으로 향하여 가다가 정오쯤 옥포 앞바다에 이르자, 우측후장 사도 첨사 김완과 여도 권관 김인영 등이 신기전을 쏘아 돌변한 일을 보고하므로 적선이 있음을 알고 다시 여러 장수들에게 '勿令妄動 靜重如山'하라고 엄하게 명령을 내린 후에 옥포 바다 가운데로 일제히 들어가니 왜선 30여 척이 옥포 선창에 분박하고 있는데. ....."라고 되어 있다.

전투가 벌어지기 직전에 내린 이 명령은 전투 현장의 지휘관인 이순신의 입장에서 해석해야 한다. 적과 최초로 벌이는 전투이므로 신중을 기해서 태산같이 행동해야 한다는 것은, 포격전을 장기로 하는 조선수군이 유효사거리 내로 적이 들어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발포 명령과 동시에 일제사격을 하라는 뜻이 내포되어 있다. 군사용어로 사격통제 명령을 내린 것이다. 


이순신 장군은 첫 해전인 옥포해전에서 적선 26척을 격침시키는 압도적인 승리를 한 후에 "우리는 모두 하나가 되어 죽을힘을 다해 싸웠습니다.일심분발 함진사一心憤發 咸盡死"라고 선조에게 보고했다. 죽을힘을 다해 편가르기에 혈안이 되었거나 내부 싸움질만 하는 사람들이 귀담아들어야 할 내용이다. 정치인들은 여야를 막론하고 이제 더 이상 이순신 장군의 말을 함부로 인용하지 말기 바란다.

 

 

이순신전략연구소장 이봉수
 

작성 2022.10.08 11:23 수정 2022.10.08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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